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부 151화 무대는 우주로!2023년 02월 20일 11시 40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말이죠.
"어째서 이렇게 된 거람."
"미안. 설마 일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나도 생각하지 못했어."
"아뇨, 로건 님 때문이 아니에요. 원인을 말하자면 망할 마녀 탓이니까요."
대체 뭐가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우리들은 지금 우주에 있다. 잘못 말한 게 아니라고. 소형 우주선의 조종실에 있는 것이다. 참고로 조종은 오토 파일럿이라서 우주선을 조종해 본 적 없는 초보자 둘도 안심이다.
모든 일의 발단은 바스코다가마 왕립학교 지하에 의문의 전이마법진이 은닉되었다는 일부터였다. 그럼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보자.
"오, 로건 님. 아무래도 피곤하신 모양인데요."
"응, 역시 나한테는 저런 답답한 것은 안 어울려서."
학교의 건물 내에 있는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도중, 복도 저편에서 로건을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중무장한 병사들을 데리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뭔가 둘러대고서 혼자 도망쳐왔음이 틀림없다.
이쪽도, 버질과 올리브가 나보다는 부모님을 지켜줬으면 해서 화장실 정도는 혼자 갈 수 있다며 홀로 왔다. 멀리서 환호성이 들려오는 복도. 로건의 표정은 왠지 험하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30년 이상을 계속 혼자 지내왔으니까. 그 시절에는 고독감으로 미칠 것만 같았는데 막상 자유롭게 되고 보니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데 거북함이 느껴지다니, 사람이란 참 제멋대로구나 싶어."
"그런 법이죠. 그래서 그런 굳은 얼굴로 이제부터 뭐 하시려고요?"
"응, 그게 말이지. 조금 꺼림칙한 기척이 느껴지길래 조사하러 가볼까 싶어서."
"꺼림칙한 기척이요?"
"그래. 30년 전 이 나라를 농락하고 내게 저주를 걸었던 마녀의 잔향 같은 거지."
기억하고 계신가요. 옛날 이 나라에서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으로 변했던 무서운 마녀가, 매료와 세뇌의 마법을 써서 로건과 동생인 조르주 및 일부 중진을 맡게 될 젊은이들을 꼬셔서 자기를 둘러싸고 살육전을 벌이도록 했던 이야기를.
"그런가요. 그런 성가신 마녀가 학교에 뭔가 안 좋은 선물을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죠?"
"그것을 지금부터 조사해 보려고. 뭐, 마녀 본인은 한참 전에 내가 이손으로 끝장냈고, 꺼림칙한 기척이라 해도 조금 신경 쓰이는 정도니까 별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모처럼 가족끼리 모였는데 방해할 생각은 없으니까 안심해. 뭐 바로 돌아올 거야."
"그걸 세간에서는 플래그라고 부르는데요 로건 님."
그렇게 해서, 내버려 두면 또 뭔가 성가신 일이 일어날 듯한 예감이 느껴져서 따라가기로 했다.
나로서는 도통 알 수 없는 잔향이라는 것을 거슬러 로건을 따라 학교의 지하로 향한 우리들은, 그곳에서 뭔가 수상쩍은 마법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동하지 않는데요."
"그런 모양이야. 마녀가 이 전이마법진을 쓴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악한 마력의 잔해가 약간 남아있어. 아마 내가 신경 썼던 꺼림칙한 기척은 이거겠지."
학교의 정원에 자리 잡은 이 나라의 건국자이며 초대 국왕인 바스코다가마 1세의 동상 뒤편을 통해 침입할 수 있는 비밀 통로 같은 계단을 내려가자 작은 방이 있었는데, 왠지 실제로 이런 일을 겪어보니 조금 두근거린다.
자물쇠가 있어서 해제마법으로 풀고 들어가 보니, 실내에는 수십 년이나 봉쇄되어 있던 탓인지 먼지가 수북이 쌓여있었고 매우 곰팡내가 났다. 마법의 빛으로 비춰보니, 넓이는 3평 정도인 모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다. 수십 년이나 방치되어 있었는데도 풍화되거나 표면이 바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수상쩍다고?
"새겨진 술식을 해독해 본 바로는, 아무래도 전이마법진 같은데. 행선지는 불명이지만."
게임이라면 분명 뭔가 중요한 보물이 숨겨져 있을 법한 상황이지만, 마법진이라면 여기서 어딘가의 던전으로 연결되어 있는 걸까. 혹시 숨겨진 던전? 일까 싶지만, 선객이 있었다면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흠, 가볍게 마력을 흘려 넣어보았지만 아무래도 작동하려면 특별한 뭔가가 필요한 모양인데."
"예? 아니 그만두자구요 로건 님. 잠자는 사자는 건드리는 게 아니라구요. 만일 작동해서 사신이나 파괴신이라도 나와버리면 어쩌려구요!"
"그래. 이쪽에서 가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불러내는 전이마법진일 가능성도 있었지. 그건 생각 못했어. 하지만 호크 군은 걱정도 많아. 그런 위험한 녀석을 봉인하려고 일부러 학교 지하를 골랐을 거라 생각해?"
당연하죠!! 학교의 지하에 봉인된 적을 협력해서 쓰러트리는 이야기는 판타지 학원물 게임에서 흔한 전개잖아요!! 하지만 그런 국룰 따윈 알 리도 없는 로건은, 무릎을 꿇고서 전이마법진의 표면을 손가락으로 만져보고 있다.
"반개가 아닐까요? 학교의 지하를 골라 봉인한 것이 아니라, 봉인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그 위에 학교를 건설해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했다던가."
"호오, 그런 생각도...아얏!"
"괜찮으세요?"
아무래도 돌의 모서리에 손을 조금 베인 모양이다. 약간 피가 나오고 있어서 회복마법이라도 써줄까 생각한 순간, 그것이 일어났다.
"우왓!?"
"앗!?"
갑자기 작동한 전이마법진이 빛을 내더니, 우리들은 그 빛에 휩싸였다. 그랬구나, 열쇠는 왕족의 피였어! 흔한 트리거였어 정말!!
그렇게 우리들이 날아가버린 곳은, 놀랍게도 하늘에 떠 있는 부유섬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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