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94 두근☆신경쓰이는 그 아이와의 운명의 재회!? 박살편(1)
    2022년 08월 19일 09시 54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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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885 

     

     

     

     제단에 있는 광장.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하얀 벽들의 중앙에서, 현재 소스케와 미리온이 상대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는 미리온이 내지른 붕권이, 클램프처럼 소스케의 손바닥에 잡혀있었다.

     

     필중이라 확신한 공격을 막은 것은 예상 밖이었다.

     최근, 소스케한테 틈이 없다.

     

     "......"

     

     "ㅡㅡㅡ훗."

     

     한 박자를 사이에 두고, 미리온이 오른발을 날린다.

     낮게 뻗어가는 오른발은 소스케의 다리 안쪽에 파고들어서, 발목 뒤에 뱀처럼 휘감긴다.

     

     근접 상태에서의 쇄보ㅡㅡㅡ 다시 말해 고속의 다리걸기는, 미리온의 장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읽고 있었는가.

     소스케는 말도 안 되는 반사 속도로 시계방향으로 슬라이드해서, 반대로 미리온의 등을 잡았다.

     

     미리온의 등으로 전해지는 압박감.

     

     선택을 잘못하면, 소스케의 다음 수는 이 승부에 막을 내릴 결정타가 될 것이다.

     미리온은 회피보다 반격하기를 선택했다.

     

     "하앗!"

     

     약간 등을 보인채 몸을 웅크리고는, 견갑골 부근으로 파고드는 것처럼 소스케에게 몸통 박치기를 날린다.

     

     평소였다면 도움닫기 없이는 위력이 별로였을 몸통 박치기도, 온몸의 힘을 총동원하면 이 영거리에서도 철산고라는 이름의 기술이 된다.

     

     느낌은 있었다.

     규칙에 따라 치기 전 그만둘 셈이었지만, 그래도 어째선지 기술이 통한 느낌이 들었다. 감각으로 보아, 직격 해버리면 성인 남자도 기절할 정도로.

     

     그럼에도 소스케는, 미리온의 등을 양손으로 붙잡으며 버티고 있었다.

     

     순간, 그의 입가에 미소가.

     

     "앗."

     반응하는 것보다 빠르게, 고속으로 발이 걸린다. 붕 떠오르는 미리온의 몸.

     

     "어!?"

     

     공중에 뜨면서, 미리온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지금의 술수, 단순한 발걸이가 아니다. 방금 미리온이 보였던 쇄보ㅡㅡㅡ그야말로 그것의 재현이었던 것이다.

     

     "크윽!"

     울며 겨자 먹기로 공중에서 다리를 휘둘러 보지만, 현재 미리온은 '땅에 발을 대고 있지 않다'.

     

     미리온은 진각을 특기로 한다.

     그보다, 진각을 특기로 하라고 스승한테서 지도받았다.

     체격에서 지는 미리온이 적에게 맞서려면, 대지에서 오는 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타격력의 비밀은, 격렬한 발디딤에 따라 발생하는 힘에 그 진수가 있다.

     

     결과적으로 내지른 발차기는 어렵지 않게 간파당했다.

     그냥 막은 것이 아니다.

     소스케는 전진하면서, 원을 그리는 것처럼 손날로 미리온의 발차기를 가볍게 흘려버린 것이다.

     

     그 후로 미리온은, 완전히 무력화되었다.

     

     먼저 자세를 추스르는 것보다 빨리 지면에 내려서게 한 다음, 그대로 어깨를 오른손바닥으로 고정시킨다.

     

     그리고 끝장이라는 것처럼, 왼손바닥을 안면 앞에 들이댔다.

     

     

     "....자, 거기까지."

     

     왠지 졸려하는 목소리로, 이리자키가 종료의 신호를 고했다.

     그제야 두 사람은 전투를 끝내고는 서로에게 인사를 나누었다.

     

     "...훌륭해요, 사토 씨."

     문득 뻗어온 손에, 소스케는 즉시 악수로 응했다.

     

     "...마지막인데 이렇게 쉽게 져버리고 말아서, 죄송합니다."

     "그렇지 않아. 공부가 되었어. 둘 다, 정말 고마워."

