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부-7 명록의 교황(후편)(3)
    2023년 04월 28일 13시 01분 0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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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그것을 누가 하고 있느냐는 한 가지 점이다.

    [그래서, 유트 군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마 추측이지만, 금주보유자 같은 존재가 또 한부류 있어]
    [......!]

     이 말을 듣은 자가 반년 전의 유이였다면, '설마 그럴 리가요'라며 웃어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여름방학, 자신들이 도대체 무엇과 싸웠는지 잊을 수는 없다.

    [【칠성사】 ......!]
    [그래, 그 녀석들]

     유트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긴 쪽이 역사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 그래서 거기서만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거야. 이긴 놈들이 금주 보유자의 기록만 살짝 남기고 자신들의 존재는 철저하게 지워 버린 게 아닐까 싶어 ......]
    [일리가 있네요]
    [이에 관해서는 오히려 나보다 지크프리트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학교 축제의 준비를 하면서도, 유트의 옆모습을 올려다보는 그의 표정에는 숨길 수 없는 불안감이 묻어났던 것을 기억한다.

    "......!"

     그 이야기를 듣고, 지크프리트는 인상을 찌푸렸다.

    "설마 유트 녀석, 하인차라투스 왕국의 금서를 훔쳐본 건가? 왕자가 그런 짓을 하면 ......"
    "저도 못을 박기는 했지만요. 신경 쓰지 말라며."
    "정말이지."

     잠시 침묵.

     벽에 등을 기댄 지크프리트에게, 유이는 지극히 평범한 성경 구절을 입술에 얹는다.

    "대악마의 사도가 세상을 불태운다"
    "...... 그렇게 생각하나?"
    "모르겠어요."

     의외의 대답에, 지크프리트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물론 그렇다. 확실히 모르겠어. 그래도 나는, 그녀가 가는 길을 바꾸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
    "알고 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만약',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ㅡㅡ믿고 싶다가 아닌, 믿고 있다ㅡ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가능성을 생각 밖에 둘 수는 없다. 믿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

    (성녀로서가 아니라 타가하라 유이로서 이기적인 말을 해도 괜찮다면)

     유이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뒷골목에서 바라본 푸른 하늘은 잘려나간 듯이 비좁게 느껴졌다.

    (마리안느 씨가 보여 준 이 세상이니까요. 그것을, 마리안느 씨와 함께 살고 싶어......)

     처음으로 태어난 등불은, 계속 가슴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기적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경건한 그 등불을 들고, 오늘도 타가하라 유이는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간다.

     



     ◇◇◇

     

     

     나와 골드리프 씨는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죽인다라. 저를 죽인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네요."
    "그래 ...... 음.. 죽인다고 했다. [유성]의 금주 보유자인 마리안느 피스라운드를, 나는 죽여야만 한다."

     아까는 상당히 사고에 가까운 의사 확인이었기 때문에 다시 묻자, 상대방도 진지한 표정과 목소리로 대답했다.

    "역시 금주 보유자는 위험하다는 말씀인가요?"
    "위험하다. 그래서 죽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이 결정을 번복하지 않아."

     음...... 조직적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건 의외로 개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구나?

     그렇다면 알트리우스 씨가 상당히 부풀려 말했다는 얘기다. 저 녀석은 저 녀석대로 행동 원리를 전혀 모르는 녀석이니, 이런 정보를 다 믿을 수 없을 것도 그렇지만.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긴 채, 일단 골드리프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당신 개인의 문제라면, 금주랑 무슨 악연이라도?"
    "나는 금주 보유자에게 아내와 자식을 살해당했다"

     
     ──............

     아, 아, 아, 이런,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그건, 그렇겠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금주를 쓰는 쪽이 아니라 소지자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니, 그야 그렇겠네.

    "그것은 ...... 죽이고 싶, 겠네요."
    "존재를 용서할 수 없다. 너 개인에게 죄가 없어도 말이다."

     존재를 용서할 수 없다니.

     그 정도로 악의가 담긴 대사는 오랜만이다. 도무지 마음이 편치 않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네가 지키는 이 나라 자체가 슈퍼 금주 브라더스처럼 금주 보유자가 득실거리는 마의 나라로 변질되고 있다......며 생각하고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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