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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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2월 05일 13시 44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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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839dt/2/





     안녕하세요. 플뢰레티라고 해요.


     머리에 내걸려 있던 안개가 한번에 걷힌 듯 해서, 기분이 상쾌해요.


     전 아직도 뇌세포가 동결된 듯한 아가씨에게 싱긋 미소지으면서, 아가씨의 옆으로 이동했습니다.


     물론 바로 옆이 아니라, 아가씨의 한발 뒤로 물러섰다구요.


     ".....잠....잠, 잠잠잠잠잠, 잠까안!?"


     이제야 재기동한 아가씨는, 부서진 축음기와 같은 성능인지 어색하게 돌아보며, 이제야 그 귀여운 목소리를 들려주셨습니다.


     "어, 어째서, 당신, .....저기...."


     "플뢰레티라고 하옵니다."


     "후, 후르ㅡ레테이..."


     "부르기 어려우시다면 '레티' 로 불러주세요. 아, 그러고 보니 아가씨의 존함을 여쭤보지 않았네요. 용서해주세요."


     "나는, 샤론・드......가 아니라, 당신, 왜 내 옆에 있는 거야!? 아가씨라니!?"


     파닥파닥하며 고속수화처럼 손을 움직이는 샤론님에게, 나는 워워 하며 어깨를 가볍게 토닥여주고서 싱긋 미소지었다.


     "물론, 그건 제가 샤론 아가씨를 모시고 싶기 때문이에요. 저로선 불만인가요?"


     "그, 그렇지 않아! 난."


     

     "기다려, 샤론."


     그 때, 나와 귀여운 아가씨의 훈훈한 주종관계가 맺어지려는 것을 방해하는 썅놈의 자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죠엘님."


     샤론님께서 놀란 듯이 돌아보신다.


     "잠깐 기다려 줬으면 해, 샤론. 이 자와 대화를 해도 괜찮을까?"


     "......알겠사와요."


     아가씨의 태도가 이상하다. 조신하다? 묘하게 무표정한 얼굴로 딱딱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저 분이 꺼려지는 것일까요?


     "아가씨, 이름을 물어봐도 좋을까요."


     "예, 플뢰레티라 하옵니다."


     질문이 아닌 느낌이 안들고 명령에 익숙한 느낌이 드네요.


     "전 이 알그레이 왕국의 둘째 왕자인 죠엘입니다. 플뢰레티 아가씨.....당신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계십니까? 어째서 샤론 아가씨를 모시겠다는 겁니까? 당신은 이 자리에 소환된....."


     "그래! 그런 열등생한테 맨 처음 파트너가 정해지다니, 뭔가 착각한 거다!"


     오늘은 몇 번이나 대화를 방해당하네요....


     "카르! 그만두지 못할까, 불경하다!"


     "형은 가만히 있어! 학교 내의 일은, 근위기사인 형이라 해도 참견할 필요없다고!"


     경비하고 있던 기사같은 분과 카르 군이 말다툼을 시작했습니다.


     "저 여자애한테 제대로 설명하고서, 처음부터 다시 고르게 해야 한다! 그 여자에 대해 알게 되면, 그런 열등생을 고를 리가 없을 거라고."


     카르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전신을 위에서 밑까지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다지 기분좋지는 않네요. 내 부모님이 좋은 비율이어서 나도 나름 괜찮다고는 생각하지만, 널 기쁘게 하기 위한 건 아냐.


     그리고 나같은 평균 정도의 가슴보다, 샤론 아가씨같은 곱빼기 쪽이 남성들로선 더 기쁘 않을까요?


     그건 그렇고, 아가씨의 가슴은 정말 훌륭하네요.....입으로는 꺼내지 못하겠지만.


     "아가씨의 가슴은 훌륭하시네요. 만져보아도 괜찮을까요?"


     "무,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앗차, 본심만 새어나오고 만 모양이네요. 메이드로서 좋지 않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네요. 남자도 여자도 거유미소녀를 싫어하는 사람 따윈 없다구요.


