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64 수도 하르하를 돌아다니기(2)
    2022년 10월 19일 05시 08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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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4568el/71/

     

     

     

     배를 채운 우리들은 다음으로 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여러 상품이 있네."
     "되게 많네요! 이런 거 처음 봐요!"

     

     시장에는 여러 상품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용도를 모르겠다.

     

     물담배의 기구 같은 것이나 직물 등은 알겠지만, 파직거리며 스파크가 일어나는 수정구나 계속 회전하는 고리 등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거람......

     

     "아가씨, 엘프지?"
     "예!?"
     

     라이사가 상품을 바라보고 있던 노점의 점주가, 라이사한테 갑자기 말했다.

     

     "일부러 머리카락으로 귀를 가리고 있고 시골에서 올라온 분위기니까. 이건 엘프 밖에 없다고 생각했지. 맞았어?"
     "저기. 비밀이에요."

     라이사는 아직 바깥 세계가 불안한 모습이다.

     

     "점주. 너무 괴롭지 말아 줘. 그럼 뭔가 사도록 할 테니."
     "오오. 좋아. 아가씨들한테는 이걸 추천한다고."

     점주가 권한 것은 액세서리였다.

     

     정말 작은 루비와 유리구슬로 장식된 싸구려 팔찌다. 하지만 기념품으로는 좋을지도 모른다. 내가 집으로 돌아갔을 때, 세리니안과 라이사와 함께 여행했었다는 추억이 있는 건 좋을지도 모른다.

     

     "살게. 얼만데?"
     "3개에 30루피나. 싸다고."

     

     시세는 모르겠지만, 돈은 있다.

     

     우리는 점주에게 30루피나를 건네고 팔찌를 받았다.

     

     "그리고 하르하의 명물에 대해 묻고 싶은데."

     "여기 명물? 그야 환락가겠지만, 아가씨들한테는 볼일 없겠지. 그 이외를 꼽으라면 어려운데. 아아, 이곳 옷가게는 호화롭다고. 왜냐면 환락가에서 일하는 녀석들이 거기서 꾸미고 있으니까."

     환락가와 옷가게인가.

     

     "아, 아가씨. 전 이걸로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마린에서 만들었던 드레스도 있고......"

     "좋아. 옷가게로 가보자."

     나는 세리니안의 소극적인 반대를 무시하고 옷가게로 갈 것을 결정했다.

     

     상인한테 물어보니, 옷가게는 한 곳에 모여있다고 한다.

     

     우리들은 그 옷가게 구역을 향해 나아갔다.

     

     "오. 이거 대단한걸."

     옷가게 구역에는 여러 옷가게가 늘어서 있었다.

     

     사교계의 드레스를 다루는 가게, 일상복을 다루는 가게. 조금 특수한 느낌의 의류를 다루는 가게.

     

     "먼저 드레스부터. 세리니안, 준비는 되었지?"
     "......예."

     우리는 옷가게로 향하기 전에 세리니안의 갑옷을 벗겨두었다. 지금의 세리니안은 내가 만일의 때를 위해 준비해둔 일상적인 드레스 차림이다. 내가 본래의 키로 돌아가서 일본으로 돌아가 누구와 만나도 문제없는 것이다.

     

     "그 드레스는 세리니안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아?"
     "맞아요. 괜찮게 보여요. 세리니안 씨의 체형은 섹시하네요."

     나와 라이사가 바라보는 것은, 가슴가가 크게 열리고 동은 허리 부근까지 트였으며, 허벅지가 보이는 큰 옆트임이 있는 드레스였다. 나와 라이사가 입으면 슬퍼지기만 하지만, 세리니안이 입으면 여러 가지로 섹시하다.

     

     "저, 저로서는 이쪽 드레스가......"

     세리니안이 갈킨 것은 노출이 전혀 없는 드레스였다. 아오자이[각주:1] 같은 드레스인데, 코사쥬로 장식되어 있다.

     

     "그거라면 이쪽으로 해보던가?"
     "그건 다리가......"

     나는 아오자이가 아닌 차이나 드레스풍의 드레스를 가리켰다. 역시 이것도 옆트임이 깊어서, 세리니안의 건강한 허벅지가 노출될 것이다. 내 막대기 같은 허벅지랑은 완전 다르니까.

     

     "아가씨, 너무 놀리지 말아주십시오......"
     "놀리지 않았는데? 세리니안을 위해 드레스를 고르고 있을뿐이잖아?"

     

     그렇게 해서, 결국 3벌 전부 구입했다. 세리니안이 입을 때가 기대된다.

     

     눈물짓는 세리니안이 조금 귀여웠다고 기록해둔다.

