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5 슈트라우트 공국전선(2)
    2022년 11월 01일 17시 44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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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닐나르 제국의 공격이 시작된 것은 3일 후 이른 아침이었다.

     

     와이번의 대부대가 습격하더니, 지상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우리들은 와이번의 비행 전력을 활용한 압도적인 공격을 맞이하고 있다.

     

     4마리 1조 정도가 일제히 나가해서는 지상을 지옥처럼 불태운다. 리퍼 스웜과 제노사이드 스웜이 불타서, 이쪽의 전열이 밀려난다. 그것이 몇 차례나 반복되자 전선은 후퇴만을 거듭하고 있다.

     

     "큰일인걸."

     난 그 모습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건 여태까지 이상의 규모인가, 로랑?"

     "예. 그렇습니다. 이 전선에 이만큼 많은 와이번을 투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건 위험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군. 정말 와이번의 화력으로 산길을 돌파함 셈이로구나. 정말 우격다짐이다. 뭐, 물량으로 승리해 온 우리들이 할 말은 아니지만.

     

     "포이즌 스웜과 케미컬 스웜한테 대공사격을 시작하게 해. 이대로 가다간 전선 부대가 다 밀려버리겠다. 아직 여기의 전선을 붕괴시킬 수는 없어."
     "알겠습니다. 스웜에게 대공사격을 명하겠습니다."

     아직 이쪽의 반격 플랜은 준비단계다. 지금 전선이 붕괴되는 건 좋지 않다.

     

     "포이즌 스웜과 케미컬 스웜, 대공사격 개시."

     스웜들의 꼬리에서 독침이 발사되자, 그것이 하늘을 나는 와이번을 지면으로 추락시킨다. 제아무리 와이번의 화력이 높다 해도, 체력으로는 린드브룸보다 못하다. 그걸 파고드는 건 쉬운 일이다.

     

     "라이사. 너도 가능한 한 대공사격을."
     "알겠어요, 여왕 폐하."

     라이사는 장궁을 들어서 상공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라이사가 쏜 화살은 와이번의 안구와 뇌를 헤집고, 또한 기수의 가슴을 꿰뚫으며 독이 아닌 방법으로 적을 격추시켰다.

     

     "잘도 이 거리에서 적의 안구와 기수를 노렸구나."

     "엘프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엘프는 의외로 전투민족일지도?

     

     "자, 이걸로 와이번도 섣불리 공격은 안 할 거라 생각하고 싶은데......"

     난 그렇게 생각하고 상공을 바라보았다.

     

     와이번의 부대가 다가올 기미는 없다. 적은 여러 아군이 당하자 공격에 신중해진 모양이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공격으로 지상의 보병을 위한 돌파구가 생겼다는 것도, 공격 중지의 큰 요인일 것이다. 반면 우리 전선에는 큰 구멍이 나버렸다.

     

     "돌입!"

     

     지상에서 보병부대의 지휘관이 외치자, 지상부대가 재빨리 전진하기 시작했다.

     

     "온다. 세리니안, 그쪽 준비는 되었나?"
     [예, 여왕 폐하. 언제든 가능합니다]

     

     준비는 되었다.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 이제는 실행만 남았다.

     

     "로랑, 전열부대를 물리게 해. 후퇴다. 온다."
     "알겠습니다, 여왕 폐하."

     나는 적병의 돌입에 맞춰 전열 부대를 후퇴시켰다.

     

     "세리니안. 해라."

     그리고, 나는 명령을 내렸다.

     

     그 신호와 동시에 산길의 경사를 통해 뭔가가 굴러 떨어졌다.

     

     "뭐, 뭐야, 이건ㅡㅡ"

     보병부대의 지휘관의 말은 폭발에 의해 지워졌다.

     

     폭발이다. 그렇다, 나는 산길 측면의 경사에서 파이어 스웜을 낙하시킨 것이다.

     

     연이어 덮쳐오는 파이어 스웜에, 닐나르 제국의 보병부대의 발은 멈췄다. 보병들은 계속 날아가버려서, 저항도 못한 채 고기 파편으로 바뀌어간다.

     

     "세리니안. 와이번이 돌아오기 전에 끝장내."
     [알고 있습니다, 폐하!]

     

     그리고, 파이어 스웜의 폭격에 이어 세리니안이 리퍼 스웜을 데리고 절벽에서 내려왔다. 기습작전 제2단계다.

     

     이 작전의 열쇠는 적 와이번의 시야가 좁아지는 일이다. 이쪽은 이것 보라며 대부대를 전개시켜서 공격을 유도한다. 그것은 산의 경사에 숨어있는 세리니안 일행에게 공격하지 않기 위함이다.

     

     작전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타아앗!"