     

     소스케는 한걸음 물러나서, 미리온과 이리자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 내일은 임무의 최종일.

     길었던 이 호위 임무도 끝나고, 그 의문의 의식이 완성될 때가 온 것이다.

     

     그에 따라, 소스케가 의뢰했던 이 훈련도 오늘로 막을 내리게 된다.

     

     얻을 것이 많았던, 좋은 수련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 기회가 생기면, 잘 부탁해."

     소스케는 왠지 후련한 기색이었다.

     이제 남긴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한, 침착한 표정을 하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의 거칠었던 그를 떠올리자, 미리온은 약간 감개무량한 마음에 젖어들었다.

     

     "그럼, 돌아갈까."

     

     "...그래."

     소스케가 발걸음을 돌리자, 이리자키는 뒤따르는 것처럼 기숙사로 향하기 시작했다.

     

     "............."

     작아져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미리온은 여태까지의 훈련을 떠올렸다.

     

     전적상으로는 소스케를 이겼지만, 후반에는 계속 지고 말았다. 조금 더 오래 했다면 역전당할 것이다.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것이, 소스케의 모방의 교묘함이다.

     

     오늘도 그랬지만, 그한테 빼앗긴 기술은 저것만이 아니다.

     

     미리온이 가르치지 않았던 팔극의 기술을, 소스케는 어깨너머로 실전에서 쓸 정도로 배워놓았다.

     

     ".............."

     

     미리온의 시선은 하나의 구덩이에 꽂혀있었다.

     지면이 파인 것처럼 존재하는 그것은, 앞선 시합에서 생긴 것이다.

     

     미리온은 알고 있다.

     

     저 상흔은, [꿰뚫기]에 의한 것이다. 아마 마지막으로 보여줬던 일격. 소스케가 내지른 손바닥에 의해 생긴 것이리라.

     

     

     [꿰뚫기].

     다시 말해 만수경의 지도를 시작한 것은, 대략 2주일 전이다.

     

     꿰뚫기는 미리온의 비장의 수다.

     소스케는 확실히 습득 가능한 영역에 있었지만, 그럼에도 가능성은 아주 낮았다.

     

     그래서 방금 전 소스케가 했던 감사의 말에는, 이것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뭐, 그건 좋다.

     다만 한 가지 납득이 안 되는 것이 있다.

     

     소스케는 오늘까지 미리온과 이리자키 상대로 마술을 제외한 체술 훈련을 계속해왔다. 아마 인간이 맨몸으로 가능한 최고의 퍼포먼스였다고 말할 수 있다.

     동시에, 묘한 위화감도 느꼈다.

     

     

     그리고 오늘, 이제야 그것을 알았다.

     

     

     좋은 이야기는 아니다.

     온화하고 상냥한 미리온 조차도, 약간 마음이 아파오는, 그런 사실.

     

     

     그는 여태까지의 2주일 동안.

     

     

     전혀, 네버, 조금도, 진심이 아니었다.

     

     맨몸의 그의 전력은 이 정도가 아니다.

     술식을 쓰지 않고 마술에 필적하는 사상을 일으킨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는지, 미리온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다시 말해 그는, 신에게 저주받았다는 말이다.

     

     

     

     

     기숙사로 돌아가자, 마린쨩이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어서 오세요."

     "...그럼, 내일 보자."

     

     이리가키는 먼저 욕조에 들어갈 모양이라서, 거실 앞에서 헤어졌다.

     오늘은 가볍게 끝냈기 때문에 냄새의 걱정은 없다. 그렇게 빌면서 문을 열자, 부엌의 테이블에 코린쨩과 아나스타샤가 앉아서 대화하고 있었다.

     

     "오, 사토 군."

     날 눈치챈 코린쨩이 손짓을 한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분위기라서, 일단 테이블 의자에 앉았다.

     

     "둘이서 뭐 하고 있었어?'

     

     "내일의 작전에 대화하고 있었다네."

     "작전? 오늘의 미팅은 끝났잖아?"

     

     코린쨩한테 그렇게 말하자, 아나스타샤가 어깨를 으쓱였다.

     

     "여러 가지로 있습니다. 저는 리더니까요."

