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렇고, 로이가 사라졌는데도 이 시끌벅적함이다. 지겨워진다.
아까부터 들리는 노란 환호성은 이번엔 유트를 향한 것이다.
로이와 달리 유트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그 가능성을 포기하고 있는 것일까 ...... 그런 사람이니까 어차피 유트인 거지만.
"내 불 속성 마법으로 최고의 야키소바를 만들어 줄게."
여학생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유트는 하얀 이를 빛내며 잘 모르는 말을 한다.
정말 검과 마법의 판타지 세계에 있는 왕자의 말인가? 이런 게.
"네, 유트. 당신에게는 기대를 걸고 있어요. 업무용 유트로 팔아먹고 싶을 정도로요."
"왕자를 상품 취급하지 말아 줄래!?"
호위 기사도 웃고 있다.
밀레닐 중대에서 지크프리트 씨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는, 안경을 쓴 부대장이다.
"감사해요, 텐트 설치를 도와주셔서."
"아뇨, 신경 쓰지 마십시오. 그냥 보고만 있는 것도 불편하기 때문에."
휴가 중인 지크프리트 씨를 대신해 호위병으로 따라온 부대장은, 매점 설치에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기사라고는 하지만 육체노동에 익숙해져서 웃겨."
갸루 같은 반 친구가, 부대장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 아뇨, 기사는 치안 유지가 임무라서요. 재해 시에는 토낭을 나르기도 하고."
"토낭~?"
"음, 모래를 담은 주머니로서 ......"
부대장이 갸루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갸루는 '호에~' 같은 바보 같은 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뭐, 쉽게 말하면 임시 제방인 셈이죠."
"흐음. 평소에도 열심히 해주고 있구나. 쩐다~!"
"쩌, 쩐다......?"
"어, 몰라? 쩐다라는 건 말이지 ......."
이번에는 선생님과 학생 역할이 뒤바뀌었다.
딱딱해 보이는 기사와 갸루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음, 이건 ......
"러브코미디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뜻은 알겠어."
유트도 두 사람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에 무슨 실수로 전설의 나무 밑으로 가려고 한다면, 이 녀석들은 통과시켜 줄까. 하지만 그런 수상한 힘에 의존하는 근성은 마음에 들지 않아.
아니, 애초에 그냥 평범하게 대화하고 있는 남녀를 상대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무례한가? 안 돼, 전생의 제멋대로 커플링을 짓던 습관이 여기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어.
"왜 머리를 감싸고 있어 이 녀석."
"글쎄?"
자신의 커플링지수를 경계하고 있자, 양피지 뭉치를 한 손에 들고 린디가 텐트를 찾아왔다.
필요한 식재료라든가 이런저런 주문을 부탁했었는데, 아무래도 다 끝난 모양이다.
"부탁받은 거, 다 끝냈어. 이게 주문서야."
"고마워요,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맞은편에, 2학년 반도 노점을 여는 것 같아."
"호오~?"
척후병으로서 주변을 둘러봐 달라고 부탁했던 린디가, 내 바로 옆으로 다가와서 속삭였다.
선글라스를 손가락으로 살짝 내려서 건너편을 보니, 확실히 철판을 운반해오고 있었다.
"정면충돌이라니, 꽤나 대담한 짓을. 때려눕혀 주겠사와요!"
"아니, 그런 경기가 아니라니깐."
유트의 냉랭한 말을, 나는 똑똑하기 때문에 무시했다.
"그런데 유이 이 기지배는 어디로 갔담? 결석한 건 처음 아냐?"
주위를 둘러보며 린디가 중얼거렸다.
교회의 일이 들어왔다고 해서, 여자기숙사의 식당에서 아침 인사를 하고서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땡땡이가 아니라 공무잖아요."
"정말 믿어?"
"에이 설마 ......"
린디의 말에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침에 본 유이 씨의 옷차림은 교복이나 정장 차림이 아니었다. 교회 본부에서 옷을 갈아입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수수했다.
뭐랄까 ...... 눈에 띄지 않아야 할 때 입는 옷차림이었다.
뭐, 괜찮지 않을까. 그런 날도 있으니까.
"그럼 저도 자리를 비울게요."
선글라스와 가디건을 벗고, 나는 바구니를 한 손에 들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어디 가는 거야?"
"가볍게 점심을 먹으러요."
오늘은 조용히 식사를 하고 싶은 기분이다.
정문 앞은 학생들로 붐비고 있어 솔직히 시끄럽다. 학교 축제에 필요한 자재를 반입하는 업체들도 들락날락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