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 양이 상당히 분해하는 표정을 짓지 않았다면 좋은 그림이 되었을 것이다.
"아, 죄, 죄송합니다."
여학생이 인싸한테 말을 걸었을 때의 아싸처럼 되어버렸다.
뭐, 다른 나라 왕자님을 상대하면 그렇게 되겠지.
"자자, 겁주지 말라고요, 유트."
"겁을 줬었나!? 역시 눈빛이 문제인가!? 저, 정말 미안......"
"...... 후훗. 신경 쓰지 마세요."
당황하는 유토의 모습에, 반 친구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이만. 피스라운드, 아까의 일은 부디."
"말 안 할게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는 이제야 가버렸다.
그건 그렇고 전설의 나무라니. 그런 소문에는 관심이 없는데, 왠지 신선하네.
설마 마법에 의한 효과 같은 건 아니겠죠?
그런 낭만 없는 이야기는 싫은데요 ......
〇독수리 안티 안 됐지만 마법인데
〇화성 너무 인기가 없었던 학교의 창립 멤버가, 저 나무에 천 년 동안 지속되는 대규모 의식 마법을 걸었었지
왜요??
아, 아니......?
상상의 백배 정도나 낭만 없는 이야기였다 ......
"정말, 마리안느 씨는 저랑 걸즈토크를 하면 되잖아요."
내가 충격적인 사실에 신음을 하기 직전, 슬그머니 방에 들어온 유이 씨가 책상에 앉는다.
"상황을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지만, 이미 다 끝났어요."
"음, 그런 것 같네. 이건..... 바다야?"
캔버스에 그려진 것은 밤의 바다였다.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은 깊은 색채와, 거기에 비치는 별빛.
"...... 카산드라 젬 아르카디우스구나."
"네, 맞아요."
로이와 유트가 내 그림을 보며 팔짱을 낀다.
모래사장에는, 은빛 머리의 아름다운 소녀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괜찮을 것 같은데. 분명 그녀도 기뻐할 거야."
"오, 로이치고는 여유 있는 태도잖아. 나는 당연히 자기가 그려지지 않은 것에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에이 설마. 지금의 내가 그려질 리가 없잖아."
"............으음?"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유이 양은 책상 위에 무언가 프린트물을 꺼냈다.
"어머? 진로 희망 조사인가요?"
"모처럼이니 여기서 결정해볼까 싶어서요......"
에헤헤 웃으며, 유이 양은 깃털 펜으로 첫 번째 희망란에 '성녀'라고 적었다. 여기서 결정한다고 해도 그거 처음부터 결정되었던 거잖아. 그보다 성녀가 진로여도 괜찮을까. 어떠려나.
나는 양동이의 물을 하수구에 버리면서, 남자들에게 말을 건넨다.
"진로 희망, 당신들은 ...... 아, 결정된 것 같네요"
"나는 당주."
"나는 뭐, 졸업하면 저쪽으로 돌아가서 정치에 종사하게 되겠지"
"최강 귀족과 왕족은 역시 다르네요."
아무렇지 않게 소감을 말하자, 두 사람으로부터 엄청난 시선이 날아왔다.
어, 뭐야?
〇우주의기원 너 역시 같은 부류잖아!
〇고행 그보다 얼핏 생각해 봐도 네 쪽이 더 미래의 루트가 정해져 있을 텐데!
아, 아아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그랬었지.
뭐, 추방당해서 거기까지는 못 도달하겠지만.
"너도 순식간에 당주라고 써서 제출했다고 하던데. 일단, 이미 물려받았잖아?"
로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아직은 자격이 안 되니까요."
"그래?"
나는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팔레트에서 물감을 떨어뜨리며 대답했다.
로이는 부자연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 사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지 마. 감정이 따라가지 못하잖아.
팔레트를 닦던 손을 멈추고 돌아보니, 세 사람이 조용히 나를 쳐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