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6장 115화 하늘에서 떨어지는 살의(1)
    2022년 12월 15일 02시 50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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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죠의 일본식 거리를, 힐데가르트와 함께 걸어간다.

     

     선명한 벚꽃의 색깔에 감탄의 마음을 품고, 온화한 마음으로......

     

     술에 취한 어른이나 축제에 왁자지껄한 아이들, 그 외에도 여러 웃음소리도 뒤섞여 들려온다.

     

     "......북적거리네~ 노점까지 나와있고. 보통은 여기에 노점이 없지 않아?"

     "그래. 이것들은 축제나 행사, 그리고 이번처럼 벚꽃이 피었을 때만 노점이 허락되어 있지."

     후드를 깊게 눌러쓴 상태의 힐데가르트를 따라서, 관광객과 벚나무와 노점이 많이 늘어선 강변길을 걸어간다.

     

     왁자지껄하게 노는 아이들, 벚꽃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느라 바쁜 어른들.

     

     "그게 좋아. 특별한 때에 먹으니까 노점은 맛있는 거라고. 하지만 그거 알아? 왕도의 노점에서는 영문모를 음식은 잘만 파는 주제에, 쌀은 거절하더라? 열받지 않아?"
     "수요라는 게 있다. 왕도에는 여러 직종이 모여든다. 풍속과 영양 때문에 판매하는 대상이 달라. 쌀은 그 대상에 들어가기 어렵지."
     "......맞는 말은 그만두라고. 슬퍼지잖아. 이런 때는 적당히 맞장구 좀 쳐줘."

     흩날리는 벚꽃잎 속, 노점의 향긋한 음식 내음을 맡으며 걸어간다.

     

     ......조금 뒤에서 몰래 따라오고 있는 4인조가 있는데.

     

     여관의 그 아이들일 테니 흐뭇하게 두고 본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어딜 가고 있어? 힐데는 주저 없이 가는 모양이던데."
     "저곳이다."

     멈춰선 힐데가르트는 대각선 위를 가리켰다.

     

     그곳은 작은 산 위에 지어진 신사 같은 건물이었다.

     

     여기서 보아도 붉은색의 토이리 같은 것이 몇 개 보인다.

     

     "오오! 좋아, 꽤 흥미있다고.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분명 힐데가르트는 처음 마을을 방문한 내게 관광을 시켜주고 싶어서 데려온 모양이다. 상냥한 아이다.

     

     듣자 하니, 힐데가르트는 가난한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여 이 마을에서 수행을 시킨 뒤에 스칼렛 상회 계열의 회사에 보낸다고 한다.

     

     그걸 들은 아이들이 고용해달라며 마을에 오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마담 시대에는 없었던 제도로서, 귀족과 부자처럼 선택받은 이들만 자신의 회사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마담가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황이라고 불리며 누구나 경외시하는 그녀도, 이곳의 신입과 아이들은 매우 따르고 있다. 등 뒤의 아이들도 그럴 거고.

     

     "......음?"

     "......어이 코쿠토, 뭐 하고 있나. 딴 데 보다가 미아가 될 거다."

     조금 떠어진 건물 쪽을 보고 멈춰 선 나를 재빨리 눈치챈 힐데가르트가, 인파를 헤치며 돌아왔다.

     

     "......................아니, 아무것도 아냐."
     "역시 너는 별난 녀석이구나...... 가자. 내 등만 보고 따라와. 빨리 볼일을 끝낼 테니."
     "예이."

     다시 걸어가는 힐데가르트의 바로 뒤를 따라간다.

     

     그건 그렇고, 조금 놀랐다. 설마......

     

     "......오? 잠깐만, 이건 사고 가자!"

     신작 요리의 참고에 도움이 될 듯한 버섯숯불구이를 사려고 했다.

     

     정말 감미로운 향기인걸. 표고버섯 같은 것이 구수하게 구워져 있다.

     

     "내 볼일이 먼저라고 말하지 않았나. 말귀를 못 알아듣는 녀석. 돌아갈 때까지 참아라."
     "그럼 말하겠는데...... 네 오른손의 그거, 뭔데?"

     힐데가르트의 오른손에 꽉 쥐어져 있는, 육즙이 흐르는 닭꼬치를 가리키며 묻는다.

     

     "......사버렸으니 먹지 않으면 아깝지 않은가, 바보 같은 놈."
     " 오, 재밌는 말도 하는데!!"

     

     바보 같은 놈!? 꼬치구이의 노점을 잠깐 보았다고 생각했더니 참지 못하고 그새 사버리고 만 힐데한테 바보 같은 놈이라고 들었다고!?

     

     "뭐 좋다. 이 버섯은 구우면 그럭저럭 맛있다. 내 몫과 함께 사주마."
     "뭐? ......아니, 스스로 사 건데? 돈도 있으니."
     "네놈은 시골에서 올라온 참이라 모르겠지만, 혼자 살려면 돈이 많이 든다. 아껴둬."
     "나, 자취생활 경력 긴데......"

     자란 시골을 떠나 불안에 가득 찼던 그날을 떠올린다......

