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5 두근☆신경쓰이는 그 아이와의 운명의 재회!? 박살편(2)
    2022년 08월 19일 19시 31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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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896 

     

     

     

     "좋아, 알았어."

     

     결심을 하고서, 양손으로 켄쨩의 한손을 감쌌다. 나와 다르게, 그녀의 손은 서늘했다.

     

     "그럼 켄쨩, 내게 협력해줘."

     "응, 좋아."

     고민은 없다.

     이제는, 사력을 다할뿐이다.

     

     

     

     

     이튿날.

     광장에 가서 소환진을 확인해보니, 가도까지 10시간이 남아있었다. 사용이 가능해지는 것은 임무가 끝날 무렵일까.

     이걸 아침부터 쓸 수 있었다면, 꽤 편해졌을 텐데.

     

     아쉬워도 별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을 할뿐이다.

     

     "좋아."

     어제의 시점에서 논의는 끝내 놓았다.

     지금부터 우물쭈물하면 안 된다. 일단 돌아가서 식사를 하자.

     배가 고프면 못 싸운다고도 하니.

     

     "사토 님."

     갑자기 이름을 불렸다.

     돌아보자, 광장 쪽에서 메이드 모습의 미인이 걸어오고 있다.

     크롬 씨다.

     그 방에서 막 나온 참이라서, 약간 쫄고 말았다.

     왜 여기 있는 거지.

     

     "오랜만입니다, 사토 님."

     "그래."

     인사하자, 크롬 씨 또한 정중히 인사하였다.

     

     "이런 곳에 무슨 일이신지."

     

     "조금, 전달해드릴 일이.

     시키가미 겐사이 님의 전언을 맡아두었습니다."

     "전언?"

     그것도 겐사이 씨한테서.

     

     "내용은?"

     

     "[네놈의 조부모한테 걸린 저주. 내가 풀어놓았다] 라고 하십니다."

     ".............뭐?"

     순간, 무슨 말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언은 이상입니다. 그럼."

     

     "자, 잠깐만요.

     갑자기 뭔데요."

     

     아무리 그래도 설명 부족이다.

     

     "...모르시겠습니까? 사토 님."

     "그야, 갑자기 그런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구요."

     솔직히 믿는 녀석은, 그야말로 얼간이다.

     내게 너무 좋은 상황이다.

     덫이라고 느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럼 설명드리지요.

     코우미 마을은, 원래 시키가미 가문이 관할하는 영지입니다.

     로긴스는 그 주민을 인질로 잡고, 일반인이라고 알면서도 저주를 걸었습니다.

     아무리 대성군의 동료라고 해도, 그 독단은 너무나 거슬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시키가미 가문의 전 당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입니다."

     

     그렇게 술술 말해도, 바로는 이해할 수 없다.

     

     "이래도 납득이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진위의 판단은 사토 님께 맡길 수밖에요."

     크롬 씨는 다시 몸을 돌리고는 묵묵히 걸어갔다.

     

     "아니 그러니까 기다려 달라구요."

     "...사토 님. 저도 의외로 바쁘답니다?"

     "지금 정보, 일부러 제게 전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잖아요?"

     

     

     크롬 씨의 걸음이 멎는다.

     그래, 그렇다.

     겐사이 씨가 주민을 구하는 건 이해한다. 어쩌면 내 할아버지와 아는 사이일지도 모른다.

     

     그건 알겠다.

     

     하지만, 로긴스한테 원한이 가득한 나한테, 그런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건 이상하다.

     겐사이 씨도 로긴스도, 그리고 크롬 씨도 같은 대성군의 멤버일 텐데.

     

     "...그것도 그렇네요."

     

     크롬 씨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그 나름의 책임이 아닐까요? 이른바 청산이라는 것입니다."

     "로긴스가 불리해지는 정보를 제게 전하는 게, 청산이라는 건가요?"

     "겐사이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니, 무리도 아니겠지요."

     그런 걸까...?

     

     "그리고 사토 님."

     "왜요."

     "여흥에는 코미디가 제격 아니겠어요?"

     

     크롬 씨는, 그런 말을 입에 담았다.

     

     "부디 힘내주세요. 인생은 다시 시작할 수 없으니까요."

