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6부-10 섬머 베케이션 타임어택(4)
    2023년 04월 25일 03시 36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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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아무도 보지 못한다는 듯이 기사들 사이를 빠져나가며, 그는 조용히 사라진다.

    (그래. 나는 정말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기뻤다.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하지 ......)

     거기서 걸음을 멈추고, 그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없었던 일로 치부된 세상에서 불길에 휩싸여 갔던 사람들.



    (그럼 나는 왜, 그들을 돕지 않았을까?)

     

     문득 뇌리를 스치는 의문.

     하지만 나이트 에덴은 그 답을 내놓을 수 없다.

     

     

     

     

     

     전투를 끝내고 유트의 연설을 듣고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한 후.

     포로로 잡은 신전 잔당들을 데리고, 군대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끝났구나 ...... 우리도 돌아갈까?"

     로이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실 수 있나요."

     "응? 그래......."

     

     눈치 빠른 남자다. 바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나는 모두를 떠나 부상자 텐트로 향했다.

     코어 유닛 중 '언노운레이'만은, 여름방학 첫날의 의식에서 소환된 상위 존재다.

     즉, 군신이 보유하고 있던 권능들과는 달리 코어에 인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코어가 된 인간은 보호되어 부상자 텐트로 옮겨졌다고 한다.

    "!"

     가까이 다가가자 바로 보였다.

     주황색 머리의 두 사람은, 지친 기색으로 부상자 텐트 옆 야외용 조립식 의자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프를 씹는 것처럼 삼키고 있었다.

    "저 두 사람, 왜 누워있지 않나요?"
    "어, 피스라운드님!? 아, 음, 그게, 부상당한 기사가 써야 한다면서 ......"

     주변 기사들에게 물어보고 돌아온 대답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그럴듯한 행동이다.

    "그런 거였나요. 알겠사와요, 고마워요."
    "아, 아니요! ............ 우와~ 깜짝 놀랐다 .....빨리 부대원들한테 자랑해야지."

     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나는 두 사람 곁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 피스라운드 씨 ......!"

     다가오는 나를 발견한 아즈투르파 씨가 일어나서 이쪽으로 고개를 숙인다.

    "이번 일은 정말 어떻게 사과하고 감사해야 할지......!"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였다.

    "엥......! 가,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건 이쪽인데......!"
    "네. 당신들한테는 그렇겠지요."

     거기서 말을 끊고 고개를 들었다.

     스며든 시야 속에서, 두 사람의 어깨가 움찔거리더니 팔을 휘젓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 그렇겠지. 갑자기 울면 곤란하겠지, 그야 그럴 거야. 하지만 ......

    "저......저의, 자기만족이예요, 이, 이것은......."

     두 사람은 모르는 것이다.

     두 사람이 세상을 구한 것이다.

    "...... 모르겠지, 요. 하지만 ...... 정말, 로. 정말로, 감사하고 있답니다."

     수프컵을 한 손에 들고 동요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모든 것이 구원받은 것 같았다.

     한때 자신을 완전히 부정했던 절망이 그대로 뒤집어졌다.

     아아, 그래.

     아무것도 놓치지 않기 위한 싸움은, 결국 이 광경으로 끝나는 것이다.

    "...... 몸에 이상이 없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그건, 그렇지만 ......"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며, 코를 훌쩍인다.

    "...... 저기. 처음 뵙는 거, 맞지요?"

     마이논 양이 쭈뼛거리며 말을 건넨다.

    "피스라운드 씨, 당신은 왜 ...... 우리를 구해 주셨나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아아 정말로 그녀는, 많이 무리해서 저렇게 밝게 행동했었구나.

    "......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답니다. 많이 ...... 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그 공원에서 먹었던, 먼지투성이의 습기 찬 맛을 떠올렸다.

    "쿠키에 대한 감사랄까요."

     대답을 듣고 놀라는 그녀의 표정을 보며, 나는 쓴웃음을 짓는다.

     아아, 모르고 있네. 하지만 몰라도 괜찮아.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 여자도 분명, 이 광경을 보고 만족스러워해 줄까.

     그저 다음으로 이어가기 위해 부서져 가는 존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 두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이 엄청난 기적으로 다가온다.

     그 사실이 그저, 그저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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