     "그래?"

     한 달 동안만이지만, 참모는 힘들겠구나.

     

     "그래서, 코린쨩은 내게 무슨 일인데."

     "음. 드디어 내일이면, 의식이 완성되지 않겠나?"

     

     "그렇다고 하더라."

      완성되기 전에 내가 막을지도 모르지만.

     

     "그 의식은 오랜 비원이라네. 그래서 한 번, 감사를 표하고 싶어서 말일세."

     들뜬 목소리로 말하는 코린쨩은, 정말 기분이 좋아 보인다.

     적, 뭐였더라.

     분명, 세계의 명운을 거머쥔 의식이었던가.

     지금까지 힘들여 준비해온 걸까.

     

     "그러니 사토 군, 그리고 안나. 이 임무를 완수해서, 정말로 고맙네."

     "아니, 그런..."

     "스승님. 아직 하루가 남았습니다. 속단하기는 이르지 않을까요?"

     

     아나스타샤가 못을 박듯이 말하자, 코린쨩은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후후, 그것도 그렇지. 미안하네. 뭐, 어쨌든 제대로 쉬게나. 내일이 되면, 세계는 어떻게든 변하할 테니."

     

     코린쨩은 의미심장한ㅡㅡㅡ실제로도 그럴 테지만ㅡㅡㅡ말을 내뱉고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한 인사를 하고 2층으로 향했다. 취침 전의 작업이 있는 모양이다.

     

     그때 깨달았다.

     아나스타샤와 둘만 있는 것은, 이게 처음이라는 것을.

     

     "당신한테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군요."

     아나스타샤가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내서,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

     

     "뭐야 갑자기."

     "여태까지의 전투 말입니다. 당신의 활약에는 모두가 감사하고 있을 겁니다."

     

     빈정대나 싶더니, 더욱 간지러운 대사를 내뱉는다. 왠지 표정도 평소보다 부드럽다.

     

     "처음 만났을 때, 의심해서 죄송했습니다."

     

     "됐다니까. 부끄럽게시리."

     

     "후후후..."

      

     정말 군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미소를 짓고서, 그녀는 날 가만히 바라보았다.

     최종일의 전날이라서, 그녀도 감개무량한 마음이 생긴 것일까.

     

     난 어떻냐면, 확실히 말해 긴장하고 있다. 소환진이 완전히 완성되는 건 내일 저녁 무렵이다. 그때까지 나는 이지스의 멤버로서 행동해야만 한다.

     난 사사미네 양을 구할 수 있을까.

     

     "하아.."

     

     "왜 그거죠? 뭔가, 고민이라도?"

     

     "........"

     

     나는 내일의 참고를 위해서, 품고 있는 고민거리를 밝히기로 했다.

     물론, 진의를 들키지 않도록 약간 각색하였다.

     

     "과연, 최면계의 주박인가요..."

     아나스타샤는 조용히 입에 손을 대면서 눈을 감았다. 조금 지나자 다시 눈을 뜨더니, 손가락을 척 세웠다.

     

     "그건, 동요를 일으키는 게 효과적이지요."

     

     "동요?"

     

     "예."

     

     "그렇구나..."

     

     "어쨌든, 시험해보시죠. 믿기 어려운 방법이겠지만, 의외로 통할 겁니다."

     아나스타샤는 "예를 들어." 라고 덧붙이고는, 입가를 들어 올렸다.

     

     "그 무녀처럼 불안정한 주술에는, 특히나."

     "..........."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모르게 되었다. 그럼에도 의심받지 않도록 어떻게든 대답하려고 했지만, 그보다도 빠르게 시시도 료우야가 나타났다.

     

     "안나. 여기 있었네?"

     

     "ㅡㅡㅡ효우야. 무슨 일이지요?"

     "시간이 되어도 방에 안 와서, 맞이하러 왔어."

     

     "아아, 벌써 그런 시간입니까..."

     아나스타샤는 시계를 흘끗 바라보고는, 다시 시시도를 바라보았다.

     

     "자료를 정리하면 바로 갈 테니, 잠시만 더 기다려주시죠."

     "그래. 여자한테는 준비가 필요하니까."