     세리니안이 외치며 적의 중장보병을 베어버리고, 리퍼 스웜들이 산길의 행군에서 방해가 되는 갑옷을 입지 않은 보병들을 도륙 낸다. 이곳저곳에 피가 튀기자, 고즈넉하던 산길은 순식간에 지옥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와이번은?"
     "상공에서 선회하고 있습니다."

     와이번은 지상에서의 공격을 무서워함과 동시에, 아군을 공격하기는 일을 꺼려하여 상공을 선회하고만 있다.

     

     "좋아, 로랑. 전열 부대를 전진시켜. 쓸어버린다."
     "예. 저도 앞장서도록 하지요."

     이미 적은 너덜너덜해졌다. 그 후에는 이쪽에 쓸데없는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본대로 순식간에 밀어버리기만 하면 된다.

     

     "날 따라라! 돌격!"

     로랑은 스스로 전두에 서서 스웜들을 이끌고 돌격했다.

     

     "저, 정면에서도 온다!"

     "반격해! 반격이다!"

     

     로랑이 뛰어들어 장검을 휘두르자, 닐나르 제국의 병사들이 우왕좌왕한다. 중장보병의 목이 날아가고, 제노사이드 스웜에 의해 상하반신이 분단되며, 리퍼 스웜이 무방비한 경장보병을 찢어놓는다.

     

     "꽤 하는데, 로랑."
     "그쪽이야말로, 세리니안 양."

     로랑이 검을 휘두르는 와중, 세리니안도 검을 휘두르고 있다.

     

     세리니안은 예술적인 움직임으로 적병을 베어나갔고, 로랑은 힘으로 적병을 기세 좋게 쓰러트렸다. 둘의 전투 스타일은 다르지만, 적을 쓰러트리는 속도는 호각이다.

     

     "라이사. 상공에서 머뭇거리는 와이번을 쏠 수 있을까?"
     "해볼게요."

     와이번은 포이즌 스웜과 케미컬 스웜의 사정거리 바깥에서 선회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사라면 어떨까?

     

     그녀는 하늘 높이 선회하는 와이번을 향해 시위를 당기더니, 순식간에 화살을 쏘았다.

     

     라이사의 화살은 상공을 선회 중이었던 와이번의 기수를 꿰뚫었고, 기수를 잃은 와이번은 혼란에 빠져 도망쳤다.

     

     "완벽해."

     지상에서는 세리니안과 로랑과 스웜들이 적의 주력인 보병부대를 쓰러트리고, 라이사가 와이번 부대를 더욱 멀리 쫓아낸다.

     

     전부 모였을 때, 우리에게 패배란 글자는 없다.

     

     "적 보병, 전멸입니다, 폐하."

     "수고했다, 모두들."

     적이 돌파에 주안점을 둔 공격은, 맥없이 실패로 끝났다.

     

     아직 와이번 부대가 남아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싸울 수 없는 녀석은 전력에 안 들어간다. 그리고 와이번만이 남아도 주력인 보병이 괴멸해버리면 이제 싸우기란 불가능해진다.

     

     "이겼다. 이걸로 닐나르 제국도 슬슬 여길 포기하겠지."
     "그렇게 되기를 빌고 싶군요. 녀석들이 계속 공격해오는 바람에 쉴틈도 없었으니까요."

     

     내 말에 로랑이 한숨을 쉰다.

     

     "이번에는 괜찮겠지. 적의 보병 전력은 여태까지의 피해와 합하면 8만은 증발했다. 그리고 돌파의 수단을 찾지 못하면 무리한 공격을 감행할 수는 없을 거다. 이제 적이 여길 돌파할 일은 없다."

     닐나르 제국군의 장군들은 이제 포기한 상태일 것이다.

     

     "로랑. 우리와 함께 와라. 슬슬 이쪽에서 공격할 테니." 

     "드디어인가요. 드디어 닐나르 제국에......"
     "그래. 닐나르 제국을 공격한다."

     나는 결의했다.

     

     드디어 닐나르 제국에 돌입하여 이 진흙탕 전쟁을 끝낸다.

     

     적은 강대할지도 모르지만, 하지 않으면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엘프의 숲이든 동부상업연합이든 또 희생자가 나와버린다.

     

     그전에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세리니안, 라이사, 로랑. 준비는 되었나?"
     "예, 폐하!"

     든든한 동료들이다.

     

     "로랑. 슈트라우트 공국의 재건에 대해서는 동부상업연합에서 제안이 있다고 한다. 괜찮다면 들어두도록 해. 이 전쟁이 끝난 후겠지만."
     "예. 조국을 위해 전쟁을 끝내도록 하죠."

     그렇게 우리들은 나아간다.

     

     닐나르 제국 본토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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