     "넌 이제 조용히 해! 죄송합니다, 전하. 동생이 이러한...."


     "케엑."


     조금 전의 기사가 동생인 카르를 바닥에 짓눌러버렸다.


     "아니, 카르도 말한 대로 그도 나와 같은 학교에서 배우는 동급생이다. 불경한 일은 아니니까 그를 놓아줘."


     ".......예. 샤론아가씨한테도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가씨한테 시선을 향한 기사의 눈이, 한순간 기가 차다는 듯 몇 번이나 깜빡였다.


     그것도 그렇겠지요. 저와의 대화까지는 들리지 않은 모양이지만, 아가씨께서는 새빨간 얼굴로 가슴을 양손으로 가리고 계시니까요.


     그것에 눈치챈 죠엘님과 다른 몇 명이 괴이한 시선을 보내고 있어서, 허둥대는 아가씨를 대신하여  스커트의 끝단을 쥐고 싱긋 웃으며 얼버무려두었습니다.


     ".......저, 저기!"


     그때, 방치되어 있던, 소환된 동급생 중에서 세이 군이 손을 들면서 긴장된 느낌의 목소리를 내었다.


     "저희들,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


       ***


     지구에서 소환된 학생들은 일단 간단한 설명만을 듣고, 자세한 설명은 내일하기로 하고 학교에 있는 객실에 안내되어 쉬게 되었다.

     처음에는 한 명당 한 방씩 마련해 줬지만, 앞날이 불안한 학생들은 두세 명이 쓰는 방을 희망하여, 제각각 오늘 일어난 일을 도란도란 상담하기 시작하였다.


     "저기 긴코.....우리들 어떻게 되는 걸까나?"


     "음....."


     2인실 안에서, 친구인 후아의 말에 씩씩한 긴코도 역시나 말을 흘린다.


     긴코 일행은 짓눌릴 것 같은 불안함에, 불안에서 눈을 돌리려고 너나 할 것 없이 다른 화제를 찾기 시작했다.


     "어.....카미시로 씨는, 그런 애였었나?"


     "......모르겠어. 그다지 대화한 적이 없는걸. 그런 상황 속에서 혼자 앞으로 나와서, 그렇게 당당하게 있다니....."


     갑자기 사람이 바뀐 것 같은 동급생의 행동에, 놀라고 당혹해하면서 그 모습을 떠올려보니 불안감이 약간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말야...."


     "응......"


     두 사람은 동시에 떠올랐는지, 함께 같은 질문을 입에 담았다.


     ""카미시로 씨의 이름은, 뭐였더라?""


     


     불안에 휩싸인 학생들 속에서, 몇 명의 여학생만은 동급생에 맞춰서 불안해보이는 얼굴을 하면서도, 그 내심으로는 환희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녀들은, 이 세계가 '무엇인지' 를 알고 있다.



     여성향 게임ㅡㅡ [빛과 어둠과 사랑의 라인].


     그 무대가 되는 세계, [모형정원세계 판데리아] 의 [알그레이 왕국]


     

     그 게임은 10년 전, 가정용 게임기로 처음 발매되었다.


     내용은 흔한 여성향 연애 게임이었지만, 너무 세밀한 설정과 캐릭터의 다채로운 대사 덕분에 게임 매니아 사이에서 한때 화제가 되었다.

     

     내용은,  [탐구자] 인 히로인이 수많은 공략대상 사이의 사랑에 흔들리면서, 마지막에는 그 인물과 새로운 나라 [알그레이] 를 건국해서 도시개발 게임의 요소를 담았다고 하는 이색적인 게임이다.



     발매 후 3년, 제 2 탄인 [빛과 어둠과 사랑의 라인2] 가 발매되었다.


