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장 115화 하늘에서 떨어지는 살의(2)2022년 12월 15일 08시 42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신사로 이어지는 수백 단이나 되는 계단을 다 올랐을 무렵, 힐데가르트와 나를 제외한 네 명은 숨이 차올라 헉헉거리고 있었다.
"오오...... 앞도 뒤도 좋은 경치네~ 정말 장관이야. 바람도 기분 좋아서 고생할만한 가치가 있었어."
돌계단의 정상에서, 밑에 펼쳐진 쿠죠의 마을을 바라본다.
"나는 신주에게 볼일이 있다. 다른 아이들이 올라오면 여기서 기다리라고 전해둬."
"알았다고, 갔다 와~ 무슨 일 있으면 외쳐. 달려갈 테니까."
"필요없다."정면에 세워진 신사 쪽으로 성큼성큼 가버렸다.
건물도 훌륭하지만 정원도 잘 손질되어 있고, 무엇보다 운치가 있다. 정말로 명소구나, 싶다.
"어~메이징~"
"어, 어이, 너어......!"
"응?"숨을 헐떡이는 히데 군이, 목검을 지팡이 삼아 계단을 올라왔다.
조금 아래에서는 숨을 헐떡이며 필사적으로 올라오는 카에데 양과 란 군, 그리고 네 다리로 기어올라오는 타마키 양이 보인다.
"빠르잖아, 히데 군. 힐데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말했으니 잠시 쉬어도 돼."
"너는...... 이, 이제 돌아가도 돼...... 이제는 내가 힐데가르트 님을, 지킨다."히데 군이 사명감으로 불타는 눈길로 고해왔다.
"......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 같은데?"
"큭......!"피로에 젖은 다리가 부들거리고 있다. 제대로 펀치에 맞은 복서 같다.
"너, 너의, 힐데가르트 님을 대하는 그 태도는, 용서 못해......! 그런 녀석은 애초에 믿을 수 없어!"
"......확실히 그래."일시적이라고는 해도, 상사인 회장과 선배에 대한 태도가 아니었다......
히데 군..... 아니 히데 선배의 말대로다.
"뭐, 뭘 다투고 있는 거야, 너희들......"
다른 사람들도 다 올라왔다.
주저앉아서 숨을 고르기 시작한 카에데 선배가 바로 우리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뇨, 말다툼이 아니라, 히데 선배님께서 힐데가르트 회장과 선배 분들에 대한 태도에 관한 지적은 받았던 참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여태까지의 무례한 행동거지를 사과드립니다."
"정중해!?"그라스 때와 같은 어조로 자신을 다잡는다.
"아, 아니 아니, 됐다니까! 우리들은 동료라서 그런 말투 쓸 필요 없어! 타마키도 코쿠토의 말투가 좋았다고 했고!"
"헥, 헥...... 으, 으으......"그 타마키 양은, 돌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근성으로 주먹을 약간 들어 올리는 의문의 어필을 해오고 있다.
"힐데가르트 님도 싫다면 알아서 명령할 거야! ......히데! 너 후배를 괴롭히고도 부끄럽다는 생각 안 해!?"
"나, 나는 틀린 말 안 했어! 우리들한테까지 그럴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힐데가르트 님한테만 그러지 말라는 이야기였어!!"뭐야 그랬던 거냐.
히데 군은 힐데가르트를 특히나 흠모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회장한테 편히 구는 내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거구나.
"흠......"
"어이 신입."
"어......뭐, 뭔데......?"카에데 양과 히데 군의 언쟁을 바라보고 있자, 갑자기 말이 없던 란 군이 고압적인 태도로 말해왔다.
비슷한 나이와 키라서, 사이좋게 지낼 만한 남자애였는데......
"나는 너보다 선배라고."
"으, 응, 물론 그런데?""빨리 떡 사와. 3분 이내로."
"..........."빵셔틀을 보내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떡을 요구하고 있다.
"란! 너, 또 후배한테 떡 사 오라고 시킨 거야!?"
"읏......!!"
"너, 상습범이지......? 평소에 얼마나 떡 시켰던 거야?"아무래도 란 군은 떡 공갈의 상습범이었던 모양이다.
눈치챈 카에데 양한테 혼나자 서둘러 건물로 도망가는 란 군.
어디에 저런 체력이 남았던 걸까.
"......자, 이제 너희들은 돌아가. 호위는 나만 있으면 돼."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된다.
이런 시기의 아이는 그대로 말해도 안 되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상대를 구슬리는 교묘한 화술이 필요해진다.
"뭐? 도장에서도 어른을 못 이겼던 네가 힐데가르트 님의 호위를? 넌 주변의 양아치 집단도 어쩌지 못한 수준이라고....... 왜 저런 말 하는 거야, 정말."
카에데 양이 딱 잘라 말하고 말았다. 그 가감 없는 말은 호쾌함까지 느껴진다.
"시, 시끄러! 여차하면 도망갈 시간 정도는 벌어 보일 거다!!"
"진정해, 히데 군. 누군가의 도움이 되려는 네 마음은 기쁘지만, 지금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해. 무엇보다 힐데가르트 님이 원할 거라 생각하지 않아. 안 그래?"
"......힐데가르트 님이......"
"그래. 여기선 일단, 솔직히 대화해보자."동료의 말에 히데 군이 열받았기 때문에, 미소를 지으면서 냉정하게 말했다.
"먼저 그 뒤숭숭한 무기는 쓸데없어. 위험하니까 버리던가 해."
"칼을 든 아이가 할 말이냐!!"아뿔싸.
