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4부 209화 호크 골드가 미움받는 001의 이유(3)
    2023년 03월 19일 20시 10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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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구나. 사랑받는 폭군이란 참 골치 아픈 존재다. 그런데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포옹하러 오는 황제는 어떤 황제일까? 네로나 칼리굴라처럼 행실이 나빠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폭군은커녕 요즘 웹소설의 주인공들도 좀 더 절제할 거라 생각하는데? 라는 생각에 잠겨 있자, 당사자가 갑자기 얼굴을 내밀었다. 나타났구나 에로 폭군!

    "
    기다리게 했다, 호크! 잠시나마 나와 떨어져서 외로움을 느낀 것은 아니겠지?"

    "
    , 폐하, 괜찮으셨어요?"

    "
    괜찮고말고! 나를 뭐라 생각하느냐? [싱그럽게 피어난 아름다운 꽃을 밤새도록 사랑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먼바다에서 당신에 대한 마음을 바닷바람에 실어 매일 밤 보내주마. 귀국하는 날 아침에는 기다린 만큼 더 짙게 숙성된 내 사랑을 가득 담아 너에게만 바치겠다]고 귓가에서 속삭여줬노라! 흠흠, 기가 센 여인이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정말 흥미롭더라! 무심결에 그늘로 끌고 들어가서 한 입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로!"

    "
    어떻게 잘도 그렇게까지 혀가 나불대는지 모르겠네요."

     
    언젠가 칼에 찔릴 거라고 말하려다가 그만둔다. 아마 이 사람의 경우, 식칼을 들고 온 것까지는 좋지만, 막상 때가 되면 [역시 찌를 수 없어! 왜냐면, 아무리 심한 대우를 받아도, 그래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난 정말 멍청한 사람이야! ]라는 말을 듣고 울면서 식칼을 떨어트린 여자를 끌어안고 그대로 침대에 같이 누워 해결하는 장면이 나올 것 같기 때문이다.

    "
    무책임하게 사랑의 말을 속삭이지 말라고 항상 말했습니다만."

    "
    그렇게 쳐다보지 마라, 캐럽! 그리고 나는 단 한 번도 침대 위에서 거짓을 속삭인 적이 없다고? 언제나 진심으로 사랑과 존경을 담아 하룻밤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니까! 나는 나를 따르는 모든 백성을 사랑한다! 거기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거짓이 전혀 없다! 나의 사랑은 찬란하게 내리쬐는 햇살처럼 만민에게 내리쬐는 것이니라!"

    "
    양산을 쓰고 싶을 정도네요"

     
    양팔과 날개를 활짝 펴면서 내 가슴으로 뛰어들라!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폐하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캐럽 씨와, 바보인가 이 녀석은, 하는 냉랭한 시선을 보내는 나. 쏟아지는 건 햇빛이 아니라 하얀 비라고? 는 역시 말하지 않는다.

    "
    . 대부분의 사람들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뭔가 감격했다'는 식으로 분위기와 기세에 휩쓸려 내 가슴에 뛰어들곤 하는데."

    "
    그런 말만 하고 있다가는, 언젠가 재밌는 여자에게 속을 거라구요?"

     [
    나는 운동부에도 운동부의 미남들에게도 전혀 관심이 없다니깐!!] 같은 털털한 여자 같은 건 웹소설의 영애물한테도 많이 계승되고 있지 않아? 옛날이 연애소설 사이트를 운영하던 누님들이, 2020년이 지나자 이번에는 주인공이 미움받는 연애소설의 마지막 회 같은 통쾌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건가 생각하자 왠지 역사의 무게를 느끼고 만다.

     
    이야기가 약간 빗나갔지만, 매일 밤마다 다른 상대를 바꿔가며 원하는 대로 하는 폭군이라니, [호오? 이 나에게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반기를 들거나 폭언을 퍼붓는 걸 보면 정말 배짱이 있는 특이한 여자로군. 재밌다 마음에 들었다. 내 자존심을 걸고 반드시 네게서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주겠다]는 식의 섬싱으로 시작해서 그런 여자에게 푹 빠져버리는 타입이니까.

    "
    하하하하하하!!!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너보다 더 재밌는 녀석은 그리 없을 거다!"

    "
    네 네, 플래그 플래그."

     
    기분 좋게 꼬리로 내 어깨를 두드리는 이그니스님. 정말 좋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녀석이구만.

    "
    그런 것보다 느긋하게 지내도 되는 겁니까, 두 분? 출항시간에 늦지 않을까요?"

    "
    걱정 마라! 짐을 두고 출항할 수 있는 배는 적어도 이 제국령에는 한 척도 없을 테니까!"

     
    그렇다. 내가 왜 호위도 없이 혼자서 마마이트 제국에 왔는가 하면, 이그니스 폐하께서 '새로 개발한 전함의 첫 항해와 함께 선상 파티를 할 테니 혼자 오너라' 하셨다. 일단은 군사기밀을 신경 쓰는 척하지만, 기분은 완전히 새로운 장난감을 얻었으니 같이 놀자! 단, 다른 친구는 데려오지 마! '라며 들떠 있는 철없는 아이다.

    "
    자 가자, 호크! 세상에서 가장 멋진 무장 크루징에 초대한다!"

    "
    아이아이서~!"

     
    하지만 나도 배 여행은 꽤 좋아한다. 이날을 위해 아빠가 사준 11살짜리 아동용의 턱시도와 폐하께서 준비해 주신 아동용 파나마 모자를 쓰고서, 목적지는 단 한 곳, 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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