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19 성왕도 도착(2)
    2023년 03월 16일 22시 03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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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리  ★



     성왕도의 내부는 평온했지만, '제2성구'가 되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며 곳곳에 완전무장한 병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이미 밤이 깊어져서 마도 램프의 가로등이 주요 도로를 밝히고 있지만,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어두컴컴하고 고요하다.

     그곳을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젤리다.

     예전에 레이지가 에바의 호위를 그만두고 성왕도를 떠나려 할 때, 이런 대화가 오갔다.

     ㅡㅡ그보다 잘도 '제3성구'까지 들어갔네요.
     ㅡㅡ이 정도라면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요. 그래도 '제2성구'는 위험해서 가지 않습죠.
     ㅡㅡ경비태세가 위험해서요?
     ㅡㅡ들키면 위험하다는 뜻입니다요. 들어가는 거야 뭐.

     결코 허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찰과 척후 임무에 특화된 젤리는, 전투 능력은 낮지만 이럴 때 진가를 발휘한다.

    "흐~음, 기사는 안 씁니까요. 귀족에 소속된 기사들은 모두 자택 대기 중이라는 말일지도... 병사들 쪽이 다루기 쉽다는 뜻입니까요 ...... 그만큼 기사보다 약하지만 말입죠."

     귀족 출신이 많은 기사들은 혈통으로 선발된 부분도 있지만, 일반 병사들에 비해 엄격한 훈련을 받았으며 희귀한 천부를 지니고 있다.

     그렌디드 공작은 자신의 세력에 통제할 수 없는 기사들을 사용하기 싫어서 병사들을 사용했을 텐데, 그 때문에 경비에 구멍이 여러 군데 뚫려 있다.

     그래서 젤리는 쉽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어라? 아무도 없잖아?"

     쉬리즈 백작의 저택에 도착했지만, 병사들의 감시나 싸움의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백작의 기사도 없었기 때문에 젤리는 그냥 담을 훌쩍 뛰어넘어 부지 안으로 들어갔다.

     뒷문으로 돌아가 노크를 하고서, 누군가가 나오기 전에 멀리 떨어진 곳으로 몸을 숨겼다.

    "? 어라? 방금 소리가 난 것 같은데......."

     문이 열리고 나타난 것은 기가 세 보이는 하녀였다.

    "여어, 안녕~"
    "어!? 도, 도둑이ㅡㅡ"
    "아, 잠깐 잠깐."
    "으으읍!"

     어둠 속에서 젤리가 나타나자 갑자기 소리를 지를 것 같아서, 거리를 좁혀 그녀의 입에 두툼한 천을 대었다. 맨손으로 입을 막으려고 하면 물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외라고 해야 할지 당연하다고 해야 할지, 젤리는 익숙한 손놀림이다.

    "갑자기 큰소리를 내면 다칩니다요....... 뭐, 그건 그렇고, 저는 에바 아가씨를 모시고 왔습니다요"
    "!?"
    "그러니까 큰 소리 치면 안 됩니다요?"

     하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젤리는 그녀를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꺄아아아아!!!! 침입자아아아아아아아아!!!"




     집사장 세바스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반대로 젤리는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 턱을 괴고서 멍하니 앉아 있다.

    "이거 참 ...... 설마 정말로 에바 아가씨로부터 연락이 올 줄은."
    "그렇다고 해도 너무 심했습니다요. 순식간에 포위되고서 의심받고........"
    "이쪽도 어려운 상황이니,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세바스가 고개를 숙이며 고개를 숙이자,

    "아, 괜찮습니다요. 그렇게 화내지 않고 있습니다요."

     젤리는 세바스에게 고개를 들게 했다.

     그 후 하인들에게 둘러싸였지만, 젤리라면 쉽게 도망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이 저택에 기사와 병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바스가 와서야 비로소 의심이 풀렸다.

     약속을 어긴 하녀는 스스로 주먹을 쥐어박으며 "데헷★"라고 말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젤리가 진짜 도적이라면 칼에 찔려 죽어도 이상하지 않으니 조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제2성역'에 있는 이 저택에 도적이 올 리가 없으니 하녀의 경각심이 낮은 것은 어찌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상황이 어떻게 된 겁니까요?"
    "그전에, 아가씨는 지금 어디에......"
    "성왕도까지 왔습니다요"
    "! 그, 그렇습니까 ...... 역시."

     '역시'라는 말에 젤리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 에바 아가씨라면 분명 백작님의 위기에 성왕도로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용감한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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