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4부 213화 그것은 전아하고 풍아하며 우아한(2)
    2023년 03월 23일 16시 14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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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뭐, 너 같은 무식한 놈이 골드님께 실례를 범하면 제국군 전체의 명예가 실추될 것이기 때문이니까! 어리석은 건 육지의 곰들뿐이라는 걸 오해하지 않도록 알려줘야하고말고!"

    "
    , 걱정할 것 없어듣자 하니 골드 공은 답답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던데! 당신 같이 콧대 높은 귀족들의 오만한 행동보다는 조금 낫지 않을까!"

    "
    저기요, 저는 이제 시간이 좀 촉박하니까, 다음 기회에 다시."

     
    두 분의 키가 워낙 켜서, 교대로 그들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목이 아플 지경이다.

    "
    ! 그건 실례되었군요! 그럼 제가 책임지고 골드 공을 공항까지 모셔다 드리도록 하지요!"

    "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애초에 이 면회는 제가 신청한 것! 네놈의 동석을 허락한 기억은 없다 큐바리바!"

    "
    시끄러워! 네놈 같은 허술한 녀석에게 골드 공의 배웅을 맡길 수 있겠는가!"

    "
     자의식 과잉의 자신감 넘치는 녀석아누가 잘난 척하는 거냐!"

    "
    비열한 자만심쟁이보다는 훨씬 낫다! 적어도 팔의 털이라도 깎고 와라!"

    "
     네놈의 거만한 가슴 털에 그대로 되돌려 주마!"

     
    ~ 나 이거 알아. 이거 오오오카 재판이라는 거지? 오른손과 왼손을 각각 잡혀서 어느 쪽이 나를 배웅할 것인가를 놓고 다투는 곤란한 아저씨들. 역시나 내가 고통을 느낄 정도로 힘을 줘서 잡아당기면 항의할 생각이었지만, 거기까지는 안 하는 걸 보면 역시나 높은 사람들인가 보다.

     
    아니, 높은 사람이니까 어린애들처럼 시시껄렁하게 싸우지 말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 두 사람은 싸울 정도......  사이라는 건가 보다. 본인은 고집스럽게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참고로 절반, 아니 70% 정도는 그냥 서로 고집을 부리느라 다투는 거겠지만, 30% 정도는 아마 나에 대한 호의일 것이다. 왜냐하면 제국에 한하지 않고 골드 상회는 모든 군인들 사이에서 구세주처럼 고맙게 여기고, 숭배하고, 숭배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크게  가지다.

     
    첫째는 식품.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인 골드마트에서 식품을 판매할 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유통기한이었다. 합성보존료나 화학적 방부제가 아직 없는 세상에서, 예를 들어 동네 빵집에서 30개의 빵을 사 왔다면 30개 모두 오늘 안에 드세요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시간 속성 마법을 이용한 마도구를 박사님과 내가 공동 개발하여 순간냉동이 아닌 순간시간동결가공을 함으로써, 종이 포장을 뜯으면 언제든 갓 구운 따끈따끈하고 부드러운 빵을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획기적인 보존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참고로 마법의 지속시간은 의도적으로 열흘 정도로 맞췄다.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물론 이런 획기적인 기술을 그냥 편의점 식품에만 사용하기에는 아까워서, 아빠가 가장 먼저 판로를 개척한 곳은 군대였다.

     
    구입 후 열흘간은 보관이 가능하고, 포장지를 뜯지 않는 한 비스듬히 뒤집어 놓든 거꾸로 뒤집어 놓든 시간이 동결된 덕분에 국물이 흘러내리거나 식거나 썩지 않고, 포장지를 뜯기만 하면 언제든 따뜻한 즉석밥을 먹을 수 있는 골드 상표의 전투식량. 말하자면 통조림과 컵라면의 장점을 합친 듯한 휴대식이다. 통조림과 달리 캔을 자르지 않아도 되고, 컵라면과 달리 뜨거운 물이 없어도 만들 수 있다.

     
    보급이 잘 안 되는 장기 원정지에서 소금에 절인 육포나 기름에 절인 생선 통조림, 피클이나 검은 빵을 씹으며 커피나 홍차를 마시는 것이 식사의 전부였던 군인들에겐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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