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장 114화 신입 수습 마왕(2)2022년 12월 12일 23시 06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쿠죠가 자랑하는 2대 여관 중 하나인 [취람정]의 3층. 그 가장 구석에 아만다의 방이 있다.
창가의 고급진 안티크 태아불에서는, 어젯밤부터 행방불명인 글러브를 제외한 대주교들이 차를 마시고 있다.
마담은 최상층에서 우아하게 낮잠을 자고 있어서 손이 빈 노집사 싯지가 시중을 들고 있다.
"......그 꼬마, 어디를 싸돌아다니는 거야. 유곽 부근에도 없다더라."
"......정......""그건 그렇지만, 알아서 죽었으면 해~ 너희들이 모르는 곳에서 끝장냈으면 좋았을 걸."
불만을 퍼붓는 여우 귀의 말에, 커다란 지팡이와 작은 몸집의 노인이 어깨를 으쓱인다.
"이 마을에서의 일이 무사히 끝난다면 약간의 투정은 관대하게 넘어갈게요."
"그런 걸까~......하지만~"산들바람에 붉은 머리를 나부끼게 하는 아만다였지만, 갑자기 맞은편 여자의 눈동자에 위험한 빛이 깃든다.
"그것 때문에 지장이 생긴다면...... 저질러도 되겠지?"
"우문이네요. 의논할 여지도 없어요. 글러브 씨 정도라면 전력으로서는 한참 밑이니까요."
"좋아!"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천진난만한 모습은, 과연 동료를 죽인다고 하는 발상을 가진 자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렇다면 오히려 기대되는걸~ 신참 주제에 거슬린다고~ 그 녀석. 빨리 문제 좀 일으켜줬으면 해."
"......흉......"
쓴웃음을 짓는 노인을 바라보며, 들뜬 마음으로..... 문득 창 아래에 시선을 준다.
그곳은 명물인 벚꽃을 보려는 관광객으로 바글거렸는데, 그중에는 치정 싸움 같은 것까지 일어나고 있다.
"너...... 그 여자는 뭐야!!"
한 여성 여행자가, 동행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소리친다.
남자의 팔에는 다른 여성이 팔을 감고 밀착해있다.
"아, 아냐! 오해야! 이 사람은 우연히 말을 걸어온 것뿐이고."
"말을 걸어......줬다.....고!? 아주 좋아 죽으려고 하네!?"".............."
눈물짓는 남성이, 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린다.
벌써 변명거리가 소진된 모양이다.
".....저기, 역시 나랑 갈래? 너랑 이 아이는 맞지 않아 보여."
잡고 있던 팔을 더욱 끌어당겨서 가슴에 끼우는 여자.
쿠죠에서는 가끔씩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관광객을 목표로 삼아, 같은 여행자의 모습을 한 기생이 대낮에 남자를 유혹하여 벌어들인다.
기생들 사이에는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자도 있어서, 이렇게 밤낮을 불문하고 일하는 일도 있다.
"......헤헤."
"이 녀석.....!"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이 여성은, 피가 솟구쳐서...... 해서는 안 될 말을 외치고 만다.
"누가 좀 도와줘!! 이, 이 여자 ㅡㅡ [비색의 마녀]야!!"
술렁거림의 파도가 퍼지자, 동요와 혐오의 감정이 일제히 생겨난다.
그것은 입에 담기도 꺼려지는 악명이었다.
"무, 무슨 말 하는 거야!!"
".........."여자는 눈앞의 말도 안 되는 언동에 안색이 핼쑥해졌고, 남자는 깜짝 놀란 얼굴로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위병 씨이이이이!! 빨리 이 마녀를 붙잡아요!! 빨리이이!!"
히스테릭하게 외쳐대는 여자.
하지만......
"............."
"칫, 기분 나빠......"향해오는 것은 짜증 난다는 시선과, 혐오감을 부딪히는 신랄한 어조뿐.
"어, 어째서...... 이런 거 이상하잖아!!"
그것도 그럴 터. 기생이 대낮에 남자를 유혹하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라서, 마녀일 가능성은 만의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여자는 금기된 이름을 불러서 주변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뿐. 동행의 남자도 기생도 주변 사람들도 위병도......
".........."
"방해다, 비켜!"
"꺄악!?"자신이 놓인 상황을 이해하고서 안색이 새파래진 여자가, 짜증을 일으키던 관광객에 밀려 넘어졌다.
"............"
"아....."동행의 남자는 넘어진 여자에게 걸어갔다.
