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28 여신(3)
    2023년 03월 20일 23시 56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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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에는 천둥번개가 용처럼 달리고 있다.

     그리고 구름과 구름 사이로, 피처럼 붉은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하는 거지......?"

     미지근한 바람이 불어오자, 단테스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진 줄 알았는데, 내가 서 있는 곳은 희미하고 넓고 곰팡내가 나는 공터였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육천광산'이었다.

     하지만 그곳과 다른 점은, 발밑이 평평하고 인공물을 연상시킨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10미터 정도 앞에  여자가  있는 것이었다.

     빛이 없는 이곳에서  눈이 보이는지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그곳에 여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
    네가 여신이지?"

     나는 확신에  목소리로 물었다.

     그 여인은 헐렁한 옷을 겹겹이 입고 있었고 머리와 얼굴 생김새는 각지에 세워져 있는 여신상과 똑같았다.

     이 공간은 도대체 무엇일까?

     여신의 거처?

     세계 어딘가에 이런 곳이 있고이곳에서 여신이 원격조종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눈앞에 있다.

    "
    그래."

     여자가 대답했다.

     목소리는 느긋했고, 나이는 30대 정도였을까.

     물론 실제 나이는 수백, 수천 살일 테니 육체의 나이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목소리의 질이 아니다.

     말하는 내용도 아니다.

     그... 언어다.

     여자가 대답한 것은... 흑발흑안의 여자가 사용한 것은.

     일본어였다.

    "............"

     내가 일본인 전이자이며, 일본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일본어를 사용한 것이다.

     그러자 여자가 말했다.

    "......
    놀랐다는 느낌이 없네? 내가 일본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
    "
    놀라지 않은 것은 아냐. 단지 가능성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었기는 했지. 여신은 어쩌면 나와 같은 전생자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여신의 머리 색깔이나 눈 색깔은 전해지지 않았고, 등장해도 빛이 나서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왠지 여신은 일본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
    재앙의 아이'라고 불리는 흑발흑안의 전생자가 일본인이다.

     모든 것을 일본인으로 구성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알기 쉽다는 것이다.

     흑발흑안이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여신이 일본인을 골라서 전이시키면 눈에 띈다.

     또 하나는 여신 자신이 일본인이기 때문이다.

    "
    그래서...... '재앙의 아이', 너 때문에 계획이 크게 틀어졌다."
    "
    흑발흑안을 '재앙의 아이'라고 한다면 너도 마찬가지잖아."
    "
    그래. 내가 첫 번째 '재앙의 아이'였다."

     여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에 아무런 감정이 담겨있지 않아서, 마치 준비된 텍스트를 받아 적는 것 같았다.

    "......
    환상귀인이 배신했을 때는, 조금 더 감정이 풍부했었는데 말이지."

     여자의 눈썹이 찡그리며 움직인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중재자로서 움직여준 환상귀인과, 갑자기 튀어나온 나와는 마음에 와닿는 것이 다를 것이다.

    "
    여신을 자칭한다면서......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너의 힘은 대체 뭐야? 네 이전에도 환생한 사람이 있었어? 너의 최종 목적은 뭐야?"

     나는 질문을 던졌다.

    "............"

     여신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 말할 생각이 없나?

     그야 그렇겠지.

     나 같은  네게 있어서는 그저 계획의 일부일 뿐이고일회용이고지금도 죽이려고 하는 상대일 뿐이니까.

    "............"

     여신은 언제부터 손에 쥐고 있었는지, 한 자루의 검을 들고 있었다.

     길고 하얗게 빛나는 칼날은, 마치 눈으로 만든 것 같다.

    "
    죽어라."

     여신이 움직였다고 생각한 순간 걸음 만에 거리를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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