     개발회사가 듣도보도 못한 회사였고 제 1 탄이 많이 팔렸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 매니아들은 제 2 탄이 나온 것을 수상쩍게 여기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더욱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게임은 건국 후 2백년이 지난 알그레이 왕국. 그 왕도에 신설된 [마술학원] 이 무대였다.


     이것의 내용도, 공략정보가 일절 도움이 안될 정도의 대사량 때문에 몇 번이라도 즐길 수 있다고 소문나서, 전작과 다르게 학교의 수업내용과 법제도 등도 결정하는 내정 요소도 포함해버려서, 누구 취향의 작품인지 모를 내용이었다. 


     그 3년 후, 제 3 탄인 [빛과 어둠과 사랑의 온라인] 이 발매되었다.

     

     모 사냥 게임처럼 패스워드가 정해진 방에 들어가는 것으로, 최대 네 명의 히로인이 같은 게임의 무대를 즐길 수 있다.


     내용은, 더욱 2백년이 지난 알그레이 국의 마술학원에 소환된 히로인이, 남성진을 공략하는 게임으로서, 친구끼리 게임할 경우를 제외하면 공략대상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서 인터넷 상의 다툼으로 발전하는 일도 있었다.


     거기에다가 액션RPG의 요소까지 더해서, 혼돈스러운 내용의 게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작년 연말에 제 4 탄, [빛과 어둠과 사랑이 온라인2 ㅡㅡ 사랑의 밀푀유] 가 발매되었다.


     이건 다른 작품을 내놓지 않는 회사가 어째서 이 정도의 개발비를 들이는가, 의미를 모를 정도로 공들여 만든 게임이었다.


     이번에도 온라인이며, 동시에 10명 정도가 참가할 수 있는 것이다.


     무대는 더욱 2백년 후 정도 지난 마술학원에, 여학생 8명, 남학생 8명 총 16명의 중학생이 학급 채로 소환된 것으로서, 플레이어는 제 1 히로인인 자작영애나, 16명의 학생 중에서 고른 후 플레이하게 된다.


     이 게임의 이색적인 점은, 먼저 [남학생] 도 플레이어 캐릭터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 이색적인 점은, 이런 부류의 게임으로선 드문 [3D오픈월드 게임] 이며, 조작 캐릭터도 커스터마이징 가능하고, NPC가 딘 학생도 수천종류의 용모와 성격이 준비되어 있어서 그것들을 랜덤으로 조합하여 생성된 학생도 공략할 수 있는, 미친 것 같은 자유도에 허탈한 웃음을 유도한다.

     


     이 게임의 세계에, 게임과 마찬가지로 중학생인 자신들이 소환당했다.


     게임을 알고 있던 몇몇 학생들은 게임과 다르게 16명이 아니라 17명이 소환된 것을 약간 의문으로 느꼈지만, 그 이상의 기대감때문에 그 점도 곧장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게임의 공략대상은, 5명 + α.


     방해가 되는 악역영애는, 3명 + α.


     어느 캐릭터를 공략하려 해도 그녀들이 복잡하게 얽혀들어서 방해를 해오게 되며, 정확한 루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그녀들을 싫어하고 있다.



     이 게임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생각했다.


     1년 이내에 파트너를 찾아서 [공략]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자신 이외의 '누군가' 나 따로 [플레이어] 가 있을 경우에는, 공략대상이 겹치는 것과 방해를 당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자신이 [플레이어] 라고 폭로하지 않는다. 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무기이며, 숨기는 것은 다른 [플레이어] 를 견제하는 것에도 연결된다.


     

     여학생 중 한 명, 카미시로라고 말한 소녀가 악역영애 중 한 명인 샤론의 파트너 후보가 된 일로, 그녀도 [플레이어] 라고 생각했지만, 그걸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폭로하는 것도 위험했다.


     그녀들은 미소와 불안의 뒷편에 숨어서 슬며시 이빨을 간다.


     그리고 소녀들에 의한 자신들의 의지와 자존심을 건, 데스게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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