     

     "다음은 일상에서 입는 드레스다. 매번 갑옷 차리인 것도 의심받으니, 평상복을 한두 벌 정도 준비해두는 것도 필요해."

     세리니안도 여자아이니까.

     

     "와~! 이거 귀여워요, 아가씨!"
     "확실히 이것도 좋네."

     라이사가 가리킨 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입을 듯한 청색 에이프런 드레스였다. 작은 아이가 입으면 앨리스지만, 키가 큰 세리니안이 입으면 메이드 같다.

     

     "세리니안은 어떤 옷이 좋아?"
     

     "아뇨, 제가 뭘 원하다니 그런 송구한......"

     "됐다니깐. 모처럼 쇼핑을 증기고 있으니까, 세리니안도 함께 즐겨야지."

     세리니안이 이럴 때 주춤거리는 것은 옥의 티다.

     

     "그럼, 이런 옷을."

     그리고 세리니안이 가리킨 것은 남자용 정장이었다.

     

     "확실히 세리니안이 입으면 어울릴 것 같지만, 그거 남자용인데?"
     "하지만 여차할 때는 치마보다 바지 쪽이 움직이기 쉽습니다. 전 아가씨의 호위로서 언제든 싸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세리니안은 실용파구나. 이것만은 개인의 취향이니 뭐라 말해도 별 수 없다. 그리고 정장 차림의 세리니안도 꽤 멋있을 것 같아.

     

     "그럼, 여성용 정장을 주문하자. 세리니안한테 어울리는 걸 찾아보자."

     우리들은 이거 어때 저거 어때라고 말하면서, 세리니안의 정장 고르기에 매진했다. 결국은 세리니안이 마음에 들어 했던 검정 셔츠와 검정 바지가 선택되었다. 이런 정장을 입어도 제대로 어울리니까 세리니안은 대단하다.

     

     "다음은 라이사의 옷을 골라야지."
     "저, 저는 됐어요. 지금 걸로도 충분해요."

     라이사도 평상복과 드레스를 갖고 있지만, 모처럼 이런 장소에 왔으니 사지 않을 수가 없다. 라이사는 나와 체형이 비슷하 고르는 것도 재밌어 보인다.

     

     "자자, 방금 귀엽다고 말했던 에이프런 드레스는 어때?"
     "확실히 그건 귀여웠죠! 하지만 제게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한."
     "그렇지 않아."

     그래서 하나 구매.

     

     "다음은 섹시한 걸 고르자. 라이사와 난 미성숙하지만, 세리니안한테 지지 않는다는 걸 드러내자고."

     

     난 그런 말을 고서 콧노래를 부르며 라이사를 위한 드레스를 골랐다.

     

     가슴은 가리는 걸로, 옆트임은 깊게 하여 겨드랑이가 드러나는 게 좋겠어. 그런 것도 섹시해 보이잖아. 내가 옷을 사던 곳은 양판점이니 멋에 대해서는 전혀 믿기 어려운 의견이지만.

     

     "이 긴 장갑도 끼면 좋아 보입니다, 아가씨."
     "눈썰미가 있는걸, 세리니안. 확실히 좋아 보여. 하의도 고르도록 하자."

     그렇게 해서 우리의 옷 입히기 인형이 된 라이사였다.

     

     결국 에이프런 드레스와 귀부인풍 드레스, 이브닝 드레스, 긴 장갑, 가터 스타킹 등등을 라이사를 위해 구입하는 우리들이었다.

     

     "후우. 이걸로 모두 입을 옷은 갖춰졌네."
     "네. 하지만 이렇게나 사도 괜찮은 걸까요."

     

     우리가 양복이 담긴 꾸러미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자, 라이사가 걱정스럽게 물어보았다.

     

     "지금도 싸우고 있는 로랑한테는 미안하지만, 저쪽도 전선은 안정된 모양이니까. 슈트라우트 공국의 산길은 한 걸음도 돌파당하지 않았어. 그곳은 정말 지키기 좋아."

     로랑은 지금도 공국 방면의 전선에서 스웜들을 지휘하고 있다.

     

     닐나르 제국군은 산길의 돌파를 단념하고 절벽을 올라 돌파하려고 했지만, 그런 무모한 방법으로 진격이 가능할 리가 없어서 로랑한테 격퇴당했다.

     

     슈트라우트 공국의 산길에는 닐나르 제국군의 병사의 시체가 산을 이루고 있는데, 그것에 모여드는 까마귀와 들개를 리퍼 스웜이 내쫓고 워커 스웜이 고기경단을 만들고 있다.

     

     힘든 상황임에는 변함없지만,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참이다.

     

     "로랑 씨, 힘내고 계시네요."
     "슈트라우트 공국은 그의 조국이니까 필사적이겠지. 걱정되는 건 닐나르 제국군이 엘프의 숲을 지나 슈트라우트 공국으로 침공하지 않을까인데."