     인생은 다시 시작할 수 없다.

     당연한 일인데도, 그 한 마디가 묘하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자, 어느 사이엔가 크롬 씨는 내 앞에서 사라졌다.

     

     ".................."

     모르겠다.

     뭘 하고 싶었던 거냐, 그 사람.

     조부모님의 봉인은, 정말로 풀린 걸까?

     

     이런 식의 배신은 디 그리피아에서 많이 당해왔다.

     그래서 말하지만,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위험하다.

     

     어쩌지.

     

     "...좋아."

     믿는 건 아니지만, 만일을 위해서다. 이미 확정된 길이 있는데, 이제 와서 지름길에 낚일 수는 없다.

     

     작전은 저녁.

     전이진이 복구된 뒤부터다.

     

     

     

     

     그날의 호위는, 정말 묵묵히 시작되었다. 평소에는 마구 말을 늘어놓던 로긴스가, 그날에 한해서 가만히 있던 것이다.

     

     가만히 있다기보다, 기분이 나빠보였다.

     평소의 싱글벙글하던 얼굴이 거짓말인 것처럼, 시종일관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나는 일이 있어서, 끝나기 직전까지 자리를 비워야 하네.

     그러니 오늘은 지원해줄 수 없다네."

     코린쨩은 그녀대로 볼일이 있는지, 인사만 끝내고 신역에서 떠났다.

     나한테는 좋다고 하면 좋은 일이다.

     

     첫출발 치고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

     

     

     

     

     1주일 전에 인간형이 나타난 뒤부터, 원수는 사람의 모습으로만 나타나게 되었다.

     

     그렇게 최종일.

     오늘의 원수도, 예상대로 인간형이 나타났다.

     키는 2m 정도일까.

     프로레슬러 같은 거한이다. 상대해보니 위압감이 전해져 온다.

     이 녀석도 다른 놈들과 마찬가지로, 꽤 강해 보인다.

     

     "여러분."

     아나스타샤는, 평소처럼 우리의 중심에 섰다.

     이 녀석의 호령을 듣는 것도 오늘로 마지막인가.

     문득 그런 감상이 머리를 스친다.

     

     "드디어,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이 싸움을 이겨냅시다."

     아나스타샤의 격려에, 멤버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한의 인간형과의 거리는 30m.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향으로 보면 이 정도는 거리에도 안 들어간다.

     아마, 충분한 공격 범위 안일 것이다. 다른 다섯 명의 살기가 샘솟는다.

     

     그런 답답한 상황 속에서, 난 거의 로긴스한테만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유일한 우려는, 내 봉인이다.

     푸는 방법은 있지만, 솔직히 억지스러운 방법이다. 잘 될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풀기 전에 로긴스가 내 이변을 눈치채고 봉인을 써서 전처럼 약화시키면, 끝장이다.

     그것만으로도 끝이다.

     나는 현재, 그런 승부 속에 있다.

     

     "ㅡㅡㅡ옵니다."

     갑자기 나온 아나스타샤의 신호. 즉시 그에 응해서, 다가오는 거석 같은 인간형을 상대한다.

     

     최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인간형과의 전투는, 지금까지 보다 더욱 격렬했다.

     

     인간 사이즈의 괴물.

     그런 말이 와닿는다.

     

     예를 들어, 아나스타샤의 총알을 맨몸으로 튕겨내고, 시시도의 전격을 받아낸데 더해 켄쨩의 칼을 한손으로 움켜쥐거나 한다.

     

     그리고 모습이 안 보일 이리자키의 장소를 탐지한다.

     

     그런 녀석한테 평소대로 배빵을 갈긴 미리온은, 역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만져본 느낌으로는 정말 단단하다.

     뭘로 만든 거냐 이 녀석.

     

     그러는 나는, 힘을 어느 정도 억누르고 있다.

     이것은 싸움을 오래 끌기 위해서다.

     일을 벌이려면, 역시 주의가 쏠리는 전투 중이 좋다.

     

     때가 오면, 적의 공격을 틈타 자신의 봉인을 풀고, 단숨에 사사미네 양을 구출한 다음, 그대로 이리자키와 켄쨩의 지원을 받으면서 여기서 도망치는 계획이다.

