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5부 53화 자객, 삼각, 공, 벌(2)
    2023년 01월 02일 01시 06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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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만큼은, 용서 못 해!"

     [도련님, 그렇게 성급히 드시면 목에 걸리고 말아요. 여기 따스한 핫밀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놓치지 않고 양손에 든 기관총을 난사하는 메이드복장의 로리에. 너, 왜 아직도 메이드복 입고 있어? 아하, 올리브와 로리에가 간이마도구에 의한 재밍을 돌파했기 때문에 자객들이 나를 공격하는 거구나.

     

     이미 골드 부자 척살을 내건 집단이 한창 싸우고 있는 우리를 포위하고 있다. 지금은 아직 로리에와 올리브 둘이서만 나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손대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전방향에서 마법과 총알의 일제사격이 날아들 것이다.

     

     "반드시 죽인다!"

     오오, 기관총이 떨어지니 이번에는 피아노줄 같은 실을 꺼내더니 그걸로 나를 공격해 온다고. 너는 피아노줄이나 트럼프를 무기로 싸울 것 같긴 했어(웃음)라고 놀려줘야 할까.

     

     "왜 안 죽어!?"

     "글쎄, 왤까요?"

     "바보 취급하지 마!"

     모든 피아노줄을 순식간에 베어내자, 너무나 예상밖이었는지 냉정함을 잃고 이번에는 뭔가 매우 투박한 군용 나이프 같은 것을 허벅지의 홀스터에서 꺼내 들어 양손에 잡는 그녀의 눈에는, 증오, 증오, 혐오, 반에 대한 애정, 암살자로서의 사명감. 예, 원 페어입니다.

     

     "미안하지만, 난 조금 바쁘니 둘을 상대할 시간이 없어! 미안!"

     "놓치지 않는다!"

     아, 달라붙는 건 그만해 올리브. 난 접근전에 약하다고. 시마법의 응용으로 가속된 세계에서 유유히 도망친다. 주위 사람들의 움직임이 슬로 모션인 덕택에, 이런 일반인인 나도 대처가 되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스승님! 훈련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구요!

     

     "그럼 여러분! 안녕히들 계시오!"

     일부러 목청을 높이고, 미소 지으며 워프게이트를 연다. 도주처야 물론 제국에 있는 아빠가 마련한 아지트다.

     

     "다녀왔어 아빠... 앗, Oh... 이렇게 나오셨나."

     은신처로 돌아가니, 아빠가 목을 매고 죽어있었다.

     

     방어마법은 제대로 걸어뒀으니 자살이려나? 자살이겠네. 이 경우, 150kg에 가까워 보이는 아빠의 거체를 끊기지 않게 지탱할 수 있는 로프의 튼튼함을 대단하다고 칭찬해야 하나?

     

     "진짜였나......."

     [미안해 호크. 아들이 먼저 죽어버리면 분명 견딜 수 없어 보이니까, 아빠 먼저 죽을게. 이 편지 옆에 함께 놓아둔 독을 마시면 고통받지 않고 죽을 수 있단다. 마지막까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아빠가]

     

     아무리 내가 어떻게든 한다고 말한들, 이 세계의 호크를 계속 돌봐온 이 사람으로 보자면 조금도 믿을 수 없는 말일 것이다.

     

     나는 어떻게 해야 좋았을까?

     

     자신이 이 세계의 호크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야 했나? 아빠를 혼자 두고 나가지 말았어야 했나? 아니. 어느 것이나 이 아빠한테 근본적인 구원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지키려고 했던 [호크]는, 지금 여기에 있는 [내]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그럼에도.

     

     이 세계의 아빠의 시체를 올려다보면서, 나는 유서와 독이 든 병을 손에 들고 휘청거리며 침대에 걸터앉고는, 그대로 털썩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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