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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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1월 08일 02시 54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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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들의 시선 끝에서는 레오루드와 베이나드가 싸우고 있다. 그것도 일반인은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압도적인 속도로.

     하지만, 그런 일은 신경쓰이지도 않는다. 때때로 검을 마주친 상태로 멈춰 설 때가 있다. 그때에만 두 사람이 모습이 보이는데, 관객들로서는 그걸로 충분했다.

     

     처음에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왜냐면, 베이나드는 기사단장이니 여유롭게 이길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누구도 레오루드가 여기까지 선전하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눈앞에서 격심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그것이 무엇보다도 즐겁다. 좋은 의미로 기대를 배신해 준 레오루드를 보며, 관객들은 흥겨워한다.

     

     하지만 정작 싸우고 있는 레오루드는 주위의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눈앞의 베이나드만 집중하고 있어서, 그 이외의 모든 것은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아쿠아 스피어!!!"

     

     잠시 공격의 맥이 끊긴 차에, 레오루드가 마법명을 외쳤다. 영창파기로 발동되는 마법은 위력이 낮지만, 발동 속도는 빠르다. 고속전투에서는 유용한 수단 중 하나다. 레오루드와 베이나드가 싸우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마법명을 들은 베이나드가 마법을 대비하지만, 아쿠아 스피어는 날아오지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레오루드의 작전이었다.

     

     베이나드가 조금이라도 다른 일에 정신이 팔리면 틈이 생길 거라 생각한 레오루드는, 이미 뛰어가고 있었다. 그게 멋지게 성공해서 베이나드는 아주 잠깐이지만 레오루드한테서 시선이 벗어났다.

     

     (여기다!!!)

     

     양손에 든 검을 한 손으로 바꿔 든 레오루드는, 비어있는 손으로 전격을 방출했다.

     

     하지만 베이나드가 그리 쉽사리 마법에 당할 리가 없다. 시선을 벗어난 아주 잠깐 사이를 틈타 전격을 쓰는 레오루드의 손을 붙잡아 전격의 방향을 돌렸다.

     놀라는 레오루드였지만, 베이나드라면 이 정도는 할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바로 정신 차리고는 다음 수를 썼다.

     

     잠깐 사이의 일. 그것은 레오루드의 인지를 넘어섰다.

     

     베이나드가 몸을 회전시켜서 레오루드를 던져버린 것이다. 엄청난 원심력에 이끌린 레오루드는 당연하게도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다.

     

     (던져졌나!? 어째서! 아니! 그보다도 자세를!)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착지하는 레오루드는, 자신을 던진 베이나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다.

     모골이 송연해진 레오루드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대검을 휘두르는 베이나드의 모습이 있었다.

     

     (당하겠어......!)

     

     장벽을 칠 수는 없다. 시합의 규칙에 위반되기 때문에, 레오루드는 검을 방패 삼아 베이나드의 일격을 받아내었다.

     받아내는 레오루드는 엄청난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날아가버렸다. 투기장의 벽 근처까지 날아간 레오루드는 지면에 칼을 꽂아서 겨우 멈췄다.

     

     (알고는 있었지만....... 아아, 젠장. 역시 강해)

     

     지면에 검을 꽂으며 지팡이처럼 삼고 있는 레오루드는 베이나드를 올려다보았다. 강자의 모습은 크게 보이는 법일까. 그야말로 지금, 레오루드는 베이나드가 압도적으로 큰 존재로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지면에서 검을 뽑아 든 레오루드는 기다려주는 베이나드에게 칼끝을 향했다. 베이나드 역시 그 마음에 호응하는 것처럼 레오루드에게 검을 향했다.

     

     달려가는 레오루드. 기다리는 베이나드. 내리친 레오루드의 검을 베이나드가 받아낸다. 그러자, 베이나드의 자세가 무너졌다. 그 광경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관객들이 놀랐다. 그리고 베이나드 역시 놀랐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그 대답은 베이나드의 주변 바닥에 있다.

     

     베이나드의 주변은 질퍽거리는 지면인데, 레오루드가 남몰래 물마법과 흙마법을 복합시켜서 지면을 늪지처럼 바꿔놓았던 것이다.

     

     자세가 무너진 베이나드에게 검을 내리친 자세인 레오루드가, 더욱 무게를 싣는다. 흐트러진 자세와 질퍽한 지면 때문에 베이나드가 내몰린다.

     

     웃고 있다. 베이나드는 레오루드의 성장에 기뻐하고 있다.

     아직 허술한 부분은 있지만, 이전보다 월등히 발전한 기술이다.

     

     (훗...... 강해졌구나, 레오루드. 네 강함에 대답해야겠지)

     

     호응해야 할 것이다. 이 싸움에. 레오루드의 성장에.

     

     쑤욱 하고 레오루드의 검이 지면을 파고든다. 베이나드가 레오루드의 검을 흘려낸 것이다.

     

     (앗!? 무슨 기술이 그래!!!!)

     

     분명 끝장이라 생각했던 레오루드는, 검을 흘려버린 사실에 동요하였다. 그걸 들키지 않기 위해 베이나드한테서 떨어져 검을 든다.

     

     수렁에서 빠져나온 베이나드는 천천히 대검을 들었다. 그 순간, 레오루드의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공기가 바뀌었다..............!)

     

     베이나드가 두르고 있던 공기가 바뀌었다. 그것은 시작의 신호. 제2라운드의 시작이었다.

     

     지금까지 수세였던 베이나드였지만, 오늘 처음으로 공세에 나선다. 베이나드는 대검을 역수로 들고는, 허리를 낮추며 달려나갔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베이나드에, 레오루드는 놀라면서도 흙마법으로 맞이했다.

     

     "어스 니들!"

     레오루드의 발치에서 흙의 가시가 돋아나 베이나드로 향해간다. 그럼에도 베이나드는 피할 기색 없이 흙의 가시와 부딪혔다.

     

     "뭐어!?"

     

     대미지를 각오하고 한 손으로 흙의 가시를 파괴하는 것을 보고는 경악의 소리를 내는 레오루드. 그때, 베이나드는 도약하여 역수로 들고 있던 대검을 에로우드에게 휘두른다.

     

     받아낼 만한 것이 아니라고 직감이 외치자, 레오루드는 옆으로 뛰어 참격을 피했다. 피해낸 참격은 투기장의 벽에 부딪혔는데, 튼튼하게 만들고 결계까지 쳐놓았던 벽을 산산조각으로 파괴해버렸다. 무너지는 벽을 바라보며 레오루드는 메마른 미소를 지었다.

     

     (하하......뭐야 저게)

     

     다시금, 자신이 싸우는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를 알게 된 레오루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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