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23부 208화 사랑하는 소녀는 하이퍼 무적!!(2)
    2023년 03월 19일 03시 01분 2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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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 군, 이랬나? 모처럼 먼 길을 찾아왔으니 이것저것 둘러보도록 해."

    방금 한 말은 아빠의 대사가 아니다. 내가 한 말이다.

    "감사합니다! 저기, 괜찮으시다면 형님도 같이 어떠신지."

    "하하. 뭐, 그렇게 신경 쓸 거 없어. 풋풋한 커플을 방해할 만큼 야박하지 않을 거니까. 안심해, 이 나라에서는 네 외모에 대해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을 테고."

    "예! 죄송함다, 저, 이렇게 생겨서......!"

     뭔가 이상하게 허둥대는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손을 내밀었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꾹 다물어 버리는 남자친구 씨. 그래, 이 녀석, 하얀색 뚱보야말로 부유하고 아름다우며, 검은색 마초는 가난의 상징인 바스코다가마 왕국에서는 전혀 인기가 없을 것 같은 갈색의 근육질 녀석이다.

     아마 뚱보는 아니어도 엉덩이와 가슴이 풍만하며, 피부가 하얗고 금발인 마리와의 교제에 대해 주변에서 시샘 섞인 잔소리를 듣는 일도 적지 않을 것이다. 특히 브랜스턴 왕국식의 평균적인 미의식을 가지고 있을 우리 가족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혹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였을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렸을 때부터 그 나라의 가치관으로 자라온 그가 막상 외국에 있는 유학생인 그녀의 친정에 가보자, 어마어마한 저택에 사는 절세미남()인 금발에 흰 피부와 살찐 의붓오빠와, 피부색은 검지만 역시 금발에 살이 찐 잘생긴() 아버지라는 어마어마한 미남미녀 부자( 바스코다가마 왕국 기준)가 나왔으니, 그야말로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느낄 만도 하다.

    "오라버님!"

    "괜, 괜찮아, 마리! 그, 내가 혼자서 우울해졌을 뿐이야! 저기, 저, 감사합니다 형님! 저, 기쁨다! 형님처럼 아름다운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라서!"

     아름답다는 말에 폭소를 터트릴 뻔한 것을 참고 있자, 대신 히비스커스가 말을 꺼냈다. 이봐, 외국의 가치관을 자국 기준으로 비웃지 말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도 아슬아슬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런 땅딸막한 꼬마 뚱보를 아름답다니, 이거 제정신 맞냐는 느낌인걸. 난, 브랜스턴 왕국 사람이고 전생에 일본인이었으니까.

     기쁜 듯이 내 손을 양손으로 잡고 마구 악수하는 남자친구. 그 때문에 팔짱을 끼고 있을 수 없게 되어, 찡그린 얼굴의 마리, 그리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엄마. 무표정한 올리브의 뒤에 숨어서...... 숨어 ...... 저렇게 숨어있는 척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아버지.

    "뭐지 이 패배감......! 이렇게 되면 나도 과감하게 살을 쪄야 할까??"

    "아니 아니 아니! 그만둬, 아가씨!"

    "하지만! 저쪽 나라에서는 뚱뚱한 사람이 더 좋아하는걸? 그리고 그러는 쪽이 딜도 기뻐할 거 아냐?"

    "어? 아, 응! 그건 그렇슴다만 ......"

     그리고 거기서 솔직하게 대답해 버리는 남자친구. 물론 어설프게 고쳐서 노골적인 아첨을 하는 것보다는 솔직할지도 모르지만. 그보다 말하면서 내 손을 잡고 있는 거야. 마리의 눈빛이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있잖아. 친동생이 보내는 질투라니 좀 봐줬으면 좋겠는데요??

    "결정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딜 님을 위해 통통한 레이디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지지 않겠어요, 오빠!"

    "아니, 왜 내가 ......"

     혹시 예전에 바스코다가마 왕국에서 (내가) 헌팅을 당했을 때, 마리가 헌팅남들에게 '네가 아니야! '라고 들었던 일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일까.

    "그렇게 결정되면, 빨리 가요 딜님! 지금까지 다이어트를 위해 참아왔던 맛난 것들, 마음껏 먹어 주겠어!"

    "알았어. 그럼 형님, 시아버지, 시어머니, 올리브 씨도 실례합니다!"

    "어이, 진심이냐고, 아가씨!"

     의욕이 솟아서는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노점 거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마리, 그리고 그런 마리에게 끌려가는 남자친구. '정말이냐'라며 머리를 감싸면서도 그 뒤를 쫓는 히비스커스가 떠나고, 남은 우리들은 다 먹은 초코바나나의 꼬치를 한 손에 들며 서로를 바라본다.

    "뭐, 많이 듬직해졌네."

    "그야 당연한걸. 사랑은 여자를 강하게 만드니까."

    "강해졌다고나 할까, 꿋꿋해졌다고나 할까."

    "뭐, 뭐든 상관없지 않겠어. 그 애가 즐거워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해."

    "맞아."

     이 학교에서 혼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보다, 그렇게 바스코다가마 왕립학교에 유학하여 남자친구까지 사귀고서 웃으며 돌아왔으니 결과적으로는 만사형통일 것이다. 지금이라면 예전에 자기를 괴롭혔던 녀석들을 만나도 웃으며 비꼬는 정도는 여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대로 굳세고 씩씩하게 살아라, 마리. 이 오빠는 네가 행복하다면 뚱뚱해지든 뭐든 상관없으니까.


     23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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