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27 여신과의 전투(4)
    2023년 03월 20일 17시 56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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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와서 바보 같은 소리나 하기는. 여신님에게 덤벼드는 너를 배제하는 건 당연한 일이거늘."
    "하지만! 저 같은 환생자는 편한 대로 부려먹고는, 용무가 끝나면 죽여 버리는 건가요! 그런 건 너무 제멋대로잖아요."
    "잘 들어라. 여신님은 이 세상을 다스리는 귀한 존재다. 우리가 그에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 나는 너무나도 오랜 세월을 살아왔지만, 그것도 모두 여신님이 원하시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아니요...... 그건 잘못된 것입니다. 살아있는 것들은 좀 더 자유로워야 해요!"
    "그 결과 세상이 멸망해도 괜찮다는 건가?"
    "세상이 멸망하지 않도록 지혜롭게 행동할 자유조차 없는 겁니까. 살아가는 모든 것을 여신의 뜻대로 해야 하다니, 그런 세상이라 없는 편이 낫지요."
    "호오, 세상의 멸망을 원하다니...... 역시 [재앙의 아이]였구나."
    "아니요!"

     나는 목소리를 높였다.

    "다들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요!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도, 무거운 책임감에 시달리는 사람도,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는 것에 시달리는 사람도,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과 노력이 모두 [여신의 의지]라니...... 있어서는 안 된다고요!"

     그러자ㅡㅡ환상귀인은 훗, 하고 작게 웃었다.

    (아아...... 이 사람은 역시 알고 있구나. 내 생각도, 우리의 생각도 모두 제대로 알고 있구나)

     그때,

    [ㅡㅡㅡㅡ환상귀인, 잡담은 거기까지만 하세요]
    "오...... 이거 실례했습니다, 여신님. 그렇게 되었으니, '재앙의 아이'야, 이제부터 승부하자꾸나."
    "............"
    "준비는 되었나?"

     나는 단도를 들었다.

    "......꺾어야만 할 상대라면, 꺾어버릴뿐."
    "그 결심은 좋군."

     환상귀인의 거체가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온다.

     천부와 마법에 더해 마력까지 더한 단도 칼날을 휘둘러서, 환상귀인의 주먹에 부딪힌다.

     천둥소리 같은 불꽃이 튄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차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빗발치는 주먹에, 나는 단검을 부딪쳐서 튕겨냈다.

     마력이 터지면서 충격파가 주변에 튀어나간다.

     내 피부는 여기저기 찢어졌지만, 곧바로 [회복 마법]으로 치유되었다.

     정면으로 맞붙는다.

     이 최고의 무기가 없었다면 나는 금방이라도 쓰러졌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강했던 것이다.

     환상귀인은.

     그야 그렇겠지.

     용 역시 엄청난 존재이며,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조정자가 환상귀인이니 말이다.

    "그 정도인가 '재앙의 아이'야!"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

     환상귀인은 그 순간 공격을 멈추고 상체를 틀었다.

     내 단검에서 검은 검이 살짝 뻗어 나와서, 환상귀인의 가슴을 베어낸 것이었다.

     거리를 둔 환상귀인의 가슴에서 피가 콸콸 쏟아져 나온다.

    (처음 보고서 저걸 피하는 건가......)

     몰래 연습했던 [영왕마검술].

     누나인 라르크의 힘.

     여신과 싸울 때 비장의 수로 쓰려고 했지만, 환상귀인을 상대로 쓸 수밖에 없었다.

    "...... 오, 무서워 무서워. 저런 공격 방법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꽤 여유가 있어 보이지만, 꽤나 심각한 상처잖아요? 당신에게는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텐데요?"

     환상귀인의 몸에는 무수히 많은 상처가 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그 상처들을 모두 방치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회복마법] 같은 것은 사용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단테스 씨 일행이 싸우고 있는 푸른 존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환상귀인은 본인이 이 자리에 불려 온 것이다.

    "그래. 나에게 이것을 치료할 수단은 없다."
    "그럼 여기서 멈추편이ㅡㅡ"
    "나한테는 없다고 했다만?"
    "!?"

     그 순간 환상귀인의 몸이 금빛으로 빛나면서 가슴의 상처가 완전히 봉합되었다.

    [ㅡㅡㅡㅡ이 정도의 상처는 상처라 할 수도 없지요]

     여신의 힘이다.

    (너무 치사잖아, 그 힘......)

     하지만 여신 자신은 직접 공격을 하지 않는다.

     지난번 하얀 공간에서 엘씨를 파괴하고 나를 날려버린 그 광선을 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기회다.

    "...... 자, 그럼 계속해보자꾸나."

     고개를 돌리면서 환상귀인은 말했다.

    "아!"

     그리고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 하얀 공간의 '하양'에, 약간의 그늘이 생긴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묻지 않는 건가요?"

     나는 환상귀인에게 말했다.

    "무엇을?"
    "준비됐나 라고요."

     그때ㅡㅡ환상귀인은 허를 찔린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준비됐습니다."

     입꼬리를 비틀며, 환상귀인은 몸을 빙 돌렸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 있던 존재.

     반짝이는 빛의 여신을 향해, 주먹을 뻗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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