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부-13 기나긴 여행의 끝(1)2022년 12월 26일 15시 05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밤의 장막이 내려왔다.
격전에 이은 또 다른 격전을 끝내고, 상처투성이가 되어가면서도 전사들이 생환한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두 남매는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다.
"것 봐, 오라버님. 역시 전부 해결되었잖아."
"그래. 네 말대로였구나.""마리안느 씨라서 다행이었어. 처음부터 저 사람이 있었다면 그런 일로는 안 되었다고, 마이논은 생각했는걸."
"......그건 그렇고, 언제까지 그 어조로 할 거지."오빠의 물음에, 여동생은 몇 초 침묵한 뒤에 싱긋 웃었다.
"그래. 마지막 정도는...... 이젠 괜찮으려나."
"......우리들도 가볼까."전장 전체가 보이는 작은 언덕에 서 있던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간다.
그것은 병사들이 귀환하는 듯한 용맹한 모습이 아닌.
동물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어 기어가는 듯한, 쓰라린 모습이었다.
"저기~ 로이. 슬슬 내려주시겠나요?"
"......아, 어어. 응."약혼남이 천사로 잡 체인지한 것을, 마리안느는 뭐 그런 일도 있구나 하며 받아들였다.
그건 그렇고 아직도 황금의 날개를 펄럭이고 있는 로이와 함께 마리안느는 떠있었지만, 이미 [언노운 레이]에게 전투력은 없다. 몸의 파편에서 은하가 떨어져 나오더니 빛의 입자로 환원되고 있다.
"아 롱, 그쪽이 아니라고요. 아니 이젠 됐다니까요! 피곤하다면 이대로 내려가!"
"......미, 안."어이어이 괜찮은 거냐 이 녀석, 하고 마리안느가 눈썹을 찌푸린다.
안색이 나빠서, 마지막 승부를 걸었던 때의 생기는 이미 흔적도 없다.
(전력질주를 끝낸 주자가, 아드레날린에 의해 느끼지 못했던 과부하를 단번에 받는 느낌일까요)
천천히 지면에 내려서서 두 발로 대지를 밟음과 동시에, 로이가 한쪽 무릎을 꿇는다.
마리안느 또한 엉망진창인 몸이었기 때문에 휘청거렸지만, 그래도 제대로 서 있었다. 아직 부러진 채인 한쪽 다리가 매우 아프다. 가슴과 한쪽 팔을 두르고 있던 장갑이 흩어지고 한쪽 눈의 보조 모니터도 사라진다. 사지타리우스 폼의 해제.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뒤를 돌아본다. 바로 저곳에, 쓰러진 [언노운 레이]의 거구가 드러누워 있다.
몬헌의 퀘스트 클리어 화면 같다고 마리안느는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템을 받을 때의 라스트어택 화면은 둘이서 화살을 쏘는 장면이겠다며 멍하니 생각하자, 얼굴이 화끈해진다. 서둘러 머리를 붕붕 흔들었다.
"...... 아아 정말, 무리하고 있을 때의 이 녀석, 무아무중이 되어서 심장에 안 좋네요."
등을 쓸어주는 정도는 해줄까 싶었지만, 거대한 날개의 근원이 있어서 만질 수가 없다. 이젠 전투도 끝났으니 그 날개 방해되지 않아? 슬슬 해제하지 그래? 라고 말을 걸려고 했다.
그때.
"마리안느! 로이!"
아무래도 후방의 전장도 끝장이 난 모양이다.
병사를 이끌고 유트와 청기사가 다가온다.
"아아, 마침 다행이네요. 누가 좀 물을 갖고 와주시겠나요? 그의 소모가 심해서......"
"ㅡㅡㅡㅡ읏!?"시야에 비친 사람들의 안색이 바뀌었다.
급정지한 왕자와, 그를 지키기 위해 병사들이 앞에 튀어나와 무기를 든다.
명백하게, 마리안느를...... 정확히는 그녀의 옆에서 무릎 꿇은 청년을 경계하고 있다.
"어? 뭐 하는 거예요?"
마리안느는 눈치채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이 세계에서 누구보다도 신들의 가호를 많이 받는 여자이니, 눈치챌 리가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르다.
"네 곁에 있는 녀석, 그건 누구야!?"
몸에 깃든 신비의 양과 질이 다르다. 신성한 존재에 대한 마리안느의 감각은 완전히 마비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차이점을 눈치챘다. 그곳에 있는 것을 로이 미리온아크라고 단언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깜짝 놀라고 있는 마리안느의 곁에서, 로이 본인도 아직 신음하면서 고개를 젓고 있다.
(ㅡㅡㅡㅡ그래. 나는 누구인가)
시야가 고정되지 않는다. 로이의 시야 속에서, 세상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아니ㅡㅡ반대다.
세계가 변한 것이 아니다. 변하는 것은 로이 쪽이다.
(뭐지, 이건. 나는......나는, 무엇을......)
백도어에 가까운 접속이라고는 해도, 지크프리트는 이미 그릇으로서 완성되어 있었다. 본인의 자질과 끊임없는 연마에 의해, 이미 그는 우르스라그나로서는 충분히 완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로이는 다르다. 아직 발전 도중이며, 애초에 접속 자체가 완전한 형태가 되어버리기 전의 가불이다. 이른바 빚을 진 상태에 불과하다.
(테오스의 힘을, 이끌어내서......테오스? 뭐지, 그건. 나는 그런 걸 모를 텐데, 알고 있어. 나는 계속 그걸 기다리고 있다. 누가? 내가? 어째서ㅡㅡ)
생각이 끝없는 늪에 파고든다.
인격이 과부하에 융해되어 간다.
로이 미리온아크가 로이 미리온아크가 아닌, 누군가한테.
"무슨 말인가요? 뭔가 시력에 디버프라도 걸렸나요? 이것은 로이 미리온아크예요. 일단은 저의 약혼남이랍니다."
그것은 야밤을 가르는 백광과도 같은 목소리였다.
"자, 소모가 심한 것은 알겠지만, 너무 안색이 나쁘니까 딴 사람 취급당하는 거라고요 로이. 정신 차리세요!"
머리를 탁탁 치는 감각에, 로이는 천천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진홍색 눈동자가 자신을 비추고 있다.
(......아아, 그래. 나는 그녀의 눈에, 비치기 위해서)
항상 그녀는 내가 아닌, 여기가 아닌 머나먼 어딘가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끝없는 하늘을, 그 저편을.
하지만 지금만은 다르다.
"앗."
찰나, 황금의 날개가 단번에 입자로 돌아갔다.
머리를 친 바람에 뭔가 안 좋은 일이라도 벌어졌나 싶어 마리안느는 당황했다.
"......괜, 찮, 아."
힘없는 말과 동시에, 싱긋 웃고서.
로이는 그대로 지면에 철퍼덕 쓰러졌다.
싸늘한 수풀의 감각ㅡㅡ이 아닌, 뭔가 매우 따스한 것에 안기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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