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6부 225화 쓰리 대디(1)
    2023년 03월 27일 14시 36분 2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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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크 골드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다. 그는 비가 오면 갑자기 외출을 꺼려한다. 젖는 것도, 김이 나는 것도, 진흙과 빗물이 바지 밑단에 튀는 것도 싫다고 한다. 그런 호크가 외출을 꺼려할 정도로 강한 비가 연일 쏟아지고, 겨울 못지않은 낮은 기온으로 변해버린 가을밤. 크레슨과 카가치히코, 그리고 버질 세 사람은 우산을 쓰고 하얀 숨을 내쉬며 밤의 번화가를 걷고 있다.

     목적은 바로 창관이다. 그들은 골드 저택에서 맛있는 저녁을 배불리 먹은 후, 목욕을 하고 몸을 깨끗이 씻은 후 저택을 빠져나왔다. 올리브는 저택의 야간 경비가 있어 오늘 밤은 불참했고, 여혐인 호크는 말할 것도 없다. 예전에는 창관 하나를 통째로 밤새도록 빌리는 등 호화로운 유흥으로 소문이 났던 이글도 요즘은 아내 앨리를 배려해 창관이나 캬바쿠라 등의 밤가게에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번개 마법과 빛 마법으로 빛나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불 속성 마법으로 켜진 유령 같은 가로등이 밤의 어둠을 요염하게 비추고, 비로 얼룩진 색색의 빛이 화려하게 넘쳐나 마치 밤의 유원지 퍼레이드를 보는 듯하다. 오늘 밤은 어느 가게에 갈까, 얼마 전 갔던 가게는 별로였다는 등 수다를 떨며 수인의 가게가 좋다, 엘프의 가게가 좋다, 40대가 좋다며 솔직한 욕망을 말하는 일행들.

     헤어져 각자 다른 가게로 가면 될 텐데도 굳이 세 사람이 같은 가게에 가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며 그들의 오락이었다. 혼자서 조용히 친한 아가씨와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남자들끼리 모여서 한 가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신사의 사교, 남자의 취향인 것 같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가게를 고를 때는 정정당당하고 공정한 가위바위보로 이긴 놈이 고를 권리를 얻는다. 하지만, 정말 오늘은 그 가게에 가고 싶다! '라는 강한 충동이 없는 한 금방 결정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어슬렁거리며 호객하는 아저씨나 가게 앞을 서성이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역시 그것은 즐거운 도박이기 때문에, 낚시를 하다보면 대박을 터뜨리기도 하고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쟈파존에서는 음침한 찻집의 취향도 조금은 있었다는 무사 카가치히코가 선택한 하이에나 수인의 가게에서 버질은 눈물을 흘렸고, 크레슨 추천의 거구 수인들이 모여 있는 가게에서 올리브는 팔이 부러질 뻔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산만한 기억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웃음거리가 된다. '아, 그런 일도 있었지'라며 담담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꽤나 얻기 힘든 경험일 것이다. 한때가 지나면 괴로움을 잊는다. 오히려 그런 엉뚱한 가게가 더 인상 깊게 남는 것은, 남자라는 교훈 없는 생물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오빠들! 괜찮으면 우리 가게에 들르지 않을래? 지금이라면 할인권 있어!"

     세 사람은 왕립학교 교복풍의 의상을 입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약간 짙은 화장을 한 호객녀의 호소에 발걸음을 멈춘다. 큰 가슴을 지나 마치 수박 두 개를 가슴에 매달고 있는 것 같은 초거유의 호객녀는, 아무래도 소 수인의 흉내를 낸 것 같다. 코걸이처럼 큼지막하게 피어싱 한 소의 귀와 소의 꼬리만 빼면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하기에는 젖의 크기가 엄청난 이채로움을 발산하고 있다.

    "여기로 할까? 할인권 주는 것 같고."

    "음, 괜찮아 보이므니다."

    "좋아보이는데?"

    "고마워! 세 분 들어가신다~!"

     그녀가 기쁜 표정으로 버질과 팔짱을 끼고 함께 안내한 곳은, 생각대로 암소 수인 전문점이었다. 인간에 소의 귀와 꼬리를 붙인 어린 소녀부터 완전히 미노타우로스의 외모를 가진 용맹한 중년 여성까지 폭넓게 고용되어 있는, 언뜻 보기에는 고깃집처럼 보이는 소의 간판이 눈에 띄는 그 가게는 그 동네의 야한 수요에 딱 맞는 숨은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고 한다. 게다가 할인권 덕분에 실제로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 가게는 처음 방문하셨습니까?"

    "어."

    "그럼 제가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 사람은 각각 경비를 겸하고 있는 근육질의 우락부락한 소 수인 청년이 있는 접수처에서 마음에 드는 여종업원을 고른 후 헤어져 개인실로 들어섰다. 다른 업소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숙박형식은 안 되고 시간제만 가능하다.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여섯 평 남짓한 방은 마치 목욕탕처럼 타일이 깔려 있는데, 욕조는 없고 대신 매트리스가 놓여 있다. 벽에 샤워기와 수도꼭지가 설치되어 있고, 작은 세면대도 있다.

     작은 세면대에는 다 쓴 가글액과 일회용 칫솔, 종이컵과 빈 우유병 등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목장을 연상시키는 초록색 타일과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는 천장화와 벽화가 그려진 인테리어가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세월의 흔적으로 페인트가 벗겨져 있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실내에는 은은한 우유 냄새가 풍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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