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6.5 별빛-Want Keeping on-(1)

 

　대항 운동회를 앞두고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 다섯 왕립 마법학교.

　그중에서도 엘리트들이 모이는 중앙교에서 화속성 마법을 담당하는 교사로 지옥에서 온 상급 악마 아몬은, 방과 후 연구실에서 학생들의 보고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1학년의 불 속성 마법에 대한 이해도가 예년보다 높군. 아마도 하인차라투스의 셋째 왕자가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아무리 학교에 오기 전부터 마법을 배우는 것이 당연하다고는 해도, 1년 만에 이 정도 수준까지 이해도가 높아진 것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느껴진다.

"후우 ......"

　리포트의 채점이 끝난 후, 아몬은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며 방금 전까지 사용하던 만년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왕립 마법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독학으로 인간의 마법을 공부한 아몬. 원래도 합격선에 도달할 정도의 지식과 실력을 갖추게 되었지만, 합격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는 교사 시험을 위한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학원에서는 실제로 마법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이 멘토가 되어 주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 지금 마리안느 일행의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꼬마의 모습을 한 선생님이었다.

(생각해 보면 꽤 오랜 인연이로군. 은혜도 있으니 술을 거절할 수는 없겠지 ...... 식당에서의 인간의 행동을 익히기 위한 학비 같은 것일까)

　만년필은 그 어린 여선생이 중앙교 교사의 합격 축하 선물로 준 것이었다.

　아몬은 커피를 마시며 얼마 전 그녀와 함께 술집에 갔을 때를 떠올렸다.

　

"니헤헤~"
"하아......이 이상 마시면 내일 고생할 겁니다."

　벌써 네 번째 술집이라 그런지, 카운터 옆에서 술잔을 들고 있는 꼬마 선생님은 헤롱거리고 있었다.

　매번 나이 확인을 받는 것은 익숙한 일이고, 그 후의 먹성에 점원이 놀라는 것도 연례행사다. 그래도 단골이 된 가게에서는 큰 목소리와 미소로 환영받는 큰손이 되어 있었지만.

"저기, 아몬 선생님~"
"이몸도 더 이상은 힘드니, 이제는 물이 필요합니다만."
"아몬 선생님은~ ......어째서 더 이상 친해지면 안 된다는 선을 긋고 있는 거죠?"

"음?　......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그런 것이지요. 이몸도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나 스스로도 완벽하게 인간적인 대답을 할 수 있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러나 유녀 선생님은 새빨간 얼굴을 쓸쓸하게 일그러뜨렸다.

"당신의 경우는....... ......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자신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억지로 멀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단 말이죠~"

　아몬은 절규했다....... 너무도 정확한 지적이었기 때문이다.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른 후, 그는 신중하게 말을 고르며 대답했다.

"...... 설령 그렇다 해도, 스스로 이런 말을 쓰는 것도 좀 그렇지만, 그것도 또 하나의 배려 아니겠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상대방이 보기에 자기가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뜻이 되어버리니까요!"

　귀엽게 화를 내는 꼬마 선생에게, 아몬은 이번에도 대답할 말이 없었다.

　악마는 무리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타인에게 가르침을 구걸하는 벨제브는 예외 중의 예외다. 애초에 아몬도 지옥에서 누구와 어울릴 일이 없었고, 다른 악마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책상에 뺨을 붙인 채, 어린 여선생은 살짝 촉촉한 눈빛으로 아몬을 올려다보았다.

"그것은, 그냥 독불장군일 뿐이에요, 아몬 군."
"......송구스럽습니다."

　한때 학원에서 제자였던 불렀던 자신을 그런 호칭으로 부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몬은 완전한 패배의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제가 아직 사람 사귀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시지 않습니까. 부디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뭐~ 지금 당장 어떻게 하라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악마인 나에게는 본래 인간의 생각 따위가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