     

     로긴스와 겨룰 때를 위해서도, 힘은 온존 시키자는 심산이다.

     

     

     전투는 오래 지속되었다.

     지속되었다기보다, 내가 그렇게 되도록 전국을 움직였다.

     

     

     그렇게 간간히 휴식도 취하면서 임무 개시로부터 6시간.

     슬슬 마법진의 복구도 보이기 시작한 때.

     

     이 전투에, 어떤 전기가 찾아왔다.

     

     "..........!"

     

     거한이 무릎을 꿇는다.

     표정은 모르겠지만, 명백한 고통의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쓰러진 거한을 향해, 이리자키가 구불구불 킥으로 관자놀이를 때렸다.

     

     그 반대편에서, 켄쨩의 검격이 등을 좌악 찢었다.

     

     그때 모두가 눈치챘다.

     상처의 재생이 늦다.

     점점 느려진 게 아니다.

     갑자기 재생속도가 팍 떨어졌다.

     

     아무래도 한계가 다가온 모양이다.

     생각보다 빠르다.

     한심한 녀석이다.

     

     "화력을 집중!"

     

     아나스타샤의 호령을 시작으로, 전 멤버가 이때다 싶어 앞으로 달려갔다.

     

     연이어 자아내는 공격의 파도.

     이제 이 녀석을 상대하는 것도 진저리가 나는지, 모두가 풀파워다. 원념까지 느껴진다.

     

     얼버무리는 것은 이 즈음이 끝이라고 판단하고, 나도 덩치의 틈을 타서 전력의 파워 봄을 때려 박았다.

     

     "료우야, 가!!"

     

     그 순간 아나스타샤가 라이플을 쏘았고, 뒤따르듯이 시시도가 성검을 휘둘렀다.

     번개가 호쾌하게 꽃 피우자, 거한은 새까맣게 불타버렸다.

     

     "...오, 오오오!"

     거리를 두면서, 쓰러지는 덩치를 확인한다. 현재 움직임은 없다.

     

     "해, 해치웠나...!?"

     플래그를 세워보지만, 역시 움직임은 없다. 정말 죽은 모양이다.

     아쉽다. 뭐 6시간이나 계속 쳐댔으니 불사신도 쓰러질 수밖에.

     

     "앗싸, 이겼다!"

     

     실망하고 있자, 뒤에서 켄쨩이 끌어안았다.

     어쨌든, 이걸로 눈속임을 쓸 수 없게 되었다.

     

     "해냈군요, 료우야."

     "그래, 네 덕분이야."

     문득 시선을 돌리자, 시시도와 아나스타샤도 승리의 여운에 잠겨있다.

     시시도는 몰라도, 아나스타샤도 꽤 기쁜 모양이다.

     

     "고마워. 너와의 인연이 없었으면, 승리하기란 어려웠을 거야.

     날 믿어줘서 영광으로 생각해."

     

     "...정말, 착각하지 마시죠. 전부 이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시시도가 부끄러워하는 아나스타샤를 농락하는 장면에서 시선을 떼어, 로긴스와 사사미네 양에게 주의를 기울인다.

     마법진의 복구까지 1시간이 남았다.

     

     젠장.

     

     조금만 더 버텨줬다면, 전투를 틈타 움직일 수 있었는데.

     

     "후우...."

     내 싸움은 이제부터다.

     연기는 허락되지 않는다.

     켄쨩과 이리자키에게 눈짓으로 작전이 다가왔음을 전한다.

     

     

     큰놈이 일어선 것은, 그야말로 그런 때였다.

     

     "........"

     심장이 경종을 울렸다.

     살아있었냐고.

     아니, 죽은 것을 확실히 확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쓰러진 지 1분 이상이나 지나면, 방심도 하게 된다.

     지금은 그야말로 그런 분위기였다.

     그런 공기를 느꼈다.

     

     "어이!!"

     

     위기를 전하는 것보다도 빨리 달려 나갔다.

     

     덩치는 석탄처럼 까맣게 그을렸지만, 제대로 두 발로 서서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거한은 시시도를 향하고 있다.

     끝장을 낸데 대한 보복일까.

     당사자인 시시도는 아직 눈치채지 못했다.

     

     "ㅡㅡㅡ"

     

     모두가 굳어버린 사이, 나만이 움직였다는 것은 왠지 이상한 기분이었다.

