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헉."
"단테스, 포션!"
"마실 틈이, 없어!"
드워프가 사각지대에서 칼을 들이댄다.
돌아서서 큰 방패로 정면으로 받아내자, 그렌지드와 민민샹이 다가온다.
"에잇!"
미미노가 그렌지드와 민민샹의 코앞에 작은 병 두 개를 던졌다.
두 사람은 무시하고 달려들지만, 병이 몸에 닿자마자 작은 폭발을 일으켜 기세를 늦추었다.
"나이스 ......!"
그 사이 단테스는 드워프의 옆구리에 메이스를 때려박으며,
"오오오오오!"
힘껏 휘둘렀다.
금빛으로 빛나던 눈이 터지며, 얼굴의 윗부분이 날아갔다.
몸은 땅바닥에 쓰러졌만, 잠시 후 일어나자 창백한 얼굴과 금빛 눈동자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 젠장. 끝이 없네."
사실, 이미 몇 번이나 푸른 적의 파괴에 성공했었다.
가장 먼저 아나스타샤의 마법이 노움의 장로를 불태워버렸다.
하지만 남아있던 조각 같은 푸른색 존재에서, 시간은 좀 걸렸지만 원래의 존재로 부활한 것이다.
"단테스, 정신 똑바로 차려!"
미미노가 던진 물약은 단테스의 뒤통수에 부딪혀 깨졌다.
내용물이 튀어나오면서 절반은 못쓰게 되었지만, 나머지는 단테스의 몸에 닿아서 스며들었다.
"아~...... 덕분에 살았다, 미미노. 마실 시간이 없으니까, 다음엔 그렇게 해줘."
"이거 한 병 만드는데 금화 두 닢은 들어가는데......."
"............"
잠시 침묵하고서,
"...... 목숨이 우선이다."
"뭐, 그렇긴 해."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 덤벼 봐!"
단테스는 메이스의 큰 방패를 쾅쾅거리며 적을 도발했다.
원래대로라면 지원군인 미미노를 공격하는 것이 순리지만, 적들은 단테스의 단순한 도발에 넘어가 버렸다.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단테스도, 아나스타샤도 어떻게든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일류의 전투력을 가진 적을 동시에 상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 ......쓰러뜨려도 적은 부활한다. 게다가 마력도 무궁무진한 모양이고)
적들은 전혀 지친 기색이 없다.
반대로 아나스타샤의 마력도, 미미노의 약도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이대로 계속 싸워도 30분 정도밖에 못 버틸 것이다.
그만큼의 소모전이 되고 있었다.
(레이지 군, 승산은 있는 거지?)
미미노는 멀리서 싸우고 있는 레이지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ㅡㅡㅡ눈을 크게 떴다.
★
환상귀인은 자신이 싸울 수 없기 때문에 검은 마도생명체를 만들어 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실수였다.
"...... 이럴 때는 봐주기를 기대하지 마라. 수백 년 만에 해방하는 거니까, 애초에 봐줄 수도 없단 말이다......'재앙의 아이'여."
거대한 적귀가 그곳에 있었다.
노인이었던 모습은 이제 어디에도 없었다.
입고 있던 기모노는 모두 찢어지고, 키는 3미터가 넘는다.
노출된 피부는 적동색이고, 체모로 덮여 있는 부분은 회은색이다.
이마에 한 개, 관자놀이에서 두 개의 뿔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나 있다.
노인의 얼굴은 없고, 짙은 호박색 눈동자는 치켜 떴으며, 입에서는 송곳니가 삐죽 튀어나왔다.
"............!!!"
환상귀인의 말에, 나는 무기를 들었다.
다음 순간, 환상귀인은 나를 향해 달려왔다. 그 속도는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빨랐다,
"큭!?"
숄더 태클이 부딪히자, 내 몸은 뒤로 날아가 버렸다.
겨우겨우.
간신히 두 팔로 방어할 수 있었지만, 뼈에 금이 가는 것을 느꼈다.
땅에 쓰러지기 전에 [바람마법]으로 속도를 죽이고, 몸을 반전시키려ㅡㅡ
"느려."
"!?"
위쪽에서 환상귀인이 내려왔다!?
양손을 맞잡아서 나를 향해 내리친다.
[화염마법]으로 작은 폭발을 일으켜서, 긴급 회피.
"재밌는 마법을 쓰는군. 오래 살고 볼일일세."
"...... 저는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착지하여 거리를 둔 나는, [회복마법]으로 몸을 치유하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