     

     "....정말. 착각하지 마시죠. 어디까지나 총기의 강의니까요."

     아나스타샤는 그것만을 말하고서, 내게 작게 인사한 다음 코린쨩과 마찬가지로 방을 향해 돌아갔다.

     

     왠지 꽤 의미심장한 대화였다.

     

     

     "사토 군은 말이야."

     

     "............뭐?"

     

     갑자기 시시도가 말을 걸어와서, 약간 놀라고 말았다.

     

     다른 녀석이라면 이런 반응을 안 하겠지만, 이것에는 이유가 있다.

     시시도 쪽에서 내게 말을 걸어온 것은, 이걸로 첫 번째.

     1개월 동안 딱 한 번이다.

     그야 조금은 놀랄 법도 하다.

     

     "여기서의 생활, 어땠어?"

     

     "그야 뭐, 최악이었지.

     1초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나도, 그다지 좋진 않았으려나."

     "그렇겠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전투만 하다니 못 견디겠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여기에 온 뒤로, 결국 1명밖에 함락시키지 못했으니까."

     

     무심코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의미를 잘 몰랐지만, 머지않아 연애의 이야기라고 깨달았다.

     

     "아아... 함락이라면, 여자?"

     "응. 네가 보지 않은 곳에서 꽤 어택을 했었지만,

     안나 이외엔 차여버렸지 뭐야. 정말 아쉬워."

     

     "헐..."

     결국 카사노바인가.

     나로선 그럴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다지 공감은 못하겠다.

     뭐 이런 폐쇄된 공간에 있으면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이럴 거였으면, 무리하게 숨어들 걸 그랬나 봐. 비비는 의외로 간단히 함락될 거라 생각하는데."

     "하하하. 너 실례되는 말하기는."

     HAHAHA, 판타스틱하다!

     하며 손바닥을 위로 들며 서양식으로 웃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시시도가 갑자기 무표정해져서, 그제야 처음으로 농담이 아님을 깨달았다.

     

     어, 그럼 진짜 발언이었냐고.

     무서운데.

     

     그보다 켄쨩한테 숨어 들기라도 하면, 틀림없이 대공 요격용 아돌 삼식을 당해버릴 것이다.

     

     어떤 이유로 중학교 시절 경험했던 내가 말하는 것이니 틀림없다.

     

     갑자기, 시시도가 입가를 비틀었다.

     

     "마음에 안 든다, 라는 얼굴인데."

     "그야 너, 당연하다고."

     범죄는 안 된다고, 범죄는.

     

     "그럴까나. 이런 건 남자로서 당연하잖아? 그리고 넌 딱히 3명과 사귀고 있는 것도 아니니, 사토 군이 나한테 불만을 말하는 건 잘못되지 않았을까?"

     뭐냐 그 바보 같은 이유는.

     장난하는 거냐.

     

     "어이, 시시도. 한도라는 게 있다고? 윤리관은 중요하다고."

     

     "윤리관? 그러니까, 이런 건 딱히 이상한 것도 아니라니까.

     귀여운 여자 아이가 있으면, 그야 덮치고 싶어 진다고.

     그게 어디가 부자연스러운데?"

     "처음부터? 처음부터 말해야 되는 거냐?"

     시시도는 비웃는 것처럼 코웃음 쳤다.

     

     "오히려 이상한 건 사토 군 쪽이지. 이 환경에서 아무것도 안 한다니, 어떻게 된 거라고."

     그런가, 내가 이상한 건가.

     시시도가 보면, 그렇게 보이는가.

     

     "아~아, 이럴 거였으면 그 가슴 큰 무녀, 강제로 덮치면 좋았는데. 정말, 아깝게 되었어."

     

     

     시시도가.

     

     시시도가 그런 말을 너무나 아쉽다는 듯이 말해서,

     그만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말았다.

     

     

     "어이."

     

     테이블에 안면을 패대기친다.

     

     깨트릴 수는 없어서, 가능한 한 부드럽게. 그래도 중앙에는 무지할 수 없는 균열이 생겼다.

     

     "농담은 그만두라고."

     손을 놓는다.

     금발이 날아오른다.

     천천히 시시도가 몸을 일으킨다.

