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8장 174화 레이크의 한담 세가지(1)
    2023년 07월 07일 23시 01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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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적 정찰의 날, 소우마와 랜스가 늦게 도착한 이유]



    "--〈나초없는 손〉"

     철을 녹이는 고온의 불꽃을 머금은 검지와 중지로, 즉시 고블린의 목을 관통한다.

    "ㅡㅡ!? ------」.

     비명도 허용되지 않아서, 붉은 열기가 남아있는 목을 긁어대는 고블린이 거품을 내뿜으며 죽는다.

    "기깃!? 기이!!!"

     더 뻗어나간 손의 불길은 광선처럼 뻗어나가서 직선상에 있던 고블린을 관통해 태워버렸다.

    "읏ㅡㅡ"
    "깃......!?"

     얼굴을 태우는 화염을 급히 끄기 위해 애쓰던 고블린을, 공중제비를 돌며 목을 비틀어서 경추를 부러뜨려 죽였다.

    "............"

     곡예사다운 화려한 기술을 보여준 소우마는 쓰러진 고블린을 내려다본 뒤 주변을 둘러본다.

     항상 주변을 살피면서도, 일단락을 냈다며 긴장의 끈을 놓는다.

    (...... 지금이라면 그것도 흉내 낼 수 있을 것 같아......)

     자신의 상대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손목을 가볍게 흔들며 방금 전의 반응을 확인한다.

     엄청난 강자들의 격돌을 보고서, 재능을 믿고 달려 올려왔던 불꽃의 무술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어이, 이제 결정된 거 아냐?"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소우마의 발밑에는 바게스트와 고블린의 잔해가 흩어져 있다.

     불에 태워지고, 잘게 쪼개지고, 가슴을 관통당하는 등, 고수들에 의한 다양한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헉, 헉 ...... 끝났습니다~, 두령~"
    "............ 꼴불견이니까 얼굴 좀 닦아."

     도망치려 발버둥치는 마지막 고블린의 입을 막고 목을 베어버리는 [춤추는 이도]의 부두목 야냐.

     피와 눈물과 콧물을 흘리면서 하는 보고를 받은 아산시아는, 계속 끝나버린 사랑을 끌어안고 있는 동료 때문에 골치가 아파온다.

    "......그녀도 안 되었어. 괜찮은 느낌이었던 데프가 쿠자로 왕의 유물로 뒤바뀌어 있었다니......."
    "뭐 그렇지......"
    "...... 어?"

     소우마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런 중요한 임무 중에 시종일관 울면서 싸우고 있는 저 녀석의 편을 드는 거야.....? 혼낼 줄로만 알고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던 내는 생각보다 상식적이지 못했던 건가 ......"

     동정하는 랜스와 아샨시아에게 경악을 금치 못한다.

    "어쨌든, 소우마 공의 말대로 이미 결정된 일. 하지만 공주님이 지정한 마지막 중요 지점만은 확인해야만 해."
    "...... 이 앞인가. 여기서도 죽음의 냄새가 심하게 느껴지는데."

     빛광석이 흩뿌려진 유적지 내부는, 횃불 없이도 아름다운 조형미를 뽐내고 있다.

     분명 자연적으로 생기지 않은 둥글둥글한 유적은, 가끔은 임무를 잊고 바라보게 만드는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 어떤 구역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수많은 살점과 피가 묻어있는 흔적이 이어지고 있다.

    "어렸을 때 사제사매들과 함께 스승님이 끌고 갔던 오우거의 굴이 생각나네. 이보다는 훨씬 더 깨끗한 오우거였지만. 게다가 ...... 뭔가 죽음의 냄새가 섞인 지독한 냄새도 나."

     소우마의 말을 듣고 불길한 예감을 가속화시키던 일행은, 곧 괴물의 존재를 확신하게 된다.

     잔해 뒤에 숨어 가끔씩 지나가는 고블린 등을 피하며, 조심스레 깊은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세레스티아가 알려준 최종 지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점이었다.

    "............"
    "............"

     모두가 옆에 있는 강렬한 썩은 냄새를 풍기는 그 거대한 시체에 절규했다.

    "트롤인가 ......?"

     땀에 흠뻑 젖은 랜스가, 소문으로만 듣던 거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오우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몬스터 '트롤'.

     인간의 세 배 이상 큰 키와 탄탄한 몸, 힘으로 휘두르는 강력한 공격은 오우거조차도 쉽게 쓰러뜨릴 수 있다.

     그 트롤이 ............ 하반신만 있는 상태로 그곳에 있었다.

    "트롤의 피부는 바위와 같은 건데 ......"

     깨끗하게 도려낸 하복부에서는 척추와 벌레가 득실거리는 변색된 내장이 튀어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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