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5 끓어오르는 증오(1)
    2023년 06월 14일 19시 41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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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작정 리버스 물건 빌리기 경주를 중단하고 눈사람 대작전을 시작한 지 조금 지나서.

     나는 눈사람의 어깨에 서서는 왕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슈텔트라인 왕국의 겨울의 새로운 명물! 초거대 눈사람이랍니다 ~~~~!!"

     전체 길이가 무려 60미터! 

     왕도의 어디에서 보더라도, 왕성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는 한 이 눈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번 겨울에 한해서 왕성보다 이 녀석이 더 눈에 띈다! 다시 말해 상징이 되었다!

    "후후...... 후후후, 후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이걸로 이 나라의 겨울 명물은 내 것이야!

     성취감을 느끼며 미소를 지으며, 반대편 어깨에 올라탄 유트에게로 얼굴을 돌린다.

    "보셨나요, 유트! 이것이 바로 세계를 운영하는 것이랍니다!"
    "......그냥 네가 왕이라도 되면 어때?"

     엄청난 말을 들었다.

     아서를 쓰러뜨릴 수 있게 되면 생각해 볼까.

     하지만 실력으로 승계받으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 ......?

    "그보다, 어떻게 할 거냐고. 그...... 저것 봐. 기사들이 모두 놀라고 있잖아."

     유트는 침통한 표정으로 눈사람의 발치에 모여 있는 기사들을 가리켰다.

     쓰레기 같은 점들이 모여 있구나.

    "상기시켜 주겠사와요."
    "무엇을?"
    "초거대 눈사람, 액티브 컴뱃 모드!"
    "뭐!?"
    "스위치! ON이랍니다!
    "너 설마 마법으로 움직이도록 조작한 거야!? 어이 그만해, 멍청아!"

     나의 외침과 동시에, 눈사람의 눈이 '뿅'하고 소리를 내며 빛을 내뿜는다.

     자, 가자, 초대형 눈사람!

    "운동회 사건 이후 기사단도 대테러 전략을 여러 가지로 재정비했다고 하던데 ...... 그것이 얼마나 완성되었는지 확인해 볼까요!"
    "이럼 나도 거든 꼴이 되는데!? 진짜 그만 좀 해! 정말로 국가 관계에 긴장이 흐르게 되니까! 이봐, 듣고 있냐! 들어! 그만하라고!!"
    "아뇨, 스위치를 켜면 더 이상 저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유이와 로이, 그리고 료는 셋이서 왕도를 계속 걷고 있다.

     두 사람을 향해 무방비 상태로 등을 드러낸 채 나아간 료가 다다른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왕도의 한 구획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이었다.

    "이렇게 보니 왕도는 정말 넓네."

     추락 방지용 울타리에 손을 얹으며, 류가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 왕도 처음 와봤어?"
    "아니요. 저도 왕도에 살고 있거든요, 저 혼자 사는 건 아니지만."
    "보호자라도 있는 걸까?"
    "생명의 은인과 함께 살고 있어요."

     표면상으로는 경계를 풀고서, 로이는 료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려고 할 말을 찾는다.

    "네가 유이와 동문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 미안. 생존자라는 단어부터 이미 내 인식과는 달라. 너희들이 익혔던 무도류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걸까?"
    "교회에 의해 멸망했으니까요~"

     로이는 몇 초 동안 완전히 굳었다.

     그리고는 힘차게 유이에게 돌아섰다.


    "......잠깐만, 유이. 너는. 아니, ...... 네 출신이 복잡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누나에게 그쪽은 묻지 말아주세요. 자기가 자란 도장을 멸망시킨 단체에 소속되어 있으며, 앞으로는 그 단체의 상징이 되는 거잖아요?"

     료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조롱기가 섞여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차기 성녀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표정을 알 수 없었다.

    "미리온아크 씨. 당신은 무도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죠?"
    "...... 솔직히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좋아. 뛰어난 기교가 만들어내는 기술일 거라는 것은 알어."
    "대단한 이해도라고 생각해요."

     '짝짝짝' 하고 료는 맥 빠지는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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