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강습의 귀공자는 바닥을 굴러다니기도 하네요."
"재미있네요~!"
나와 유이 양이 빙그레 웃으며 추격타를 가했다.
"잠깐, 그만 좀 해. 강습의 귀공자가 불쌍하지도 않아?"
제지하는 린디의 표정도 해맑다.
우리는 약점을 드러낸 사람에 대해서 일절 자비가 없다. 약점을 보인 사람이 나빴어.
"으으...... 여, 역시 [유성영잉]!"
"죽여버릴 거예요, 당신!!"
약점을 보인 사람이 나쁘지만 나는 나쁘지 않아! 남들이 마음대로 붙인 이름인걸!!
한 방 날려서 마음을 다잡았는지, 로이가 다시 자리에 앉는다.
나는 그의 접시에서 고기를 빼내 한 입 먹은 후, 유이 양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어? 지금 내 고기를......"
"그럼 어떻게 할까요, 지금 당장 유이 양의 이명을 생각해 둘까요? 물론 놀림감으로 만들 생각은 있지만......."
"아뇨, 좀 싫다고 해야 하나, 무섭다고 해야 하나."
"저기, 방금 내 고기를......"
"그런 말 말아요. 우리도 진심으로 괴롭히고 싶은 건 아니랍니다. 차라리 지금 여기서 이름만 정해놓으면, 미리온아크처럼 친구들끼리 결정해 버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봐요."
"신경 써 주시는 거라면 괜찮지만요......"
"저기, 아까 내 고기를 ......"
옆이 너무 시끄럽네.
이미 뱃속에 들어간 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그럼 각각 후보를 내볼까요? 우선 로이부터."
"이야기를 떠넘겨서 다 무시하려는 거지!?"
"맞아요."
"인정하고 있잖아!"
로이가 계속 소리를 지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으니 빨리 본론으로 들어갔으면 한다.
계속 침묵으로 말을 재촉하자, 그는 무언가 포기한 듯 입을 연다.
"알았어, 알았어. 아이디어를 내면 되지? 굳이 말하자면 ...... '무구한 칼날'이라든가."
"절대 안 돼~~~~~~~요!!"
나는 화를 내며 로이의 머리를 세게 때렸다.
강습의 귀공자는 엉덩방아를 찧으며 땅바닥에 쓰러졌다.
"왜 내가 맞고 있는 거야!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니트로 플러스를 적으로 돌리면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에요!!"
"무도악귀로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나은 편이잖아!"
"닥쳐욧!"
나는 추격의 파운딩을 날려 로이를 완전히 침묵하게 만들었다.
왜 이런 돌직구 같은 위험한 공을 던질 수 있냐고. 자칫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 수 있는 수준의 데드볼이라고.
"마리안느가 왜 갑자기 발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 나도 아이디어를 내도 돼?"
"그럼 부탁해요."
당황하는 유이 양을 내버려 두고, 뺨에 묻은 피를 닦으며 린디에게 말을 재촉한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인류의 도달점]"
"기각입니다."
연재 아직 재개 안 했어? 이건 역시 무리일지도? 무리겠지 ......
"어째서!? '인류의 도달점'이라고 쓰고 하이엔드라고 읽는 거야! 엄청 괜찮다는 생각 안 들어!? 그리고 타가하라는 사랑에 대한 가치관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아!"
"솔직히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것은 그것, 이것은 이것대로라고나 할까."
아까부터 나오는 아이디어가 죄다 들어본 것들뿐이네.
이것만은 전생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자칫하면 표절했다는 구설수에 휘말릴 뻔했으니까.
그리고 유이 양은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해. 다음 챕터쯤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말한다는 건, 네게 그만큼 자신감 있는 제안이 있다는 거겠지?"
"그래, 그래. 이쪽을 일축해 놓고서 재미없는 아이디어라도 나오면 가차 없이 혼내준다?"
로이와 린디가 반쯤 눈을 부릅뜨고 나를 쳐다본다.
"아니~ ...... 저기, 여러분 잠깐, 제 의견은 ......"
유이 양이 뭐라 말했지만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너희들처럼 표절이나 하는 의견과 내 의견은 차원이 다르다고.
"훗훗 ──── 『파멸 플래그만 가득한 여성향 세계로 전생해 버렸다...』랍니다!"
◇
"위험했네......"
"그래. 이치진샤를 가장 화나게 해서는 안 되는 시기니까......"
나는 로이와 린디에게 마구 두들겨 맞았다.
얼굴 면적이 5배 정도 커진 것 같아. 이거 괜찮아? 나 제대로 살아있어?
"저, 저기,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