     시간 감각이 엉망진창이 되어, 한걸음 한걸음이 이상하게 길다.

     

     그제야 옆에 있던 아나스타샤가 덩치를 탐지했지만, 늦었다.

     저래선 제때 못 맞춘다.

     그보다, 나조차 제때 도달할지 알 수 없다.

     

     시시도는 무장을 해제하고 있다.

     이대로는 죽는다.

     시시도는 드물게 볼 수 있는 쓰레기다.

     하지만 그것과 이것과는 별개다.

     저 녀석도 하나부터 끝까지 쓰레기 일리는 없을 테고.

     

     구할 수 있는 목숨이라면 구하고 싶다.

     아니, 구해야만 한다.

     

     "으오오오옷!"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늦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한 대로, 나는 거한의 혼신의 일격을 그 몸으로 받아버리게 되었다.

     

     강화와 장벽을 전개했다면 어떻게든 버틸 공격이기는 했지만, 방심해서 술식을 해제한 나로서는 버티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난 날아갔다.

     등에 로켓이라도 매단 것 같은 기세로.

     피분수를 토하면서,

     성투사처럼 날아갔다.

     

     조금 지나서, 지면에 추락했다.

     

     "소쨩!!"

     

     켄쨩의 목소리가 멀리 느껴진다.

     

     누운 채로 시선을 옮겨보니, 오른팔은 팔꿈치부터 밑부분이 이상한 방향으로 휘어졌고, 옆구리에서는 피가 솟아 나오고 있었다.

     

     "어이어이...."

     

     이거 위험한데.

     오른팔이 이래서야, 내 봉인은 못 풀잖아.

     억지로 시행하면 죽어버릴 것이다.

     

     아아, 이건 안 되겠어.

     이러니까 좋아하는 여자 한 명도 못 구하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설마 진짜 광대가 되어버렸을 줄이야.

     

     "젠....장....."

     피가 부족하다.

     전투복에 붙은 재생술식도, 아무래도 방금 전의 일로 사라진 모양이다.

     하지만 포기할까 보냐.

     여기서 퇴장은 사절이다.

     

     사사미네 양을 인질로 잡히지 않으려면, 로긴스가 사사미네 양의 힘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금밖에 없는데.

     

     "소 군!"
     

     "사토 씨!"

     "...어이, 사토!"

     

     잠시 누워있자, 이지스의 멤버들이 제각각 모여들었다. 아무래도 큰놈은 무사히 쓰러트린 모양이다.

     

     "소쨩, 정신 차려...!"

     켄쨩은 초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리온과 이리자키도,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반면 아나스타샤의 표정은 매우 냉정했다. 부상자에 익숙한 모양이다.

     시시도만이, 왠지 겸연쩍은 표정으로 있었다.

     

     "왜 이런 짓을... 내 상처는 재생되는데..."

     

     뭐...

     하지만 너, 그때 성검을 넣어뒀잖아. 그런 상태로 녀석의 공격을 당하면, 재생도 뭣도 없으면서.

     

     아아. 그러고 보니.

     어제 싸웠을 때는 성검도 없는데 머리의 상처가 알아서 나았지.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다는 건가. 웃지 못할 일이다.

     

     "소쨩, 정신 차려.

     지금 바로 박사님을 불러올 테니까."

     "그렇게는 안 됩니다."

     

     불의의 부정.

     아무런 예고도 없이.

     어느 틈에, 로긴스가 내 옆에 서 있었다.

     

     "방금 막, 의식이 최종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이제부터 점점 공간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문의 개폐는 허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외상은...!"

     켄쨩이 따지지만, 로긴스는 단호히 고개를 옆으로 젓기만 한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호위 중에 사사미네 양의 곁을 떠나는 거, 이게 처음 아닐까.

     

     "비비안 씨.

     안심하시길. 보아하니 죽을 상처는 아닌 것 같으니, 바로 원래대로 돌아오겠죠."

     

     그의 말에, 켄쨩은 눈썹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들도 무슨 말 하는지 모르는 모양인지, 마찬가지로 석연치 않은 얼굴을 하고 있다.

