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부 224화 해외에서는 반대인 모양이더라(2)2023년 03월 27일 13시 20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아주 솔직하게 말하네요. 아무래도 진심으로 관심이 없어 보이는 오크우드 박사의 관심은, 어디까지나 사건의 저주를 분석해 개발한 '먹으면 24시간 동안 누구에게나 미움을 받는 약'과 '먹으면 24시간 동안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약'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고, 베이 남작가의 그 후의 일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다.
만약 누군가가 '왜 그런 약을 만들었어! 말해봐! '라고 꾸짖는다면, 아마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어 봤소!' 정도의 가벼운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좋든 나쁘든 연구 바보니까. 실제로도 완성된 약은 박사가 취미로 만든 위험물을 봉인해 두기 위한 금고에 엄중히 봉인되어 있고. 박사의 금고에는 그런 세상을 대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물건들이 잔뜩 잠들어 있다고 하니, 우리 아빠의 골동품 수집 못지않은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네 정말.
그런데도 범인이 소꿉친구이자 동급생이었구나. 뭐야, 의외로 누나를 좋아해서 누나를 파혼으로 몰아넣는 게 목적이었다던가? 모두가 싫어하는 좋아하는 아이에게 나만 잘해주면 자신을 좋아해 줄지도 모른다는 독선적인 생각에 의한 범행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증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내 상상일 뿐이지만.
아니면 누나가 너무 싫어서 인간관계를 망가뜨려 주겠다거나, 여동생을 좋아해서 늘 찰싹 붙어있는 누나를 떼어놓아 주겠다는 식의 심산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뭐, 어떤 사정이었든 그 녀석이 베이 자매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자업자득이다. 가족이나 하인이나 친구들에게 갑자기 대대적으로 미움을 받고, 학대와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건 불쌍하다는 차원이 아니니까.
어쨌든 베이 남작가의 쌍둥이 미소녀 자매는 사실상 남의 일이고, 지인도 아닌 그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우리가 알 길이 없다. 추리소설이나 범죄 드라마 등에서는 친절하게 설명해 줄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그 녀석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몰래 들어가서까지 마법으로 범행 동기를 알아낼 만큼 한가하지도 않고 그렇게까지 관심도 없다.
"교장선생이 출장에서 돌아오는 대로 보고서를 제출하리다. 재발 방지 대책은 그쪽에서 알아서 할 것이오."
"그러고 보니 박사님, 이번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 나서 먹는 밥이 더 맛있다고 하지요?"
"그 정도까지야. 이몸은 단지 학교 내에 저주에 오염된 여자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을 뿐이라오."
"그래도 결과적으로 박사님의 행동이 사건 해결로 이어졌으니 장땡 아닌까요?"
아부도 적당히 하시오, 라고 말하며 귀여운 나이트캡을 깊게 눌러 눈을 가린 박사는, 크고 작은 두 개의 머그잔을 씻기 위해 싱크대에 섰다. 하지만 야수용 잠옷의 꼬리 구멍에서 튀어나온 곰의 꼬리가 흔들거리는 것은 숨길 수 없는데요? 평소에는 이상한 일만 하다 보니 칭찬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지도??
"자, 이제 잡시다, 호크 군! 뛰어난 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오!"
"그런 것치고는 야근이 많고, 밤샘도 마다하지 않잖아요, 당신."
"필요할 때야 그렇게 하지만! 아무 일도 없는 날은 최소 7시간 이상은 제대로 자고 있소이다!"
"이대로 코타츠 속에서 자면 안 돼요?"
"NO! 자네가 감기에 걸리면, 이몸의 체면이 서지 않소이다!!!"
방이 좁은 건지, 박사가 큰 건지. 2평 정도가 될 것 같은 거대한 이불을 거의 다 차지해 버리는 거구의 박사님 옆에서 자고 있자니, 자다가 뒤척이는 와중에 깔리는 건 아닐지 조금 걱정된다. 물론, 정말로 짓눌릴 것 같으면 마법의 장벽이 자동으로 발동해 몸을 보호해 줄 테지만 말이다.
"춥지는 않소이까?"
"전혀요. 오히려 더울 정도인데요."
"오, 그건 안될 일. 자다가 식은땀을 흘리면 식어서 몸에 좋지 않으니 말이오."
난방을 끄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조금 열자, 가을밤의 서늘한 밤바람이 들어온다. 방충망도 없는데 창문을 열어도 괜찮냐고? 걱정하지 마시길. 벌레 퇴치 마법은 언제나 가동 중이니까.
"그럼, 잘 자요~"
"안녕히 주무시오, 호크 군....... 후후, 이렇게 누군가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는 건 몇 년 만인지."
"얼마 전 철야를 마치고 연구실 소파에 쓰러졌을 때 한 번 했던 것 같은데요?"
"어이쿠, 그랬소이다."
고급 비누를 써서 그런지, 박사의 빨간 털은 담요보다도 훨씬 푹신푹신하고 부드럽고 따뜻했다. 꿀비누의 좋은 향기에 이끌려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고개를 들어 바라본 창밖에는, 아름다운 보름달이 희미하게 떠 있었다.
25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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