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장 113화 오니와 불량배(1)2022년 12월 10일 15시 06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ㅡㅡ불손하오."
중압감이 짓누른다.
만물을 파괴할 거라 생각했던 글러브의 주먹을 움켜쥔 것은, 거한의 말 한마디.
그것은 어린이와 타마키의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무례한. 같은 무례를 범한 자라 한들 간과할 수 없는 일."
글러브보다 커다란 그림자, 압력, 박력.
그 실력 때문에 젊은 나이로 대주교에 올라간 글러브조차도, 작게 움츠린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나니. 약자에게 휘두를 무기는 없을진저."
한 손에 칠흑의 무기를 든 그 거한이, 위축된 글러브를 내려다본다.
"크, 오오옷!"
후드 너머로 흘끗 뿔이 보이는 거한이 두른 로브가, 분노가 깃든 글러브의 마력에 의해 커튼처럼 크게 나부낀다.
"오오오오......"
주먹을 거머쥔 오니족 거한한테서 도망치려고 하는 글러브의 팔은 부풀어서 힘이 가득 차 있다.
오니의 주먹 쥔 손가락 사이에서도, 글러브의 과도한 마력이 분출되고 있다.
하지만......
(.....제, 젠장......! 어떻게 된 거지, 조금도 안 움직인다고!)
빼지도 못하고 밀지도 못한 채, 미동도 안 한다.
암석과 일체화한 것처럼, 주먹이 사로잡히고 만 것이다.
"딱하구나, 꼬마. 너는 자신의 역량을 완전히 오판하고 있다."
"앙!? 큭......"오니가 흘리는 투기가, 반발하는 글러브의 대답조차 억누른다.
그 남자는, 무쌍의 기척으로 어린이의 앞으로 걸어가면서 작게 고했다.
"맡겨주시오."
"응.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못하게 해 줘."
"예."타마키의 뒤로 물러난 어린이의 말을 듣고, 대략의 사정을 눈치챈 오니는 시선을 글러브로 되돌린다.
"이것은 쓰러트려도 되겠소?
"큭......!"
오니의 시선에, 글러브가 압도된다.
"괜찮을 거야. 그는 너무 자기 멋대로야. 신념 없는 무력은 단순한 폭력이니까."
"지당하신 말씀. .....그럼."글러브의 주먹을 잡고 있던 남자의 손바닥에, 더욱 강한 힘이 들어간다.
"끄아ㅡㅡ"
듣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뼈와 살이 부서지는 소리.
사람의 뼈가 이렇게나 쉽게 부서지는 광경이라니,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끄아아아아아!? 으으아아......!!"
압축되어 뼈와 고기로 변해버린 주먹을 감싸 안고, 몇 걸음 후퇴한 글러브가 고통스러워한다.
"......한심한 남자로고. 한번 주먹을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싸우는 도중에 울부짖다니...... 전사라면 아무리 피에 젖어도 죽는 그 순간까지 용맹하게 싸워라."
"너무 피를 흘리면 모두의 길바닥이 더러워진다고....."
"어이, 피를 멈춰라. 공동의 거리를 더럽히지 마. 이곳 사람들의 민폐가 된다."
남자의 말도, 주먹을 부여잡으며 신음하는 글러브의 귀에는 닿지 않는다.
"아, 아아아악...... 이, 이 새끼가!!"
"연약한 놈일수록 잘 웃고 잘 달려드는 법. 그 정도로 잘난 체하는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웃기다."
글러브의 살의의 시선에도, 남자는 따분하다는 듯 내려다볼뿐이다.
"자존심이 있으니.......물러설 수 없다고!!"
"너의 그것은 자존심이 아냐. 교만함이야."오니의 옆구리에서 고개를 빼꼼 내민 어린이가 말한다.
"시끄러! 꼬마는 나중이다!! 바로 머리를 뭉개 줄 테니 기다려!!"
물러설 수 없는 싸움에 불타오르는 글러브가, 마력의 날개를 해방한다.
"히익!?"
"또~ 날개 생겼네. 요즘 자주 본다고. ......어쩌면 유행이려나......"이제는 어린이의 뒤에 숨어있는 타마키지만, 주변 사람들도 체험해본 적 없는 격이 다른 마력에 고통스러워한다.
