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25 대륙만국회의2022년 10월 08일 19시 44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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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만국회의가 프란츠 교황국의 수도 사니아에서 열리는 것은, 아라크네아의 여왕 그레빌레아와 슈트라우트 공국 세자르와의 회담으로부터 약 1개월 후의 일이었다.
사니아에는 각국의 대사들이 모여들었다. 강국인 프란츠 교황국과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가장 돋보이지만, 다른 소국의 대사들도 한껏 치장하여 대륙만국회의가 열리는 사니아의 영빈관을 빛내고 있다.
"그럼, 차석자 분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란츠 교황국의 교황인 베네딕투스 3세의 인사말이 있고서, 사회자인 프란츠 교황국의 주교가 참석자들의 이름을 읽어들였다.
프란츠 교황국, 슈트라우트 공국, 닐나르 제국, 그리고ㅡㅡ
"마르크 왕국......에서, 엘리자베타 전하께서 출석하셨습니다.'
사회자가 약간 당황하며 그렇게 말했다.
"마르크 왕국? 무슨 농담을?"
"그 나라는 멸망했다고 들었소만."사회자의 말에 참석자들이 의문의 목소리를 낸다.
"안녕, 하세요, 여러분. 마르크 왕국 제2왕녀인 엘리자베타입니다."
소개를 받은 엘리자베타가 일어나서, 그렇게 인사했다.
이것은 확실히 엘리자베타다. 하지만, 패러사이트 스웜이 기생하고 있다.
"확실히 저분은 엘리자베타 전하다. 살아계셨나."
"하지만,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참석자들은 납득하면서도 의문을 품었다.
"크흠. 이번 의제는 마르크 왕국을 점령한 괴물을 어떻게 몰아낼지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들은 우리 우방인 마르크 왕국을 해방시켜야만 합니다."
참석자들의 술렁거림을 가로막으며, 의장이 회의를 진행시킨다.
"우리 프란츠 교황국은 연합군의 결성을 원합니다. 마르크 왕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대륙의 모든 나라가 힘을 합한 연합군입니다. 우리들은 단결해야만 합니다. 적은 불과 수개월만에 마르크 왕국을 무너뜨린 괴물. 어떠한 마수보다도 무서울 테지요."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가 그렇게 발언했다.
"우리나라로서는 이의는 없소만, 그 경우의 군비는 누가 부담하느냐인데."
그렇게 말을 꺼낸 자는 닐나르 제국의 대사였다.
"제각각의 나라가 부담해야겠지요. 이 작전은 우리의 힘을 모아서 하는 작전입니다. 군비를 각자 부담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닐지."
"그래서 우리 닐나르 제국에는 막대한 병사를 강요하면서, 다른 나라는 소수의 병력만 내며 연합군이라 속이는 겁니까. 그래서는 평등하다고 말할 수 없겠구려. 진정 힘을 합하려면 부담도 평등하게 해야 하지 않겠소."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가 발끈한 표정으로 고하자,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그 의견에 코웃음 쳤다.
"그럼 귀국은 어떻게 해야 한다 보십니까?"
"병력 수를 평등하게 하던가, 병력 수가 적은 나라는 군비를 부담하게 해야 할 것이오. 물론 막대한 군비를 지불할 수 없는 국가에는 우리나라에서 빚을 내어줄 수도 있고."닐나르 제국의 대사는 그렇게 고하며 참석자들을 둘러보았다.
"그, 그건 폭거다. 그럴 거라면 우리나라는 연합군에 가담하지 않겠다."
"우리나라도 연합군에 반대한다."대륙 공통의 위협에 맞서자는 회의는 닐나르 제국의 위협에 어떻게 맞서자는 것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여러분. 진정해주세요. 진정. 아직 닐나르 제국의 제안은 가결된 것이 아닙니다. 부결되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연합국에서 탈퇴하겠소. 우리나라 없이 연합군이 기능할지 볼만하겠구려."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가 애써 진정시키자,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코웃음 쳤다.
"닐나르 제국은 너무 난폭해. 우리들은 공통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고."
"누가 공통의 위협이라 단정 지었지? 교황 예하인가? 우리나라는 마르크 왕국의 괴물을 위협이라 느끼지 않는다."소국의 대사가 말하자, 닐나르 제국의 대사는 단언했다.
