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16화 쓸데없이 반짝거리는 백발 제3왕자2022년 12월 17일 23시 28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스테이터스 윈도우, 오픈!! 안 되나. 인벤토리, 오픈!! 이것도 안 돼? 열려라, 아이템 박스! 안 나와! 세이브 화면은 없나? 로드 화면은?"
"어이 뭐하는 거냐 저 녀석. 드디어 맛탱이가 가버렸나?"
"신경쓰지 마. 도련님이 갑자기 이상한 짓 하는 거 매번 있는 일이라고?"
안녕, 실은 주인공이 아님이 판명된 호크 골드 10세입니다. 진짜 주인공으로서 호쾌히 등장한 모양인 배너티 제로 군이 공작가에서 추방당하고 쌍둥이 여동생인 흑발 미소녀 로사 님이라는 자가 제로 공작가의 후계자가 되는 일로 사교계가 진동했지만, 저는 잘 지냅니다.
참고로 제가 지금 기행을 벌이고 있는 것은 현실회피입니다. 지금까지는 완전히 잊고 있었지만, 이세계에 왔으면 역시 한 번은 스테이터스 오픈! 등을 당연하다는 듯 외쳐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뭐 아무것도 안 나왔지만요. 히잉.
그렇게 해서 10살이 되어 왕립학교 초등부에 입학한 나는, 전생과 마찬가지로 있는 듯 없는 듯한 좋은 느낌의 조용한 학생으로서 반에 녹아들었다. 원래는 골드 상회의 후계자로서 학교에서 인맥과 연줄을 만드는데 열심이어야 하겠지만, 솔직히 무진장 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주변에 있는 것들은 10살 주제에 이미 선민사상과 특권의식에 젖어든 귀족집 호로자식뿐인걸.
어쨌든 10살이 되자, 주위의 인간관계도 많이 변화했다.
여동생 마리는 8살이 되었고, 하이비스커스와 사이좋게 지내며 로리에한테 숙녀 교육을 받고 있다. 아버지 이글은 더욱 번성해가는 장사에 비례하는 것처럼 몸도 자존심도 배둘레도 비대화했고, 나는 더 찌지는 않았지만 딱히 야윈 것도 아닌 통통한 느낌.
민트 선생은 대학 졸업을 계기로 가정교사를 그만두었고, 현재는 교육실습생으로서 왕립학교의 고등부에서 일한다는 모양이다. 약혼녀인 서니와는 같은 1학년 A반의 학생이 되었지만 교실 안에서는 거의 대화하는 일 없이,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다.
호위 3명도 여전해서, 이전보다 거리감이 줄어든 탓인지 요즘 이상하게 편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지만 딱히 문제는 없다. 또래 친구? 하핫! 가능하겠냐 그런 게. 왜냐면 지금의 나, 정신연령으로는 21세가 된다고? 10살 꼬마 상대로 어떻게 우정을 키울 수 있겠어.
"골드 군, 다음 수업이 시작되겠어. 빨리 교실로 돌아가자."
"실례했습니다, 전하. 바로 가겠습니다."
"정말, 피클스면 된다고 했는데."
"황공한 일이옵니다, 전하."
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나한테도 있었다. 무슨 업보인지, 같은 A반 친구인 왕자님의 눈에 들게 되어버린 것이다. 모두가 뒤에서 왕자라고 불리는 미남을 말하는 게 아니라, 진심 리얼한 왕자님이다. 블랜스턴 왕국 제3왕자 피클스 블랜스턴. 설마 하던 반 친구다.
그런 그는 지금 사교계에서 가장 핫한 제로 공작가의 영애, 로사 제로의 약혼남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어째서 나 같은 녀석을 주목했는지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정말 수수께끼다.
"정말, 학교 안에서는 왕족도 귀족도 평민도 없고 모두가 평등하다고 교장선생님도 입학식 인사에서 말씀하셨는데."
"평등한 것과 예절을 지키는 것은 양립하기 때문에, 부디 용서를."
그런 반짝반짝 왕자님과의 만남은, 입학한 첫날로 거슬러간다.
[어이 너! 그 골드 상화의 자식이라며!]
[돈으로 작위를 사려는 비겁한 녀석과 같은 반이라니 농담이 아니라고!]
[네가 A조에 들어온 것도 아버지의 기부금 덕분이지?]
[후안무치도 유분수지! 네 아버지 회사, 아빠한테 말해서 없애줄까!]
예, 생각대로 망할 귀족 꼬마들한테 둘러싸였습니다. 뭐 귀족만 모인 A반 안에 평민이 달랑 하나 있으면 그야 괴롭힘 당하고말고.
[무시하지 마!]
[뭘 우쭐대는 거야!]
[아무래도,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저기, 너희들 뭐 하고 있어?]
그런 괴롭힘 현장에 호쾌하게 나타난 자가, 피클스 왕자였다.
[와, 왕자님!?]
[이, 이건 말이죠, 그!]
[건방진 평민한테 예의를 가르치려고 생각해서!]
[학교 안에서는 왕족도 귀족도 없는 학생이라고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셨지. 왕족인 내가 그걸 지키려고 하는데, 귀족인 너희들이 그걸 안 지킬 셈이려나?]
[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죄송했습니다!]
괴롭힘 현장을 미남 왕자님이 구해준다. 마치 소녀만화나 여성향 게임 같은 전개라서 웃겨. 내가 히로인이었다면 이 시점에서 이미 사랑이 시작되었어도 이상하지 않다. 분명 미려한 이벤트 스틸컷으로 표시되겠지. 이 세계에 CG모드는 없는 모양이지만.
[저기 너, 괜찮아?]
[예. 덕분에 살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하. 흉한 꼴을 보여드려 죄송할 따름입니다]
역시 상대가 왕자님인 만큼, 나도 자신을 낮춰야만 한다. 섣불리 기분을 상하게 하다가 [불경죄다!]라며 짜증을 일으킨다면 큰일 나니까.
[아니, 그렇게까지 예의 차리지 않아도 되니까. 같은 1학년이잖아? 사이좋게 지내자]
[황공하옵니다, 전하]
정말 그만해달라. 지금도 A반에 소속된 이유로 괴롭힘 당하는 학교인데, 왕자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더욱 괴롭힘 당하잖아. 그야말로 소녀만화라고. 피클스 님 팬클럽의 친위대장이라고 나온다면 어떻게 할 건데? 아앙?
[나는 너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데. 안 되려나?]
[......영광입니다......]
삼가, 나를 이 세계에 전생시킨 신님. 확실히 저는 여혐이고 여자와 있기보다 남자친구들과 같이 있는 편이 즐거운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 해서 미남 왕자가 다가와도 곤란하거든요. 그보다, 진짜 미남은 마음도 미남이라는 말은 진짜였나 보네요. 열 살 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백발벽안의 미소년 왕자님(실물)의 반짝반짝 아우라가 눈부셔서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데요??
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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