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7 닐나르 제국 침공(2)
    2022년 11월 02일 06시 10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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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드레드노트 스웜이 나아간 뒤를 따라가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드레드노트 스웜이 뒤로 주춤거리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쓰러트리는 드레드노트의 안전지대는 이 뒷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로서는 위에 올라타서 전진해보고 싶었지만, 적의 공격이 집중될 것을 생각한다면 드레드노트 스웜에 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되었다.

     

     "현재, 적의 저항은 거의 없는 것과 같구나."

     

     난 여태까지의 전투를 돌이켜보았다.

     

     닐나르 제국군의 국경 방어선을 돌파하고 나서는 파죽지세였다.

     

     한 마을이 드레드노트 스웜에 짓눌려 폐허로 변해버린 뒤, 무너진 성벽으로 스웜들이 침입해서 주민들을 학살한다. 그리고 워커 스웜이 죽은 시민의 시체로 고기경단을 만들고 마을에 전진기지를 만들어 거기서 새로운 스웜을 생산한다.

     

     아라크네아의 특징인 공격해지면 공격할수록 강해진다는 면모라 발휘되어서, 닐나르 제국은 우리한테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된다.

     

     사실 제국군은 용을 제외하면 프란츠 교황국의 군대와 별반 다름없다. 중장보병의 비율은 높지만, 그것도 제노사이드 스웜과 케미컬 스웜의 앞에서는 무력하다.

     

     닥치는대로 적을 쓰러트리는 케미컬 스웜은 게임 안에서도 반칙적인 성능이었지만, 게임과 다르게 인간의 체력이 낮은 이 세계에서는 제노사이드 스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앗!"

     그리고, 세리니안이라는 영웅 유닛.

     

     지금은 페일나이트 스웜이지만, 이후의 전투로 경험치를 쌓아 다음 진화 형태로 나아가는 것이 그녀의 목적이다. 그를 위해 세리니안은 내가 깜짝 놀랄 만큼 무리를 하게 되었다.

     

     드레드노트 스웜에서 적으로 가득한 성벽에 뛰어내려서 장검을 휘두르는 것이다. 적은 세리니안은 쓰러트리기 위해 밀려들었지만, 그녀는 모든 공격을 피하고 적병을 계속 베어버렸다.

     

     그럼에도 크로스 보우의 집중사격을 받으면 견딜 수 없다. 그 부분은 라이사와 로랑이 적절히 지원해줘서 어떻게든 됐지만, 조금만 잘못됐다면 세리니안은 치명상을 입을 것 같아서 조마조마했었다.

     

     "뭐, 어쨌든 전진은 순조로움. 저지하는 것은 없음이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드레드노트 스웜이 또 다른 성벽을 밀어붙이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여러 적의 접근을 차단했을 성벽이, 드레드노트 스웜의 일격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다이나믹한 광경이다. 

     

     "키이이!"
     "왜 그래, 그리타? 적인가?"

     

     내가 저편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내가 그리타라고 이름 지은 그리폰 스웜이 다가왔다. 그리타라고 이름 짓는 데에는 세리니안이 저항했지만, 그리폰 스웜보다 긴 윈드킬링로드라는 이름보다는 알기 쉽고 좋다고 생각한다.

     

     뭐, 그건 놔두고, 나는 그리타의 의식을 들여다보았다.

     

     "이건...... 녀석들, 엄청난 수를 숨겨뒀구나."

     내가 그리타의 의식에서 읽어 들인 것은 파국을 알리는 괴물의 출현이었다.

     

     "드레드노트 스웜, 진로변경! 1-4-0! 적이 대항해 온다!"

     그렇다, 적도 대항해온 것이다.

     

     내가 드레드노트 스웜을 써서 도시를 유린하자, 그걸 저지하기 위해 수도 베지아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비장의 수를 쓴 것이다. 그것은 이쪽을 향해 똑바로 다가오고 있다. 나는 드레드노트가 적에게 정면으로 향하도록 진로를 조정했다.

     

     "이길 수 있을까...... 게임 안에서는 저쪽이 스탯이 위인데......"

     나는 그 괴물의 이름을 알고 있다. 난 그 괴물의 무서움을 알고 있다.

     

     그렇다, 지상 유닛 최강인 베히모스의 무서움을.

     


     

     베히모스.

     

     그레고리아의 영웅 유닛을 제외한 유닛 중, 최강의 지상 유닛.

     

     그 거대함은 우리의 지상 전함 드레드노트 스웜에 필적하고, 린트부름은 발끝에도 못 미치는 거대함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규격 외의 괴물이다.

     

     그것이 제도 베지아에서 하나 출격한 것을 그리타가 발견하여, 나는 그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아마 드레드노트 스웜만으로는 베히모스를 이길 수 없다. 스탯은 저쪽이 위고, 이쪽은 여태까지의 전투도 약간이나마 소모되어 있다. 정면에서 싸우면 승리하는 건 베히모스다.

     

     그래서 난 베히모스와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어떻게든 할 방법을 계획했다.

     

     "디거 스웜! 계획대로 행동하라! 파이어 스웜도 행동개시!"

     내가 명령하자, 스웜들이 움직인다.

     

     "제노사이드 스웜은 양옆에서 버텨! 후열의 케미컬 스웜은 적이 보이는 대로 공격하고! 와이번은 무시해도 괜찮다! 베히모스만을 집중 공격하라!"

     스웜들은 내 말에 충실히 행동했다.

     

     "여왕 폐하. 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세리니안. 이 전투에 널 내보내고 싶지 않아. 너와 라이사와 로랑은 함께 후방에서 대기해."

     

     "저는 이 전투에서 도움이 안 됩니까?"

     "적의 규모가 너무 다르다, 세리니안. 너무 강력하고 너무 거대하고 너무 가혹해서..... 너희가 싸울 상대가 아니란 말이다. 이건 괴물끼리의 대결이야. 이해해 줘."

     세리니안이 울먹이는 얼굴로 날 바라보지만, 난 그렇게 말하며 달랬다.

     

     "그렇습니까...... 예. 대기하겠습니다."
     "미안하다, 세리니안."

     난 세리니안을 후방으로 보냈다.

     

     그리고 적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먼저 선공을 가한 것은 닐나르 제국군의 와이번 부대로, 그들이 화염방사를 지상에 쓰면서 상공을 선회한다.

     

     "케미컬 스웜, 베히모스가 올 때까지는 대공사격을 허가한다."

     그 와이번도 지상에서 쏟아지는 수백의 독침을 맞더니, 날파리처럼 낙하한다.

     

     어리석은 지휘관. 나라면 베히모스의 돌격에 맞춰 와이번 부대를 투입했을 텐데. 그러면 적은 어디를 공격해야 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운 상태로 전투에 임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베히모스를 컨트롤할 수 없거나, 양측 지휘관 사이에 불화가 발생한 것이다. 어느 쪽이 제도를 지키기에 어울리는가. 그런 대화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제멋대로의 상상을 했을 때.

     

     땅이 울렸다.

     

     그 대답은 곧장 판명되었다. 우리가 진을 친 언덕 위에서, 다른 언덕을 건넌 곳에 나타난 거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베히모스...... 모니터로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위압감이구나......"

     

     그렇다, 우리가 두려워하던 베히모스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추악한 거수는 콧김을 내뿜더니, 우리 쪽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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