♢♢♢
고집부리는 히데 때문에 카에데의 기분도 나빠졌다.
숨을 고르고 나서 온 타마키도 걱정되는지 오들 거리고 있다.
"힐데가르트 님은 전부 한꺼번에 쓰러트릴 정도로 강해. ......그런데 너는? 어른 한 명도 못 이기잖아? 그런데 상대가 두세 명이 오면 어쩔래. 봐달라고 해서는 한 명씩 순서대로 싸울래? 그 목검으로."
"이익......"말투에 가시가 돋치자, 곤란한 표정의 코쿠토도 대처하기가 난감해진다.
"코, 코쿠토 군, 어떻게 해야 좋다고 생각해?"
"연상인데도 스스럼없이 부탁해오다니......"하지만 코쿠토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큰맘 먹고 말을 걸기로 했다.
".........."
그러나...... 문득, 코쿠토는 마을이 있는 방향의 하늘로 시선을 향했다.
"......? 왜 그래~?"
"............."이상해하는 타마키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코쿠토는 천천히ㅡㅡ
"ㅡㅡㅡ"
칼을 뽑았다.
"코쿠토 군!?"
내던진 칼집이 돌바닥에 부딪혀 기분 좋은 소리를 울린다.
"뭐야!? ......어."
"왜, 왜 그러니, 코쿠토......"세 명이 제각각 진짜 칼을 보고 두려움을 품는다.
"..........."
칼을 든 코쿠토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것과는 전혀 딴판.
신사의 세련된 공기와 어우러져서, 신장처럼 누구도 손댈 수 없는 근엄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왔다......"
코쿠토의 중얼거림의 영문모를 두려움을 느낀 세 사람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가 바라보는 시선 끝을 쫓았다.
"......읏!?"
하늘에서 한기가 느껴지는 빛이 떨어졌다.
그 빛은 순식간에 커지는 것으로, 자신들에게 향해옴을 본능적으로 깨우쳐주었다.
그리고 소리 낼 틈도 없이 도착한다.
"ㅡㅡㅡ"
동시에, 코쿠토가 칼을 휘둘렀다.
경쾌하게 휘두른 칼이, 반짝임을 순식간에 튕겨낸다.
하나의 새된 고음이 아이들의 귀에 들렸다.
"......음~"
놀랄 틈도 없이 끝난 일태도 다음의 들려온 것은, 코쿠토의 한숨 섞인 목소리.
".....지, 지금 것은......?"
"습격이야. 단언은 못하겠지만, 활로 노렸다고 생각해."카에데의 질문에, 코쿠토가 간결하게 대답했다.
그의 발 옆에는, 그 발언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둘로 베인 화살이 떨어져 있다.
"화살.....? 방금의 빛이......?"
"상당한 마력이 담겨있었다. 여기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생각이었어."
"............"그것도 납득되는 광량이었다.
본전에 닿지 않았어도, 자신들을 포함한 입구 부근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을 터.
"......또 올 것 같네."
이 아이만 없었다면.
"이번에는 많은데......너희들은 움직이지 마."
조금의 동요도 없는 음성.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가장 커다란 위화감이었다.
왜 화살이, 왜 자신들에게, 대체 누가, 어떻게. 그런 것보다도 신경 쓰여서 견딜 수 없는 의문.
어린이의 몸으로는 있을 수 없는, 저 눈부실 정도의 마력이 깃든 화살을 손쉽게 베어내는 기량.
"너는......"
특히 히데는 약간 배운기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일태도가 어느 정도로 수준 높은 것인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도장의 사범 정도로는 비교도 안 될 아득한 저편이었으며......
"......읏!"
푸른 하늘에서 비정한 화살이 연이어 날아와서, 아이들 위에 쏟아진다.
앞선 화살과는 다르게 최소한의 마력만을 담은 것들이 날아온다.
총알처럼 떨어지는 화살의 속도와 위력에, 아이들은 절규했다.
"훗!"
자그마한 몸을 열심히 놀려서 때때로 튀어 오르듯이 휘두르는 그 칼은, 놀랍게도 정확하게 화살들을 베어버렸다.
춤이나 연극으로만 생각되었다.
미리 정해진 대로 움직인다고만 보이는, 코쿠토의 미려한 예술 혹은 검무.
자신들은 살의의 화살과 검의 검무에 의한 접촉으로 생겨나는 엄청난 박력에 주춤거리고 있을뿐.
"ㅡㅡ읏!"
마지막 화살을 강렬한 베어내기로 떨어트렸다.
"...............끄, 끝났어?"
다음은...... 내려오지 않는다.
끝난 모양이다.
사태는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지만, 자신들은 살아남았다. 세 사람은 안도하고는 긴장된 몸에서 힘을 뺐다.....
......하지만,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검을 휘둘러 역수로 거머쥔 코쿠토는, 만일을 대비해 계속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확실하게 맞아 들었네. 정말로 노려서 이 짓을 했는지...... 음~ 이것은......곤란한걸."
그만한 실력을 보인 코쿠토가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뭐가......뭐가 곤란한데......"
"이 화살을 쏜 사람은 위험해. 엄청나게."
"뭐, 뭐어......"그런 일은 화살에 담긴 마력만으로도 뼈저리게 알 수 있다.
"위력도 정확도도 위협적이니, 그것만으로도 정말 간과할 수 없지만......"
더욱 미간을 찌푸리면서, 코쿠토는 고했다.
"......제일 문제인 것은, 그 습격자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해...... 손쓸 도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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