     

     솔직히, 이 녀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전투복은 파괴되었는데, 설마 회복마법이라도 쓴 걸까.

     그렇다면 재주도 좋은 녀석이다.

     

     

     그렇게 멍하니 있는 사이, 나는 재빨리 로긴스를 죽여뒀어야 했다.

     

     

     그야말로,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순식간에.

     

     

     "..하지만, 약화시킬 수고를 덜어서 다행입니다.

     솔직히 지금 이대로면, 당신을 묶어둘지 있을지 불안했거든요."

     

     탁, 하고 손가락을 튕긴다.

     그것이 왠지 묘하게 귀에 거슬렸다.

     

     "윽...!?"

     

     순간, 가슴을 관통당한 듯한 격통이 달렸다.

     

     "소ㅡㅡ!? ㅡㅡ쨩!?"

     켄쨩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게 되었다.

     시야도 몽롱하다.

     그보다 거의 안 보인다.

     

     이윽고 시야가 새카말게 물들고,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게 되었다.

     그런 기분 나쁜 공간에, 문득 사람의 기척이 났다.

     

     그 녀석은, 얼굴이 안 보이는 여자였다.

     

     

     

     

     "...무슨 짓이에요?"

     

     비비안은 로긴스를 힘껏 노려보았다.

     소스케의 몸이 새카만 문양에 침식된 것은, 방금 일어난 일이다.

     

     "그에게 무슨 짓을 했나요?

     지금 바로 그만두세요."

     "비비, 조금 진정해."

     "잠깐 조용히 해."

     달래는 시시도를 한 손으로 제지하고서, 비비안은 로긴스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녀의 분노를 보고도, 로긴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무엇을, 이라고 말씀하셔도.

     저는 그가 다시 싸울 수 있도록 약간 도운 것뿐입니다. 곧 눈을 뜨겠지요."

     "싸움은 이제 끝났잖아요.

     이 이상 뭘 시킬 셈인가요?"

     

     "끝났다? 뭐가 끝났다는 말씀입니까? 무녀님의 의식이 끝나는 것까지가 당신들의 의무입니다.

     고용자 주제에 나서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해서, 부상당한 소스케한테 채찍을 가한 짓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그럼, 이 녀석을 전선에서 제외시키면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억지로 싸우게 할 필요가 있습니까."

     평소에는 말하지 않던 이리자키까지도, 이때만은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냈다.

     

     "예, 있습니다. 왜냐면 지금의 그는 제게 충실한 개니까요.

     못쓰게 될 때까지 쓰지 않으면 손해이기도 하고."

     ... 벨까.

     순간, 그런 말이 비비안의 머리를 스쳤지만, 곧장 고쳐먹었다.

     

     그 작전은 소스케의 봉인이 해제되는 게 전제였다. 비비안과 이리자키로는 이들을 구출할 방도가 없다.

     

     "....실례, 했습니다."

     이를 악물면서, 비비안은 한걸음 후퇴했다. 움켜쥔 주먹에는 피가 배어 나왔다.

     

     "그런 것보다, 서둘러 진형을 다시 짜시죠. 슬슬 최후의 적이 찾아올 때입니다."

     

     비비안이 적에 대한 물음을 던지려던 그 순간, 아나스타샤의 모습이 사라졌다.

     

     "...어?"

     비비안이 무시코 당황하는 목소리를 흘렸다. 사라지기까지 아무런 전조도 없었다.

     유일하게 전부 지켜본 자는, 뒤에 서 있던 미리온이었다.

     

     정확히 본 것은 아니다.

     사라지기 직전, 아나스타샤가 구멍함정에 떨어진 듯 가라앉은ㅡㅡㅡ기분이 들었다.

     

     아니, 설령 정말로 구멍이 나 있어도, 중력의 자유낙하로서는 너무 빠르다.

     

     "여러분ㅡㅡㅡ"

     

     챙

     등 뒤에서 새된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연미복의 노인이 서 있었다. 정말이지 어느 사이에, 하지만 당연하다는 듯 서 있다.

     

     본 적이 있는 노인이다.

     

     그 노인이 로긴스의 목을 향해 창을 찌르자, 로긴스는 언짢은 표정으로 창을 맨손으로 막아내었다.

     아무래도 보지 못한 사이에 공방이 이루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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