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에필로그 궁극의 양자택일(1)
    2023년 03월 22일 14시 37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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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는 얼마 전, 젤리 씨에게는 1년 전의 대성당에서의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음...... 그렇게 대성당에 온 겁니다요. 아무도 없는 성당에서 교황 성하의 옷을 벗겼더니......"
    "젤리 씨, 말투 좀."
    "ㅡㅡ훌렁 벗겼더니?"

     이제 됐어.

    "등이 왠지 빛나고 있었습니다요. 그래서 [힘껏 찔러]라고 교황 성하께서 말씀하셔서, 단검으로 푹 찔렀습죠."
    "꽤 과감했네요."
    "논 씨가 말했으니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회복마법]으로 구해준다면서."
    "...... 그것은, 든든하네요."
    "그래요. 그 사람, 정말 좋은 여자입니다요~. 제가 남자였다면 가만히 놔뒀습죠. 도련님은 어떻게 생각합니까요?"
    "뭐!?"
    "몸매가 좋습니다요, 그 사람. 편한 옷을 입고 있지만."

     알고 있어요.

     온천에 같이 들어간 적이...... 있으니까.

    "그리고 성격도 멋있습니다요. 최고의 여자입죠. ㅡㅡ아니면 따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던가?"
    "아니, 나는 그런 ......"
    "아나스타샤 씨도 엄청난 미인입죠~. 도련님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후 한 달 동안은 침대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요."
    "아샤가...... 그랬군요."

     걱정을 많이 끼친 것 같다.

     그녀의 얼굴이 떠오른다.

     생각해 보면, 계속 걱정만 끼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에바 아가씨는 제일 먼저 떠나서 쿠르반으로 돌아가 버렸지만, 도련님을 어느 나라에 맡길지 고민하다가 바로 윈들 공화국으로 가야겠다고 결정하고, 수용 준비까지 다 해주었습니다요. 그 나이에 어른들 못지않은 일 처리 능력이라니, 대단한 일입죠."
    "예, 아가씨도 많이 성장했지요."

     처음 만났을 때는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내가 쓴웃음을 짓자, 젤리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아가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출발하는 날 아침까지 밤새도록 도련님의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요. 덕분에 저는 침대에 못 들어갔지만요."

     왜 젤리 씨가 그런 걸 알고 있을까 싶었는데, 그런 거였구나.

    "제멋대로 들어오지 마시죠."
    "허락을 받으려고 했는데, 도련님이 자고 있었던 바람에"
    "당신이라는 사람은......"

     나는 침대 옆에 있는 아가씨를 상상했다.

     크루반 성왕국에서 무모한 짓을 했을 때도, 아가씨는 곁에 있어 주었다.

     아가씨는 확실히 성장했지만...... 변하지 않은 부분도 있구나.

    "귀여운 소녀라고 하니, 도련님의 누나도 왔었습니다요."
    "라르크가?"
    "한 번만 잠깐 왔다가, 도련님의 얼굴을 보고서 '또 오겠다'라고 하고 가버렸습니다요."

     라르크가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우리가 있던 광산에서 희생자 유족을 구하기 위한 기금을 만들었다고는 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

     산적? 공적? 의 동료들과 함께 행동하고 있는 걸까.

    "맞다. 미미노 씨한테 하루라도 빨리 알려줘야겠습니다요. 도련님을 깨우려고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싼 약을 손에 넣기도 했지 뭡니까요."
    "뭐!?"
    "단테스 씨가 어떻게든 말렸지만, 24시간 감시를 할 수도 없었던 바람에, 어느새 빚까지......"
    "잠깐, 저 다녀올게요!"
    "아니, 도련님, 어디 있는지 아는 겁니까요?"
    "아."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뛰어나가려고 했지만,

    "진정하시는 겁니다요~"

     설마 젤리 씨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이야.......

    "죄송합니다...... 그래서 미미노 씨는 지금 어디 있는데요?"
    "10일 후에 이쪽으로 올 예정입니다요. 그러니 서두를 필요는 없습죠. 그보다 도련님은 미미노 씨 일이라면 왜 그렇게 서두르는 겁니까요?"
    "그야 그렇죠. 자기 일로 다른 사람이 빚을 지다니...... 미미노 씨한테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요."
    "엄마처럼?"
    "...... 부정은 못 하겠네요."

     미미노 씨는 쬐끄맣지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겁니까요? 여신은 사라지고 세상은 원래대로...... 아, 뭐, 두 세계가 합쳐졌으니까 완벽하진 않지만, 대체로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요. 도련님도 천은급 모험가이자 '은의 천칭'의 멤버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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