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52 무게 상회

 

 미미노, 논, 무게 3명은 해독이 끝난 글자ㅡㅡ 레이지가 [경외의 미궁]의 벽화에서 베낀 내용을 바라보고 있다.

 미미노는 내심 놀라고 있다.

 레이지의 지성에는 탁월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설마 한번 보았을뿐인 벽화의 탁본을 완성시켰을 줄이야.

 

 (혹시 레이지 군은, 기억에 관한 [천부]를......?)

 

 그렇게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은 그보다도 이 내용이다.

 

 "무게 씨, 논, 이 내용이 틀림없어?"
 "네. 고대어에 관해서는 미미노 씨 쪽이 잘 하잖아요? 저는 교회에서 조금 배운 정도라서요."

 미미노는 하플링의 마을에서 약품조합에 관한 서적을 읽을 때 필요하다며 고대어를 배웠기 때문에, 무게보다도 잘 읽었다. 무게의 사전도 도움이 되었다.

 

 첫 그림은 등을 돌린 두 여성.

 [원초, 세계는 하나였으며, 둘로 나뉘었다]

 

 두번째 그림은 여덟 구슬이 같은 간격으로 나뉘었는데, 그것이 두 세트. 16개의 구슬.

 [천부는 두 세계에서 한 곳에 편중되어서는 아니 된다]

 

 세번째 그림은 문을 지나는 남자

 [위대한 마법사는, 세계를 넘었다]

 이 [위대한 마법사]는 [구정의 미궁]을 만든 라=피차를 말한다고 생각된다.

 

 네번째의 그림은 고뇌하는 남자.

 [위대한 마법사는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생각했다]

 

 다섯번째 그림은 아홉 개의 문.

 [세계의 이치가 되는 숫자는 8. 이것을 뛰어넘는 아홉 개의 미궁을 만든다면 세계의 이치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구정의 미궁은 오랜 세월에 걸쳐 감정의 에너지를 모은다]

 

 여섯번재 그림은 아홉 개의 문이 열려있다

 [구정의 미궁의 과반이 공략되면, 아홉 개의 모든 미궁을 해방한다. 그와 함께 모아둔 에너지도 해방된다]

 

 마지막 그림은 처음의 두 여성이 마주 보고는, 뻗은 손과 손이 맞닿아 있다.

 [막대한 에너지는, 두 세계를 다시 한번 이을 것이다]

 

 "두 세계가 이어진다라면, 레이지 군이 전에 말했었어."

 미미노는 쿠르반 성왕국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레이지한테서 어느 정도 들었다. [뒷세계]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으며, 그곳에서 찾아온 [조정자]와의 전투, 그리고 [조정자]가 소환한 우로보로스ㅡㅡ거대한 뱀하고는 미미노도 싸웠었다.

 

 "미미노 씨, 공략한 미궁은 이미 4곳 있어요. 그렇다면 하나만 더하면 과반을 넘기고 말아요."
 "자, 잠깐만요, 두 분. 또 하나의 세계에 짚이는 게 있습니까? 이 나라에선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제국이 파악하지 않고 또 하나를 공략해버리면 위험하지 않을까? 무게 씨, 누군가한테 보고하는 편이 좋겠어."
 "그, 그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밤이 늦었지만, 미궁관리국의 비번은 있을 테니 한번 가봅시다."

 무게는 그렇게 말하고는 종이를 간추리며 일어섰다.

 그때 문의 열림과 동시에 눈앞에 거한이 나타났다.

 

 "우와아아아아!?"
 "무게 씨!?"
 "누구야!! ㅡㅡ아니 단테스!"

 그곳에 있던 것은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단테스였다.

 

 "어, 어이, 저걸 봐."

 단테스가 가리킨 것은ㅡㅡ이 건물 위, 아득히 높은 상공이었다.

 그곳에는 이미 아홉 개의 빛기둥이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