     

     "뭐? 어느 정도로."
     "8년 정도려나......아얏."
     "허튼 말 마라. 갓난아기를 떠나보내는 부모가 어디에 있나."

     힐데의 반박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나는 8살 정도의 외모였다.

     

     "어이."
     "예, 예이!!"

     무뚝뚝한 점주조차도 즉시 부하로 만들어버리는 힐데가르트.

     

     저릿하게 전해지는 위압감에, 가게의 아저씨도 땀을 흘리며 안절부절못한다.

     

     "멍하니 있지 마. 6개다. 빨리 준비해."
     "6개! 감사함다!"

     

     ......헐, 알고 있었나 보네.

     

     힐데가르트는 커다란 상화의 회장인 만큼, 기척에도 민감한 모양이다.

     

     많은 주문을 받아 기분이 좋아진 노점 아저씨.

     

     "......일단 1개!"
     "............."

     완전히 부하가 되어버린 아저씨는 가장 먼저 힐데한테 꼬치를 내밀었고, 힐데도 말없이 받아 들었다.

     

     "......먼저 꼬치를 받아버렸으니 양손을 다 써버렸잖아. 어떻게 돈 낼 생각인데?"
     "............."

     먹어서 손을 비우려 해도, 양쪽의 꼬치는 아직 많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돈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 지불했다.

     

     "아저씨, 이걸로 충분한가요?"
     "그, 그래, 충분해. 거스름돈 줄 테니 잠시만 기다려라."

     기묘한 침묵이었지만, 남은 다섯 꼬치와 함께 가게 아저씨는 거스름돈을 돌려주었다.

     

     평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가격을 깎는 녀석들도 많은 것이다.

     

     "......흥, 빚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감사는 말하지 않으마."
     "아니 제대된 빚이라고. 빚이 아니라고 해도 감사는 말하라고."

     따지는 보람이 있는 아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어른과 아이를 상대할 때의 분위기가 전혀 달라.

     

     "............"

     조금 삐진 힐데가르트가, 조금 먼 나무 그늘로 예리한 안광을 보낸다.

     

     그러자 눈에 띄게 쫄아버린 4인조가 이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얼굴로 걸어왔다.

     

     "저, 저기...... 힐데가르트 님......"
     "이것은...... 그......"

     단두대로 오를 때의 발걸음이다.

     

     "자자 신경 쓰지 말고, 먼저 이거라도 먹어."

     분명 힐데가르트가 걱정되어 따라온 거겠지.

     

     구운 표고버섯을 나눠주며, 혼나는 공정을 스킵시켜준다.

     

     "......."

     

     

     ………

     

     ……

     

     …






     

     근처에 있는 명소에서, 차분히 구운 표고버섯을 먹는다.

     

     "저게 그 유명한 [바위베기]의 전설에 나오는 바위다? 초대 검성 쥬베 님이 베어버렸대. 대단하지~"
     "오오......!"

     눈앞에 있는 것은 올려다봐야 될 정도의 거암.

     

     다만, 한가운데부터 두쪽이 나서 거울처럼 매끈매끈한 단면이 보인다.

     

     왠지 끈으로 둘러싸서 신목인 것처럼 숭배받고 있다.

     

     아직 초대 용사의 동료가 되기 전의 쥬베가, 수행시절 악령이 봉해진 이 거암을 일태도로 베어버렸다고 한다.

     

     "쥬베 님은 현재 검신님이 되었다고, 이 도시에서는 믿고 있어. 초대 용사보다도 초대 검성님 쪽이 강하다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인걸?"
     "호오, 그건 흥미롭네. 초대 용사는 엄청나게 강하다고 유명했으니, 적어도 그것과 동등한 정도였다는 거 아냐."

     타마키 양과 카에데 양이 열심히 해설해주고 있어서 매우 알기 쉽다.

     

     "어이, 이제 가자."
     "넌 이런 거 흥미 없어? 나는 역사라던가 문화를 느껴서 재밌다고 생각하는데."

     꼬치구이를 다 먹은 모양인 힐데가르트가 뒤에서 재촉한다.

     

     서두르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힐데의 볼일을 끝내자 싶어 돌아본다.

     

     "늘어났잖아!!"

     힐데가르트의 양손에는 새로운 꼬치구이가 들려있었다.

     

     "내가 저걸 바라보는 아주 잠시 동안에, 잘도 두 개나 샀겠다! 그리고 또 고기잖아. 점심식사를 못하게 되니까 모두한테 나눠주라고!"
     "......시끄럽다, 이것은 내 것이다. 누구한테도 안 줘. 그리고 네놈한테 몇 시간 뒤의 식사 걱정을 받을 까닭이 없다."

     "그래 잘 알았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낮에는 제대로 야채 요리 먹여준다!? 녹색 가득한 녀석으로!"

     돌아서서 도망치려는 듯 걸어가는 힐데가르트를 뒤쫓으면서, 특제 야채볶음을 만들 결의를 다진다.

     

     "히, 힐데가르트 님한테, 그런 말투라니......"
     "정말 사이좋네~"

     놀라는 카에데 양과 미소 짓는 타마키 양도 뒤를 쫓아온다.

     

     ......뒤편의 두 사람은 내게 부정적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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