"우리 닐나르 제국은 독자적으로 마르크 왕국의 괴물과 싸울 준비중이오. 마땅한 준비가 갖춰지면, 연합군도 필요없이 우리나라만으로 마르크 왕국을 해방시켜보리다."
닐나르 제국은 확실히 오만한 대국인 모양이다.
"마땅한 준비란 무엇입니까?"
"슈트라우트 공국이 우리 군을 받아들이는 일이지 않겠소?"어떤 대사가 묻자,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고했다.
"데메르 강과 엘프의 숲에 의해 우리나라는 마르크 왕국의 침입 경로가 막혀있소. 그래서 마르크 왕국으로 통하는 국가인 슈트라우트 공국이 우리나라를 받아들인다면, 즉시 우리들은 군사작전을 이행할 수 있소만. 슈트라우트 공국은 이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시오?"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턱수염을 매만지며 그리 묻는다.
"우리나라는 닐나르 제국군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습니다. 병사가 주둔하려면 여러가지가 필요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닐나르 제국군 같은 대규모의 병력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슈트라우트 공국의 대사는 그렇게 고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도, 반대해요."
그리고 여기서 목소리를 낸 자는 엘리자베타였다.
"음. 망국의 공주께선 무엇에 반대하시는지?"
"닐나르 제국이 우리나라를 해방이는 이름으로 침략하는 일 말이에요. 닐나르 제국은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땅을 차지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답니다. 그러니 닐나르 제국을 받아들여서 국토를 침공당하는 일에는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엘리자베타는 공허한 눈으로 그렇게 발언했다.
"우리나라가 어부지리를 취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오?"
"예. 당신들은 해방이라는 이름의 침략을 하는 거잖아요."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짜증 내는 태도로 고하자, 엘리자베타가 대답했다.
"말도 안 돼! 우리는 마르크 왕국의 궁지를 구원해주려는데, 당사자인 마르크 왕국이 우리나라를 침략자로 부를 줄은! 이래서는 연합군을 조직해도 그걸 거절하겠구만!"
닐나르 제국의 대사는 화가 난 기색이었다.
"마르크 왕국이 궁지인 것은 알고 있다. 우리들은 그걸 구원해야만 한다는 것도. 괴물은 마르크 왕국을 모두 짓밟은 후에 다른 국가도 유린할 우려가 있으니까."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가 그런 말을 하며 엘리자베타를 보았다.
"닐나르 제국의, 참전에는 반대해요."
"하지만, 닐나르 제국의 군사력이 없으면."어디까지나 닐나르 제국을 거부하는 엘리자베타와, 그걸 달래는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
"우리나라에는 저항운동을 하는 집단이 2만 명은 있어요. 그런 레지스탕스가 들고일어나면 조국의 해방은 독자적으로도 가능해요. 괴물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게 걱정이라면, 제각각 방어를 준비하면 되잖아요."
엘리자베타가 표정의 변화 없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기분 나쁜 모습이다.
"마르크 왕국은 우리나라의 지원도 연합군의 지원도 필요 없다는 모양이오만."
"......정말로 그래도 괜찮습니까, 엘리자베타 전하?"어이가 없다는 듯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내뱉자,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가 확인했다.
"그래도 돼요."
엘리자베타의 대답은 짧았다.
"하지만, 괴물은 문제가 돼. 다른 나라로 흘러들면 대참사라고."
"애초에 우리가 상대하려는 괴물이란 어떤 상대인가?"망설이는 자와 설명을 요구하는 자.
"모험가길드의 보고에 의하면 완전히 미지의 괴물이라고 합디다. 곤충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크기는 인간 사이즈. 죽은 자의 시체를 먹는다고 하니 육식성이라 보입니다. 구체적인 모습을 이걸 보았으면 합니다."
의장은 그렇게 고하며 게시판에 괴물의 스케치를 붙였다.
그려진 것은 리퍼 스웜이었다. 거대한 낫과 날카로운 어금니, 독침을 보유하며 가느다란 팔다리를 가진 괴물의 모습이 드러나자, 괴물의 모습을 처음 보는 대사들이 숨을 삼켰다.
"이 괴물들은 얼마나 존재하고 있습니까?"
"모험가길드의 조사로는 10만 마리 이상. 종류가 다른 것도 섞여있다지만, 전부 20만 이상."어느 나라의 대사가 묻자, 의장은 그렇게 대답했다.
