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17 피할 수 없는 속죄(후편)(4)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그동안 땋았던 머리를 평소의 스타일로 되돌리고서.

　진홍색 두 눈에는 별빛을 머금고.

"그래서....... 오랜만이네요, 선생님. 귀여운 마리아가 당신의 야망을 모두 무너뜨리기 위해 왔답니다?"

　모래 먼지가 베인다.

　유이가 눈을 크게 뜨고, 진이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마리안느 피스라운드가, 잔해를 걷어차며 신비의 성당에 발을 들여놓았다.

　

　

　

　◇

　

　

　

"젠장,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지하 깊은 곳, 태고의 성당에서 조금 떨어진 구획.

　악마에 빙의된 사람을 숨기는 비밀의 방 안에서 여자가 중얼거린다.

"이 정도 거리라면 간신히 도착해서 다행이었어. 한 수만 벌면 충분하겠지?　늦게 온 만큼은 제대로 활약해서 갚으라고, 멍청아."

　당대의 '격진'의 금주보유자가 깔깔 웃는다.

 

"뭐, 듣기에 참을 수 없는 내용이었으니까. 지도자 행세를 하며 아이들을 이용하는 쓰레기는 악마에게 끌려가 지옥에 간다는 게 정설이라고?　...... 이번엔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여자가 왔지만."

　

　

　

　◇

　

　

　

　오랜만에 움직이는 몸은, 왠지 모르게 굉장히 예민해져 있었다.

　한 동작 한 동작마다 신비가 폭발해서 출력의 조절이 오히려 어렵다.

　기억에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접어두자. 대성당에서의 융합 소환 같은 건 꼭 다시 해보고 싶고. 나지만 내가 아닌 상태로 하는 거 너무 치사하잖아 ......!

"마리아 ......"
"방금까지는 그랬지만요. 지금은 마리안느 피스라운드랍니다."

　선생과, 바로 옆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땅에 엎어져 있는 유이 양이 눈을 크게 뜬다.

　......앙?　무슨 짓을 한 거냐, 너 죽여버린다.

"fall"

　단절영창의 유성을 선생을 향해 발사했다.

　직격 직전, 마력의 총알은 끼어든 정체불명의 생명체에 막혔다.

　꿈틀거려서 기분나쁘다. 머리 위에는 링이 있으니, 천사인가? 이 세상의 천사 너무 기분 나쁘다고!

"그렇습니까. 기억을 되찾았군요."
"마리안느, 씨 ......"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 우선 유이 양에게서 떨어져 주실 수 있나요?"

　감정에 호응하여 내 몸에서 과도한 마력이 발산된다.

　기분 나쁜 천사들 여럿이 내 앞을 가로막으려 막아섰다.

"...... 그녀들은 에테멘안키에서 전송된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당신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금주를 기반으로 하는 한 통하지 않지요."

　흐음, 그렇구나.

　그래서 외피에 튕겨나간 건가?　금주가 통하지 않도록 어떤 성질을 후처리한 건가?

　아니, 그래도 너무 안 통하는데 ...... 애초에 그런 성질을 가진 재질인 것 같다.

　존재 이유 자체가 금주에 대한 카운터인 칠성사라는 녀석도 있을 정도이니, 어딘가에 그런 소재가 생성되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보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료는 어딨어?　선생이 왜 나선 거야?

　자세히 좀 알려줘.

　

　

〇일본대표  아까 말했잖아! 아까 말했잖아!
〇찔러용  유이가 『야마토』의 각성자이며 료가 각성자의 제2후보 정도였는데 그 애를 꼬드긴 선생이 권한을 빼앗아 마음대로 하고 있어, 막지 않으면 왕국이 무너질 테니까 쓰러뜨려 줘
〇일본대표  뭐......? 너, 아까 내가 한......너어어어────!

　

　

　정보 땡스.

"그럼 시험해볼까요?"

　말하고서, 내 안에서 미쳐날뛰는 힘 중 세 가지를 선별한다.

　그 때── 체육대회 마지막 때 나는 세 명의 우주인간의 권능을 섞어서 행사했다.

　마리아로 활동할 때──성당 내 전투에서 나는 세 명의 우주인간을 현실 세계로 전이시킨 후 융합시켰다.

　
　'그렇구나'라고 생각했다. 체육대회 때는 방법을 잘못 썼던 것이다.

　이 복합 형태는 좀 더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사지타리우스 씨!"

　기분 나쁜 천사가 돌진해 오는 것을, 잔해 더미를 박차올라 피한다.

"아쿠아리우스 씨!"

　날아오는 빛의 화살을, 벽을 발로 차며 피한다.

"제미니 씨!"

　착지 지점에서 빛의 화살을 한 손에 들고 기다리던 천사를 때려눕힌다.

　

"모든 것을 불태우는 폭력, 빌리겠사와요!"

　

　왼손으로 천장을 가리키며 외치는 동시에, 내 온몸에 신비한 반짝임이 장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