     라이사가 말하자, 난 턱을 괴며 그렇게 말했다.

     

     "제 고향이 전장이 될 가능성도 있나요......?"
     "반드시 그렇게 두지 않아. 그걸 위해서 제노사이드 스웜을 대량 생산해서 배치해놓았으니까. 난 바움푸터 마을을 지키겠다고 약속했어. 그 약속은 어기지 않아."

     라이사가 걱정스레 묻자, 내가 그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주민의 피난을 준비해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라. 닐나르 제국은, 그 나라는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닐나르 제국은 아직 전모가 보이지 않는다.

     

     절묘한 타이밍의 개입. 순식간에 구 마르크 왕국령을 제압한 군사력. 프란츠 교황국에서의 튼튼한 야전기지와 와이번. 전부 방심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들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나로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지금은 슈트라우트 공국방면에 못박게 해둬야만 해. 로랑한테는 일부러 적의 돌파를 조금 허용하라고 명령해둘까. 슈트라우트 공국 방면이 너무 교착상태면 제국에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전선이 미동도 안 하면 장군들은 다른 대책을 생각할 것이다.

     

     엘프의 숲을 돌파하던가, 교황국 방면으로 증원을 파견하던가.

     

     "뭐, 지금은 전선도 안정되어 있고, 니나르 제국에 새로운 움직임도 없어. 하지만 닐나르 제국의 움직임을 계속 모르는 것도 좀 그래. 매스커레이드 스웜을 침입시키거나 패러사이트 스웜을 기생시키거나 해서 정보를 얻고 싶은데."

     닐나르 제국은 난민을 받지 않는다. 매스커레이드 스웜을 잠복시키는 것은 어려워보인다. 패러사이트 스웜을 몰래 잠입시켜서 성문의 경비를 제압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그것도 모험이다.

     

     "적어도 조금 더 닐나르 제국의 구 마르크 왕국령의 침공이 늦어졌다면, 비상육소를 어떻게든 완성해서 플랩스 스웜을 만들었다면, 비행으로 정찰하는 수도 있었지만."

     비상육소. 아라크네아의 비행 유닛을 생산하는 건물이다.

     

     솔직히 말해 아라크네아의 항공전력은 빈약하다. 와이번한테는 못 이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늘에서 보는 눈이 있으면 크게 달라진다.

     

     "전쟁, 이기면 좋겠네요."

     "그래. 그리고 끝내야만 해."

     이 전쟁을 끝내겠다.

     

     "여왕 폐하!"

     갑자기 라이사가 내 앞으로 뛰어들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는 사이 나는 앞으로 쓰러졌고, 볼에 따스한 액체가 튀었다.

     

     피다. 새빨간 피다.

     

     하지만, 누구의?

     

     "하앗!"

     

     그러고 나서 세리니안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녀가 검을 뽑는 소리도. 그리고 남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아니, 이곳저곳에서 비명이 들려오고 있다. 이 상업지대 일대가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람?

     

     나는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세리니안. 피투성이의 장검을 든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그리고 세리니안의 발치에는 남자의 시체가 있었다. 대각선으로 잘려 위를 향해 쓰러져 있다.

     

    그리고ㅡㅡ

     

     "라이사? 라이사!"

     라이사가 찔렸다. 옆구리에서 피가 솟구쳐서, 그것이 지면에 피 웅덩이를 만들고 있다. 라이사는 아직 살아있는 모양인지, 호흡은 하고 있다.

     

     "라이사! 정신 차려, 라이사! 세리니안, 어떻게 해야 좋지!?"
     "상처를 눌러주십시오! 세게!"

     내가 혼란에 휩싸여 묻자, 세리니안이 그렇게 고했다.

     

     그래. 전쟁영화에서도 총 맞은 곳을 병사들이 힘껏 눌렀었다. 난 그걸 따라 해서 라이사의 상처를 압박했다.

     

     "무슨 일이냐!?"

     

     얼마 지나자 하르하의 경비병이 달려왔다.

     

     "친구가 저 남자한테 찔렸어! 의사를 불러줘!"
     "알았다!"

     나는 필사적으로 라이사의 상처를 눌렀다. 리나트의 뒤를 쫓기는 너무 빨라, 라이사. 너하고는 좀 더 여러 가지를 함께 하고 싶어. 그러니 죽지 마.

     

     "의사는 저쪽이다! 들것에 싣자고!"

     돌아온 경비병들이 그렇게 말하며 라이사를 들것에 싣자, 난 라이사의 상처를 누른 채, 세리니안은 주위를 경계한 채로 달려갔다.

     

     라이사. 죽지 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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