"우, 우와아!?"
"쥬베 님, 쥬베 님!"
"바, 바보야, 기도하지 말고 도망가!!"환락가 전체가, 글러브의 마력으로 진동한다.
"전부 날려버린다...... 너희들도 원망할 거면 이 녀석들을 원망해. 지금부터 휘말려 죽는 것은, 전부 이 녀석들 때문이라고."
역대 최고로 몸을 비틀며 힘을 모은다.
"......뭐냐 그건. 곡예에도 정도가 있거늘. 크게 휘두를 때 급소라도 맞으면 끝장 아닌가."
"시, 시벌럼이!! 한번 해보고 나서 말해!!"
1회전 할 정도로 몸을 비튼 글러브의 관자놀이에 푸른 핏줄이 돋는다.
"니놈들, 진짜 마음에 안 든다고......"
글러브의 왼주먹이 가속하기 시작한다.
회오리처럼 주먹에 마력을 두르더니, 점점 기세를 더해간다.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이야아아아!!"
"시끄럽군......"어린이, 타마키, 오니를 주변 건물과 함께 파괴하기 위해 돌진하는 마력의 주먹이, 또다시 정지했다.
칠흑의 무기가 아니다. 손바닥도 아니다.
한숨 섞으며 슬쩍 내민, 오니의 검지 손가락에 의해 막힌 것이다.
급격히 정지한 진동은 오니를 지나 로브를 산산조각 냈지만, 오니 자체는 태산처럼 부동의 자세다.
반면, 글러브느ㅡㅡ
"ㅡㅡ읏""
접촉한 찰나, 왼쪽 주먹...... 중지의 밑동부터 머리의 정점까지 전격이 내달린다.
순식간에 왼팔의 위기를 알아채자, 식은땀이 격통보다도 빨리 분출된다.
"ㅡㅡ악, 크아아아아아아!!"
글러브의 중지부터 팔꿈치에 걸친 뼈들이 산산조각으로 분쇄되고 말았다.
"아아아아, 으, 아아아아!!"
힘은 접하는 면이 작을수록 그곳에 집중된다.
검끝, 창끝...... 그중에서도 손가락 끝은 그것으로 막아낼 때 어느 정도의 힘이 담겨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부딪히는 힘이 클수록, 부동의 한 점에 접촉할 때의 반동은 크다.
그래서 글러브의 혼신의 일격이 남자의 검지 손가락을 친 순간, 때린 힘이 한곳에 집중되어 반사된 것이다.
보다 강대한 자를 남기고, 약한 측은 그 힘을 한 몸에 받고 말았다......
"크, 으으으......"
"약해...... 겨우 그 정도로 이 분과 상대하려 들다니...... 꼴불견도 정도가 있다, 꼬마......"
"......!?"오니의 짜증에, 글러브가 움츠러든다.
아니, 글러브만이 아닌 주변 사람들 모두의 생명이 움직임을 멈췄다.
분노의 창끝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자기를 의식하지 않도록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몸을 숨긴다.
"네 행동은 봐줄 수가 없구나. 적어도 마지막은 전사답게 스러져라......"
오니의 주먹이 점점 올라간다......
"전부 날려버린다고 말했었지. 그것이 어떤 것인지, 내가 시범을 보여주마. 저승길 자랑거리로 삼아라."
오니의 왼팔에 힘이 담긴다......
글러브보다도 훨씬 굵고 두터운 왼팔이 점점 부풀어 오른다.
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하지만......
"저기...... 당연한 말이지만, 무익한 희생은 내면 안 된다?"
"......그럼 이걸로."딱..... 하고, 소리가 울릴 정도로 가볍게 주먹을 내리쳤다.
하지만 그 예상과는 다른 가벼운 몸짓에 비해,
"어어!?"
거대한 주먹을 받은 글러브는, 지면을 뚫으며 함몰되어 버렸다.
"........."
"........."아무도 손쓸 수 없었던 글러브를 이리도 간단히 파괴해버린 거한을 보며 말문을 잊은 민중.
"이것은 주변 풀숲에 버리고 오겠소이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응. 왠지 좀 미안하네."
"별 것 아닌 일이오."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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