"저, 저기, 미안ㅡㅡ"
"너......아무리 그래도 정도가 있지. 최악이야. 잘 있으라고. 두 번 다시 눈앞에 나타나지 마."평소의 부드러웠던 남자는 온데간데없이, 경멸의 눈초리로 내려다보며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여자와 함께 떠나간다.
"......................흐, 흐윽......"
길 한복판에서 울기 시작한 여자였지만, 누구도 도와주는 자는 없다.
[비색의 마녀]라는 이름은, 그 정도로 금기된 단어였던 것이다.
"아~ 저질렀네~ 킥킥, 저런 남자 따윈 그냥 줘버렸으면 좋았을 것을. 어떻게 봐도 외모만 반반한 속물이잖아."
테이블에 팔꿈치를 대면서, 창 밑에서 일어난 타인의 불행해 흐뭇해하는 대주교.
"그것도 하필이면 [질투의 음ㅡㅡ"
찻잔이 터진다.
"............."
"............."시선은, 화가 나서 컵을 으스러뜨린 아만다에게로.
"......실례했습니다."
"그것은......괜찮지만. 뭐가 불만이야?"
"아뇨, 전혀 아닙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손가락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아만다는 동료의 질문에도 말을 흐린다.
"그거라면 됐지만............응?"
"왜 그러세요, [유미] 씨."
갑자기 바깥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여우귀의 대주교 유미에게, 아만다가 묻는다.
"아니 별로? ......방에만 있었더니 피곤하네~ 바깥공기 좀 쐬고 올 테니, 실례할게요~"
"......매(呆. 남 말할 처지가 아니다)......"
일어선 유미의 모습에 어이없어하는 노인 대주교지만, 개의치 않고 가볍게..... 창틀에 발을 걸친다.
"뭐 괜찮잖아. 아만다도 말했는걸. 자유롭게 있으라고. ㅡㅡ그럼 이만."
활과 화살통을 메고서, 대담하게 뛰어내렸다.
아래쪽에서 여러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
유미의 실력은 글러브와는 비교도 되지 않으니, 신변의 걱정은 필요 없다.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자신의 몸을 위험에 빠트릴 필요 없이 일방적으로 끝내버리는 전투 스타일 때문에 지나친 점이 있다는 것.
"아만다 님, 이쪽을 드시지요."
싯지가 아만다에게 새로운 홍차를 내민다.
"아, 죄송해요. 고맙습니다."
"개의치 않습니다. 이쪽에 물수건을 마련해놓았으니 부디 써주시길."
"고맙게 쓰도록 할게요......"
"따로 뭔가 용건이 있으시다면, 뭐든 말씀해주십시오."부드럽게 미소 지은 싯지는 아만다에게 말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다면, 그때는 부탁할게요."
"알겠습니다. 언제든 편히 말씀해주십시오."그리고, 아가씨를 모시는 집사처럼 아만다의 등 뒤에서 대기한다.
"..........."
등 뒤의 기척 때문에, 왠지 뒷머리가 가렵다.
하지만 나잇값도 못하고 이런...... 마치 공주 같은 대접에 이상한 흥분을 느끼는 아만다.
진정되지 않는 기색으로 뜨거운 홍차에 입을 댄다.
"......홀......?"
"무슨 바보 같은!"과도하게 반응하는 아만다가, 작은 목소리로 반박한다.
"무슨 근거로? 아무리 동년배라 해도 적당히 말해야ㅡㅡ"
아만다의 말을 뒤덮는 것처럼, 여관이 흔들렸다.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그 흔들림에, 컵의 홍차가 넘쳐흐른다.
"..........."
"지금 것은, 설마......?"아만다의 눈이 천장으로 향한다.
이 위는 최상층. 가장 좋은 방이 준비되어 있다.
"......아가씨께서 저를 부르고 계신 모양입니다."
"싯지 씨......"
"죄송합니다. 일단 자리를 벗어나야겠군요."조용히 고개를 숙인 노집사는 등을 돌리며 방을 떠나갔다.
"......과......"
".................그렇네요. 이제는 조금 신경쓰이네요. 설마 이런 속도로 강해졌을 줄은....."이 힘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났다.
어제보다도 훨씬 강해졌다. 그것은 아만다조차 놀랄 정도로 상궤를 벗어난 속도였다.
"이 이상이 되면...... 저밖에는 못 말리겠네요."
"......동......""능력을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그렇게는 안 될 거라며, 아만다는 이후의 충돌을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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