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5부-4 혼담은 예고 없이(1)
    2022년 12월 01일 11시 22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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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인차라토스 왕국의 왕성의 광대한 응접실.

     거기서는 지금, 나를 포함한 세 명의 학생이 정장을 입고 대기하는 중이다.

     

     응접실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
     "로이, 전기 새어 나온다. 새어 나온다고."

     나와 맞은편에 앉은 유트가, 난처한 표정으로 지적한다.

     이름을 불린 남자는 무언. 옆에서 계속 전기를 온몸으로 방출하고 있다.

     로이 미리온아크.

     내 약혼남은 [마리안느한테 혼담을 제의한 쓰레기의 얼굴을 보고 싶다(의역)]이라고 하며, 하인차라토스 왕국의 여정에 따라온 것이다.

     

     

    〇제3의성별  그야 당연하지

    〇찔러용  냉정히 생각해보면 왜 이 여자는 약혼남이 있는데도 구혼받은 거지?

     

     

     글쎄......왤까요.......

     테이블에 놓인 홍차를 마시면서, 나는 탄식했다.

     로이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일 것이다. 그야 일섬해버리고 싶어질 거다. 이 녀석의 경우는 진짜로 하전입자포를 날릴 것 같지만, 상대가 옆 나라의 귀족이라 해도 할 때는 하는 남자다.

     섣불리 방치하다가 내가 모르는 사이 암살이라도 하는 것보다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당당하게 상대와 대면하는 편이 낫다.

     

     "미안하네, 기다리게 했군."

     그때, 응접실의 문이 열렸다.

     유트와 로이가 의자에서 일어나 절을 했다. 응접실에서 대기하던 하인들도 남김없이다.

     나는 좌우를 둘러보고서, 일단 다리를 꼬았다.

     

     "......이것 참. 아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소녀라서 예상은 했었지만, 고집이 센 아이로고."

     하인차라토스의 현 국왕, 라인하르트 귀 하인차라토스.

     그는 우아하게 티타임을 즐기는 나를 보고, 주름진 얼굴에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 너, 진짜 적당히 해라!?"

     "꽥."

     내가 절하지 않는 것을 보고, 유트가 황급히 머리를 숙이게 했다.

     아파!

     

     

    〇잠자리헌터  평소대로

    〇우주의기원  이 녀석 탓에 이 세계의 불경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어

     

     

     "유트. 레이디를 그리 험하게 다루면 쓰나."
     "아버지는 이 녀석을 모른다고! 좋아 마리안느, 지금 나한테 머리를 잡혀서 어떻게 생각하는데?"
     "화나는데요! 패주겠사와요!"
     "들었지 아버지! 왕성에서 왕자를 때려눕히려 든다고 이 녀석! 아파, 아프니까 그만둬 차지 마."

     절을 하는 자세에서도, 어떻게든 오른발만 움직여서 하단차기를 유트한테 연발했다.

     기억해 두라고. 국왕이 사라진 순간 응접실의 카페트를 네 피로 물들여 줄테니까.

     

     "......정말이지. 젊은 시절의 아서가 떠오르는구나."

     라인하르트 왕은 왠지 감상에 젖어들어있다.

     가끔 그런 말을 듣는데, 그 할배 젊은 시절에는 나와 비슷했다는 정말 싫은 정보였지.

     

     "이번에는 급한 요청에 응해준 점을 감사하네. 그렇다기보다, 나로서는 정말로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만....."

     "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옆을 보니 유트도 로이도 라인하르트 왕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다.

     국왕은 내가 테이블 위에 올려둔 편지봉투를 가리켰다.

     

     "예의상 확실히 연락은 취해두었네. 하지만 두 장째의 밀서에 적어놓았듯, 이 혼담은 명백한 모략이라네. 아마 피스라운드 군에게 연락을 한 것으로 충분했겠지."

     "어......"

     

     두 장째 의 밀서? 무슨 이야기람?

     나는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어서, 이미 읽었던 국왕의 편지를 꺼내 들었다.

     그때, 편지지에 걸려 본 적 없는 종잇조각이 1장 떨어졌다.

     

     "경고는 했네. 뭔가의 덫일 가능성도 있고. 거절한다면 그 의사를 전하면 이쪽에서 어떻게든 한다고도 말했건만...... 일부러 찾아올 정도의 담대함. 훌륭한지로고. 유트도 본받거라."

     "예이예이."

     왕과 왕자가 대화하는 곁에서, 식은땀이 솟아 나왔다.

     난 몰라! 두 장째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아니 이걸 어떻게 아냐고!

     내 모습을 보고, 로이는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이 되었다. 이 녀석 순식간에 사정을 파악했구나......!

     

     "그리고, 문제의 가문은...... 린라드 가문인가. 하지만 공업면에선 그리 유명하진 않은 인상인데. 어떤 가문이지?"

     유트는 봉투에 있는 문장을 흘끗 보고는, 내게 혼담을 보낸 가문의 이름을 알아맞혔다.

     그야 그런가, 이 녀석 왕자니까.

     

     "기계화의 흐름에는 뒤처진 가문이야. 하지만, 아버지......선대의 왕한테는 중용되었다 카더라."
     "카더라, 인가요."

     끝맺음이 불확실한 말투였다.

     나는 드디어 유트의 구속을 떨쳐내고는, 옷을 털면서 일어났다.

     왕의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는 나를, 하인들이 믿을 수 없는 바보를 보는 눈으로 보고 있다.

     

     "당신한테서 이 이상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란 어려워 보이네요."
     "그 말대로라네. 그대 자신의 눈으로 확인할 수밖에."
     "흥. 여름방학의 모험 치고는 아슬아슬 합격점이랄까요. 로이, 유트. 당신들도 따라올 거지요?"

     

     두 사람은 고개를 들더니 제대로 끄덕였다.

     퉁퉁이와 비실이는 확보했어. 도라에몽과 노진구와 신이슬은 내가 겸임해야겠지만.

     

     "좋아. 성 앞에  마차를 준비시켰으니, 그걸 타고 린라드 가문의 저택까지 가도록 하게나."

     흐흥. 조금 흥분되는데.

     생각해보면 왕이 보내주는 여행이라니, RPG의 초반 같아. 이거라고 이거.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고 이세계니까.

     

     

    〇화성  여긴 네가 사는 나라가 아니지만

     

     

     ......그건 그래......

     혹시 하인차라토스 왕국에서 태어나는 편이 왕도 같지 않았을까. 내 조국은 냉정히 생각해보면 여행 도중에 들르게 되는 강한 무기를 파는 나라 같잖아. 라고 생각하던 대.

     

     "하지만...... 조심들 하게. 하나 전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군."
     "네?"

     

     라인하르트 왕은 목소리를 낮추며 우리에게 고했다.

     

     "선대께서 린라드 가문을 중용한 이유는ㅡㅡㅡㅡ"

     마지막으로 그가 꺼낸 내용에, 우리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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