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1 화 메이드를 지향하였던 소녀
    2020년 12월 20일 08시 54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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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421du/2/





     "어서오세요, 주인님."


     시크한 목제 문을 열고 안에 들어온 신사에게, 한 소녀가 정중히 허리를 굽혔다.


     "아, 그래."


     신사는 시중드는 메이드에게 모자와 코트를 건네면서 따뜻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바로 차를 준비해오겠습니다. 찻잎은 어느 걸로 하실 건가요?"


     "그럼, 얼그레이로 부탁한다."


     "우유는 넣어드릴까요?"


     "아니, 필요없다."


     "알겠습니다. 과자는 어느 걸로 할까요?"


     "흠, 네게 맡기겠다. 부탁해도 되겠지?"


     신사의 말에, 메이드 소녀는 살짝 미소를 띄웠다. 아직 열 대여섯쯤 될까. 천진난만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장래가 기대되는 귀여움, 상냥한 이목구비의 소녀다.


     "맡겨주세요. 주인님의 입맛에 맞는 걸 내놓겠어요."


     "그래, 부탁한다."


     메이드는 모자와 코트를 옷걸이에 걸고서, 신사를 테이블로 안내했다.




     "그럼, 또 나가도록 하지."


     "예, 주인님."


     "다음에 돌아올 때도 네가 맞이해준다면 좋겠지만...."


     신사가 약간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고백하자, 메이드는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취지는 하우스키퍼에게 전해놓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주인님."


     아름다운 인사를 보여주는 소녀에게 상냥하게 미소를 짓고, 신사는 문을 연 후 그 자리에서 떠나갔다.

     신사를 배웅한 후, 메이드는 하우스키퍼가 있는 방으로 발을 옮겼다.

     똑똑 하고 문을 노크하자 "들어와요." 라고 대답하여서, 소녀는 방안에 들어가 인사했다.


     "실례할게요, 미스 아만다. 지금 저택을 나가신 주인님의 건으로 보고가..."


     아름다운 몸짓과 부자연스러운 곳이 없는 상냥한 미소. 그야말로 메이드의 귀감이라고 할만한 소녀를 보고, 하우스키퍼인 아만다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니, 왜냐면.....





     "저기, 나한테까지 그렇게 대하는 건 그만둬 줄래? ......리츠코."


     리츠코라고 불린 메이드 소녀는 한순간 눈을 부릅뜨고는, 조금 전까지의 메이드같았던 모습에서, 갑자기 천진난만한 소녀같은 얼굴을 부풀리며 입을 뾰족하게 만들었다.


     "정말! 조금만 더 메이드를 맛보게 해주세요, 아만다 씨!"


     "난 싫은데, 그 이름. 일본인인데 뭐냐고, 아만다라니...."


     "그게 좋은 거잖아요!"


     회원제 고급 메이드까페 [노블's 원데이] .


     완전예약제아묘, 가게를 방문하면 지명한 메이드가 맞이해준다. 그 시점에서 점원은 완벽하게 메이드를 연기하고, 손님도 손님이 아니라 메이드의 주인으로서 행동할 의무가 생기고, 그걸 즐긴다.

     이 가게는 하우스키퍼라고 불리는 여성인 아만다 나기사가 만들었다.


     "그건 그렇고 리츠코쨩, 그전에 왔던 사카가미님의 아내분이 리츠코쨩을 꽤 마음에 들어하셨어. 이전에 게시판에서 극찬했더라. 다음도 부탁한다고 하지 뭐니."


     "예, 정말이요!? 지난 주에 오셨던 상냥한 분이셨는데."


     "다음엔 친구도 불러서 테라스에서 다과회를 하고 싶다고 해. 지원도 붙여줄 테니까 부탁할게."


     "예, 맡겨주세요!"


     이 메이드 찻집에 오는 손님은 남성만 있는 게 아니다. 손님의 남녀비율은 거의 비등하였다.

     

     "그러면, 의상의 준비나 화장도 도와줘도 될까요?"


     "넌 좋아했었지, 그런 일. 그렇게 하려면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겠는데. 이따가 원하는지 물어볼게."


     "부탁드릴게요!"


     메이드 소녀, 리츠코는 가득찬 미소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녀의 이름은 미즈나미 리츠코, 20세. 대학교 2학년이다.

     20세라기에는 약간 동안인 그녀는 이 가게의 간판 메이드다.


     리츠코의 꿈은 메이드가 되는 것. 이유는 정말 단순했는데, 어린 시절에 보았던 영화가 계기였다.


     타이틀은 '규중의 공주의 비애'.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두 사람의 슬픈 사랑에 슬퍼하며 감동했다고 일컬어진다.


     하지만, 리츠코는 다른 점에서 감동하였다.


     '공주님의 뒷편에 있는 메이드 씨는, 왜 저렇게 우수한 걸까!?''


     히로인인 귀족영애는 그 인품 덕분인지 자기를 모시는 메이드들도 매우 흠모하고 있었다.

     메이드들은 이런저런 수법을 써서 영애와 남자의 밀회를 지원해주었다.

     물론, 주역은 히로인이기 때문에 메이드가 활약하는 씬은 영화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리츠코는 히로인의 뒤에서 그녀를 지원하는 기특한 메이드들에게 감동하고 말았다.


     미즈나미 리츠코. 사랑을 모르는 여섯 살의 봄의 일이었다..... 여섯 살인데 로맨스영화라는......건 제쳐두자.


     그 이후, 리츠코는 메이드에 빠져버렸다.


     메이드를 계기로, 리츠코는 여러 물건에 흥미를 가지고, 놀고, 웃고, 공부하여 정말 우수한 딸로 성장해갔다. 메이드를 접한 이후 호기심이 사그라들지 않았던 때문인지, 나이에 비해 어린 성격이었던 건 신경쓰였지만, 부모에게 있어서도 메이드라는 존재는 호감이 가는 직업이 되어 있었다.


     "나, 대학을 졸업하면 영국에서 진짜 메이드가 될 거야!"


     그래서 딸이 말한 어처구니 없는 선언도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메이드가 되는 걸 찬성해주고, 그를 위해 대학에서 외국어와 역사, 문학, 예의범절 등을 배우면서 본격파 메이드 까페에서 메이드 수행을 하는 나날.

     고액의 알바였기 때문에 유학비용도 순조롭게 모여서, 유학은 눈앞.


     그야말로 순조롭다. 메이드가 되는 길은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였을 텐데에."


     "왜 그러니? 세레스티?"


     한 여자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소박한 청색 원피스를 몸에 두른 소녀. 가슴 부근까지 드리워진 빛나는 은발. 신비로운 유리색 눈동자를 지닌 예쁘고 귀여운 소녀가 어머니의 옆에서 멈춰섰다.


     "아니, 아무 것도 아냐. 어머니."


     어머니는 허리까지 오는 긴 갈색머리와, 소녀와 같은 유리색 눈동자를 지닌 예쁜 여자였다. 소녀자 어른이 되면 아마도 그녀같은 생김새가 될 것이다.


     "그래? 그럼 집에 돌아갈까."


     "예~! 안녕히 계세요."


     "오우, 고맙다. 세레나 씨, 세레스티. 또 오라고!"


     두 모녀는 야채가게 주인인 토마 씨에게 손을 흔들며 집으로 돌아갔다.



     세레스티맥마덴, 6세. 그녀는 이 날,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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