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장장이 드워프가 괴짜라서 말이야. 그냥 칼날을 고치는 것만으로는 재미없다고 해서 마술로 강화시켜 주었어."
"어쩐지...... 뭔가 마력이 흐르고 있구나 싶었네요."
"칼자루 내부에 천은이 박혀 있고, 거기에 마법이 새겨져 있다고 하더라."
"............"
천은(미스릴)?
국가가 관리하는 희귀 금속 아닌가?
교황 성하가 사용하는 지팡이 같은 것에 사용하는 그런 것 아니야?
노움 종족과 드워프 종족이 다투는 원인인 전략 물자잖아?
"레이지 군이면 괜찮을 거라고 그루지오님이 그랬어."
"............"
그루지오 님의 나에 대한 평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레이지 씨에게 어울리는 반짝임이네요."
"그래. 이 정도의 무기를 사용하는 편이 좋아."
아샤는 넋이 나간 눈빛으로 말했고, 미미노 씨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미미노 씨는 '우리 아이는 대단하니까' 같은 느낌이라 그나마 낫지만.
"...... 기대에 부응해야겠는데요."
바로 단도를 칼집에 넣고서, 우리는 가게를 나섰다.
기성품의 검으로 싸우게 되면 큰일이겠다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명검을 손에 넣었다.
"그럼, 잘 자요."
"네."
나는 숙소 복도에서 미미노 씨와 아샤와 헤어졌다.
"............"
어두운 복도에서 혼자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레이지?"
그때, 에바 아가씨가 복도로 나왔다.
"아가씨...... 무슨 일이시죠?"
"조금 잤더니 눈이 뜨여서. 레이지는 이제 자는 거야?"
"아, 예......"
조금 머뭇거리는 나를 보고, 아가씨는,
"잠시 얘기 좀 하자."
라고 말했다.
여관이 커서 그런지, 복도 끝에는 발코니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한적한 대로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아가씨는 익숙하지 않은 여행복 차리인데, 갈아입을 옷가지를 들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마치 단벌신사처럼 보인다.
"이런 생활에도 익숙해졌어."
아가씨는 어느새 듬직하게 변해 있었다.
먼지투성이의 여행에서도 여전히 깨끗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역시 대단해'라는 말밖에 할 수 없지만 말이다.
우리는 발코니에 나란히 섰다.
하늘에는 옅은 달이 떠서 이제 곧 초승달이 될 무렵이다.
밤이 깊어어, 아래쪽 거리에는 아무도 없다.
"레이지, 무엇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어?"
"예?"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아가씨가 말한다.
"그 정도는 다 알아."
"............"
3년 정도의 기간 동안, 나는 아가씨를 호위하며 살았다.
그동안 나는 아가씨를 항상 주시하며 지켜보았었다.
(...... 보고 있던 것은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아가씨 또한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말함으로써 마음이 편해질 때도 있는 거야, 레이지. 적어도 이번 일은 너 혼자서만 짊어지고 갈 문제가 아닌걸. 나는 더 이상 네 주인은 아니지만, 네가 말하기 싫어하는 것 같으니 일부러 이렇게 말할게. 털어놔, 레이지. 네가 안고 있는 것을, 이 나에게."
이 사람은 못 당하겠다. 그것은 내가 평민이고 아가씨가 귀족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에바 아가씨는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타인의 고통도 내 일처럼 짊어질 수 있는 힘을.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아가씨의 '고무의 마안'은 아가씨이기에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
"...... 특급 사제 엘 씨에 대해 알고 계세요?"
아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려주었다.
엘씨가 블랑스토크 호상국에서 불에 탄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을.
그 후 엘씨의 숨겨진 서재를 발견했는데, 내가 여신에 의해 제거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