     

     이마는 붉게 물들어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하지만 무슨 구조인지, 곧장 원상태로 재생되고 말았다.

     

     "...생각보다 야만스럽네. 사토 군."

     

     시시도는 여유를 잃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시비를 거나 생각했지만, 그는 그 이상 딱히 말하는 일 없이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후우....."

     손을 댄 것은 문제였다.

     아무래도, 친구와 가족의 일이 되면 참기 어려워진다.

     

     그보다 나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사사미네 양과 켄쨩이 좋은 모양이다.

     

     그런데 그 녀석, 시시도는 그런 녀석이었구나.

     왠지 정말 의외로운 사실이다.

     좀 더 양식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럼..."

     내일은 승부의 날.

     아침 일찍부터 전이의 술식을 체크해야만 하기 때문에, 목욕한 다음 오늘은 이제 잠들도록 하자.

     

     켄쨩이 문을 열고 거실에 나타난 것은, 그야말로 이런 때였다.

     인카운트율 높다.

     

     "...소쨩."

     켄쨩은 어딘가 당황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보다도, 지금까지 더러운 것을 보고 있던 표정이다.

     

     "...방금, 그 사람 엄청난 말 하지 않았어?"

     "듣고 있었냐?"

     "뭔가, 숨어든다던가 어쩐다던가..."

     "뭐, 대충 맞아."

     "1초에 10번은 말했었지?"

     "크라우저 님이냐고."

     그 정도로는 말하지 않았다고.

     

     "무섭네... 발정기인 걸까..."

     "맨날 저런 식이었어?"

     

     "아니, 평소의 대화할 때는 평범한 사람이었는걸. 적어도 저런 식으로는 말하지 않았는데."

     

     "그래?"

     

     이상하네.

     그럼 왜 저렇게 공격적인 태도였던 걸까.

     

     그러고 보니, 여름에도 저 녀석만 병문안 오지 않았었지.

     어쩌면, 그때부터 날 싫어하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방금 것은 에둘러 내게 도발하러 왔다는 해석으로 볼 수 있겠다.

     

     "왠지, 저런 말을 들으니 뒤숭숭하네..."

     

     켄쨩은 언짢음을 숨기려들지 않았다.

     

     "역시 음란한 남자는 어딜 가나 있나 봐."

     

     "저 녀석, 아마 일본인은 아닐 테지만."

     "뭐?"

     

     "금발도 물들인 게 아니더라. 저건 원래가 금발이야."

     아마, 눈동자는 컬러 콘택트렌즈로 속여왔겠지.

     

     "아니 하지만, 이름은..."

     

     "그야 가명이겠지."

     확실히 단언하자, 켄쨩은 음~ 하며 신음소리를 내었다.

     

     "그건 그렇고, 벌써 내일이 마지막 날이라고."

     "아, 맞아. 이제야 끝이네~"

     

     정말 기뻤는지,

     불쾌한 표정에서 단번에 밝은 것으로 바꿨다.

     

     "켄쨩은, 끝나면 어펙션으로 돌아갈 거야?"

     "응. 그런 계약이니까."

     그럼 켄쨩은 역시 휘말리지 않게 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

     

     끝나면 그녀의 일상이 있으니, 쓸데없는 위험을 지우게 하는 건 오만하다.

     

     "그래서, 내일은 어떻게 할 건데?"

    갑자기 던진 질문은, 사뭇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켄쨩, 저기."

     "뭔가 할 거지? 내일."

     "..........."

    왜 그녀는 이렇게까지 협력적일까.

    이리자키는 보수가 있으니 이해하지만, 켄쨩한테는 이득이 없다.

    이해가 안 돼.

     

     "켄쨩. 솔직히 말해서, 날 도와주면 켄쨩까지 협회의 위협을 받게 돼."

     

     "....뭐, 그게 소쨩을 위해서라면야."

     바로 대답했다.

     

     "정말 위험하다고. 그러니까..."

     "그럼 내가 소쨩의 입장이었다면, 소쨩은 날 도와주지 않을 거야?"

     

     "...아니, 그야 도울 거지만."

     

     "것 봐."

     이렇게 사람 좋고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점은, 옛날과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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