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그 논리대로라면 나는 괴물의 편인데?
"이 일격에, 다리를 부순다!"
로이가 외침과 함께 권능을 발동한다. 아마 말한 것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몇 번을 생각해도 너무 치트잖아 이거 ......
"유이, 료 군, 물러서 있어!"
료 군이 누구야?
잘 보니 달려온 내 약혼남의 뒤에는, 유이 양과 낯선 소년이 나란히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이 양은 눈을 좌우로 흔들거리면서, 소년은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세 사람은 무슨 모임이라도 하는 걸까?
"소드 캐롤, 세트 ─ 디스트럭션: 라이트 블로!"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주문을 외워뒀는지, 로이는 마력을 충전한 검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발사된 번개의 파도는, 시야를 불태우는 눈부신 빛과 함께 이쪽을 향해 다가왔다.
"음............. 출력상으로는 분명히 부족한 것 같지만요........"
하지만 그 부분을 무시하는 것이 로이의 권능이니까.
'츄왕~' 하는 소리와 함께 로이의 검리가 착탄.
말 그대로 눈사람의 다리, 즉 아래쪽 눈덩이 부분이 산산조각이 났다.
"앗"
"우왓!"
그렇게 되면, 뭐, 보통은 당연한 일이지만.
나와 유트가 타고 있던 머리 부분도 여유 있게 지상으로 자유낙하하는 것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쁜 짓을 한 것도 없는데 마지막에는 이렇게 되다니, 젠장!"
"두고 봐요! 다음 눈사람은 반드시 개념 방어까지 준비할 거랍니다!"
"넌 조금은 교훈을 얻으라고!!"
떨어지면서 서로 다투는 사이, 어느덧 땅이 다가왔다.
방어 마법을 발판 삼아 착지시키려고 했는데...... 마법이 작동하지 않자 얼굴이 진지해졌다.
아, 이거, 내가 온몸을 다해 눈사람에 넣은 마법방해의 마법이 공기 중에 흩어져 나 자신의 마법 발동도 방해하고 있어.
그래서 맨몸으로 자유낙하 확정. 대략 지상까지 20~30미터인가.
이거 죽는 거 아니야?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늘에서 땅으로 거꾸로 떨어지면서, 내 시야는 눈으로 가득 차버렸다.
아니, 화이트아웃은 이런 뜻이 아니라고! ──── 갸아아아아악!!
◇
시야에 빛이 들어온다.
그제야 소녀는, 자신이 눈 속에 갇혔고 바깥에서 눈을 파낸 것임을 깨달았다.
"에엥......?"
"정말이지, 이런 상태로는 누나를 맡길 수 없겠어."
고개를 들었다.
노을빛을 받아서, 공기 중에 흩뿌려진 눈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더스트 속에서.
소녀가 올려다본 곳에는 검은 머리의 소년, 료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누나는 좋겠네. 이 사람한테 구원받아서...... 어두운 곳에서, 제멋대로 빼내버리니깐."
혼잣말을 한 후, 료는 진심으로 싫다는 듯이 손을 내밀었다.
"자, 어서 나와. 너 정도의 여자가 뭐 하는 거야. 설마 다리라도 다친 거야?"
"어!? 아아, 아뇨, 괜찮아요, 움직일 수 있어요."
그 목소리에 료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뭔가 다르다.
자신이 수집한 데이터와 대조했을 때, 쭈뼛거리며 자신의 손을 잡는 소녀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다.
"저기...... 여긴, 어디인가요?"
"뭐? 네가 만든 눈더미라고, 장난해?"
"제가요 ......?"
그제야 소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손과 옷을 보았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마지막으로 료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기..."
"뭔데?"
"저는 ...... 제 이름 ...... 뭔가요 ......?"
몇 초 동안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거짓말이지."
료의 얼굴이 금방 창백해졌다.
자신의 손을 잡은 채, 소녀는 불안하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진홍색 눈동자에는, 세상을 개척하는 강렬한 빛이 담겨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