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부-28 악역영애의 아리따운 여름방학(3)
    2023년 04월 14일 15시 35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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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기세로 뺨을 쿡쿡 찌르면서 다가서자, 린디가 절규했다.

     귀여운 비명소리는 여자들만의 특권이 아니라고! 아, 난 여자였지.

     

     
     

     

     


    "그럼 이쪽의 의미 언어와 발음 언어의 차이는 마법사의 정신 내부에서 우선순위의 차이......?"
    "필기 문제로는 부족하겠지요. 소리와 빛 사이에 절대적인 속도 차이가 있듯이, 의미 언어와 발음 언어 사이에도 속도 차이가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
    "네."

     가마솥을 만들고 나뭇가지를 모으면 끝이다.

     강에 돌을 깔아 만든 어항에 물고기를 풀어놓고 우리는 빌린 테이블에 학교 숙제를 정리하고 있었다.

     나는 이미 다 끝냈지만, 유이 씨와 로이는 이 날을 위해 숙제를 일부러 조금 남겨둔 것 같다. "아직도 안 끝냈나요?" 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더니 '너 분위기 좀 읽어라 ......' 같은 표정으로 쳐다봐서 힘들었다.

    "단순히 이건 사용하는 신경이 다르지만 ...... 더 깊이 들어가면, 애초에 마법이란 [근원]에 접속하여 마력을 이용해 현상을 재현한다는 부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유이 양은 고개를 끄덕이며 펜을 움직인다. 옆에서는 로이와 린디, 유트가 조용히 시험 대비 문제를 풀고 있다.

     지크프리트 씨는 숙제와는 상관없는 사람인데도 흥미롭게 내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럼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떻게 [근원]에 접근하고 있는 것인가?"
    "...... 그건, 영창 아닌가요?"
    "맞아요. 하지만 반드시 영창이 필요한가 하면 그렇지는 않아요. 아버지께서 영창파기를 익히신 것처럼, 영창은 어디까지나 접근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죠. 애초에 현대 마법이 체계화되기 전, 대륙 통일 전쟁 시대에는 영창을 할 수 없는 마법사도 있었던 것 같으니까요."
    "호오? 그건 영창파기와는 다른가?"
    "좋은 질문이에요, 지크프리트 씨. 요컨대 언어화할 수 없는 감각적인 힘으로 [근원]에 접근했던 것이 고전 마법의 시대예요. 물론 이것은 현대의 마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도가 낮은 마법이지만요."

     교과서의 페이지를 넘기며, 그림으로 그려진 근원과의 경로를 가리킨다.

    "먼저 근원이 있고, 그다음에 언어가 있어요. 말하자면 인간이 접근 방법으로 언어의 터널을 정비한 것이죠. 그중에서도 크게 나누어 두 가지,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는 발음 언어에 의한 영창과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지 않는 의미 언어에 의한 영창. 이 후자야말로 접근 방법으로서 더 본질적인 것이랍니다."
    "...... 그, 런가?"
    "예를 들어 저라면, 먼저 의미언어로 대상 현상을 가리키고, 발음언어로 그 형태를 만드는 듯한 이미지로 영창하고 있사와요."

     이 발음 언어를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마법사의 조건이다.

     귀족은 선천적으로 이 인식 능력이 발현되는 혈통을 가진 자가 오랜 역사 속에서 특권층으로 성장한 결과일 뿐이다. 평민 중에도 갑자기 이 인식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왠지 알겠습니다. 역시 마리안느 씨, 공부도 잘하시네요 ......!"

     그 말에 지크프리트 씨는 쓴웃음을 짓는다.

    "본인의 노력에 의한 것이겠지만. 그런데 이 구조를 정리하고 체계화한 것은 맥라렌 씨니까. 기묘한 운명이 느껴져."
    "아아......"

     그렇구나. 이 모든 걸 아버님이 혼자서 다 해내신 거야.

     정말 역사 교과서에 이름이 실릴 것 같아. 아니, 당연히 실리겠지.

    "일단 이것으로 서술형 문제집은 끝인가요?"
    "네! 감사합니다."

     옆을 보니, 로이는 말없이 고개를 젓고 있다.

     예상문제집이나 탁자 위의 모래시계로 시간을 재는 거겠지. 시간이 안 맞는 모양이다.

    "그럼 우리끼리 요리를 끝내버릴까."
    "그렇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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