"20만? 믿을 수 없군. 악몽이다."
"지금까지 어디 숨어있었던 거지? 10만이라고. 목격자가 있어야 했다.""처음에는 어디서 나타났습니까?"
"일절 불명이다. 마르크 왕국의 생존자는..... 아아, 엘리자베타 전하라면 아실지도 모르겠군요."
한 대사가 물어보자, 의장의 시선이 엘리자베타를 향했다.
"엘리자베타 전하. 괴물은 어디에서 찾아왔는지 아십니까?"
"모르겠요. 그들은 갑자기 남쪽에서 나타나더니, 마을, 도시, 나라를 집어삼켰어요."스웜이 처음 나타난 것은 동쪽이지만, 엘리자베타는 남쪽이라고 말했다.
"남쪽? 설마 닐나르 제국이 만든 괴물이 아닐지?"
"정말 수상하군. 닐나르 제국에는 뛰어난 마술사들이 있다. 그런 자들을 동원하여 키메라를 만든 게 아닐까?"엘리자베타의 말에, 대사들이 닐나르 제국의 대사한테 의문의 눈길을 향했다.
"바보 같은 말! 귀국들은 예절이란 것도 없소이까? 우리들이 대륙을 위협하는 괴물을 만들어서 관리도 안 하고 마르크 왕국에 풀어놓았다라? 애초에 남쪽에는 데메르 강이 있단 말이오!"
의혹의 눈길을 받은 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그리 외쳤다.
"괴물의 알을 배로 흘려보냈을지도 몰라."
"맞아. 괴물은 물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그럼에도 의심하는 목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웃기는 일! 우리나라는 이 이상의 장난에 어울릴 생각은 없소! 괴물에 삼켜 죽고 싶다면 알아서들 하시오!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대책을 세우도록 할 테니!"
드디어 닐나르 제국의 대사는 격노하며 회의장에서 퇴실했다.
"......남은 우리들만으로도 연합군을 조직하기를 제안하지만, 어떻습니까?"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는 힘없이 고했다.
"찬성. 대국의 폭거는 이제 진절머리가 나."
"닐나르 제국이 없다면 찬성하지."닐나르 제국의 대사가 떠나자, 회의는 부드럽게 진행되었다.
연합군은 각국에서 가능한 최대의 병사를 파병할 것. 군비의 일부는 프란츠 교황국이 부담할 것. 슈트라우트 공국은 가능하다면 군대의 통행을 허가할 것.
이렇게 닐나르 제국을 제외한 연합군이 결성되자, 슈트라우트 공국을 통과할지 말지의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로서는 현 단계에서 군대의 통행 허가를 거부합니다."
슈트라우트 공국의 대사는 그렇게 말했다.
"그럼 어느 단계에서 허가하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위협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며, 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우입니다. 우리나라도 독립국입니다. 마르크 왕국까지의 도로가 아닌 것입니다."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가 묻자, 슈트라우트 공국의 대사는 그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마르크 왕국의 괴물들이 가장 빨리 이를 드러낸다고 생각되는 건 귀국압니다만. 그럼에도 위기가 표면에 드러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말입니까. 뒤늦게 후회할지도 모르는데요."
"우리나라에도 군대가 있으니, 구원이 올 때까지의 시간 벌이는 가능하다."
대사 중 하나가 지적하자, 슈트라우트 공국의 대사는 의연히 대답했다.
"슈트라우트 공국은 시급히 연합군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안 그러면 공국까지 괴물에 의해 멸망당하게 될 테네, 다시 생각해줄 수는 없겠습니까?"
"유감이지만 거절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자국의 방위는 스스로 하는 독립국가. 괴물의 대군이 닥친다 한들 당신들이 올 대까지의 시간은 벌어보지요."
프란츠 교황국의 대사가 말했지만, 슈트라우트 공국의 대사의 의견은 흔들림이 없었다.
"정말이지, 우리들한테는 협조성이 부족한 듯합니다."
"닐나르 제국은 이탈, 슈트라우트 공국은 입국을 거부하다니."결국, 대륙만국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연합군의 결성과, 슈트라우트 공국에서의 요청이 있으면 군대를 파견하자는 것뿐이었다.
사실상 아무것도 안 정해진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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