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6 오니를 잡다 ~신살편~ (3)2022년 08월 10일 05시 59분 5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511
[하지만 뭐, 안심하게. 그 마법진에, 세베한테서 채집한 옥염. 다시 말해 공간소각술식을 봉인해 놓았으니. 2의 버튼을 다시 한번 누르면, 요마를 알아서 탐지하고 바로 발동할 게다.
확실히 귀신은 무리겠지만, 지금부터 나올 녀석이라면 그걸로 어떻게든 격퇴할 수 있겠지]
"...세베?"
대체 누구였더라.
분명, 육가의...
"...옥염. 아마, 육왕의 오르기스 세베를 말하는 거네요."
"아아... 그 호모."
다시 말해 호모의 불꽃이 내장되어있는 건가.
그건 전율을 느낄 수밖에.
[그 외에도, 이 마법진에는 전이술식을 탑재하였네. 정말 안 되겠다 싶을 때는 탈출의 수단으로 쓰게나. 고장이 없다면, 그걸로 견문의 탑까지 보내줄 거다]
아무래도 탈출용 마법진까지 있는 모양이다. 방금 전부터 생각했지만, 애프터 케어가 대단하구만 이 사람.
[그럼, 전언은 이상이다. 자네의 무운을 빌어두마]
거기서 목소리가 끊기자 이제야 끝났나 싶었던 순간, 다시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 하나 잊고 있었다. 뭐, 이건 자네한테 말해도 모르겠지만, 만일 내가 고안한 '이계화 계획'이 현대까지 계승되었으며, 만일 난항을 보이고 있다면, 그때는ㅡㅡㅡ]
거기서, 음성은 완전히 끊겼다.
묘한 정숙 속에서, 난 왠지 모를 여운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끝인가?"
"...그런 모양이네요."
"...마지막 것, 뭐였어?
특히 이계화 계획의 다음 부분."
"...아뇨, 저도 잘... 하지만 일단은 전부 기록해뒀어요. 수기로 쓴 거지만."
"빈틈없네 너."
"아뇨, 이건 역사적 대발견이에요. 육왕시대의 마술사는 대부분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서 매우 귀중해요. 거기다 육왕 본인의 음성이라면, 더욱..."
뭐, 느긋하게 감상을 말할 때가 아니지. 빨리 호모의 불로 녀석을 쓰러트려야.
패널을 확인하고서, 마지막으로 코즈미한테 아이컨택트를 취한 다음 다시 한번 2의 버튼을 만졌다.
그러자, 전개된 마법진이 갑자기 발광. 눈부신 반짝임이 주위를 채웠다.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빛은 곧장 축소되었고, 얼마 안 지나 마법진은 모든 반짝임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얼레?"
반응 없음.
이상한데.
지시받은 대로 했을 텐데. 누르는 방법이 잘못되었나.
"...안 움직이는데. 이번에는 네가 해봐."
"네? 아, 알겠어요."
고개를 끄덕인 코즈미가 부드럽게 2의 버튼을 터치했다.
"...어, 어라? 정말로 반응하지 않네요."
"글치?"
"...뭐, 뭔가, 고장이라도 난 걸까요..."
"...고장인가?"
고장이라...
.....아아, 그런가.
귀신을 쓰러트릴 때 썼던 그 공격이, 이 술식에 뭔가 지장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뭔가 알아챘나요?"
"그래, 실은 말이지."
재빨리 사태와 현재 상황을 설명하자,
"...그랬나요."
라며 약간 새파래진 얼굴로 말했다.
문득, 상공의 저것으로 시선을 돌렸다.
고깃덩어리는 어느 사이엔가 머리와 손발이 생겨나서, 거대한 갓난아기 같은 기분 나쁜 물체로 바뀌고 있었다.
"곤란한데."
"곤란하네요..."
이렇게 우리들은 외통수에.
꽤 진심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그때.
그 녀석은 갑자기 나타났다.
"저기, 뭔가 곤란한가요."
고개를 돌리니, 키가 큰 여성이 서 있었다.
노출이 적은 검은 드레스를 입은 기품 있는 미인이었다.
허리까지 뻗은 갈색 머리. 체스트넛의 긴 머리카락이 인상적이었다.
"...냐.'
누구냐 이 녀석은.
어느 사이에 접근한 거냐.
피폐해진 뒤라고는 해도, 간단히 등을 잡히다니. 그것도 이런 피치 공주 같은 모습을 한 녀석한테.
의문의 미녀.
그 돌연한 등장에 놀라는 나였지만, 코즈미의 경악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다, 당신은..."
입이 떨고 있다.
"...저기, 괜찮은가요?"
반쯤 정신이 나간 우리를 신경 쓰는지, 갈색 머리의 여자가 걱정스럽게 말을 걸었다.
확실히 놀랄 때는 아니지. 일단, 물어보고 싶은 건 물어보자.
"누구냐 너는..."
"아아, 이거 실례했네요.
저는...샤리아ㅡㅡㅡ"
이름을 대려고 하던 갈색머리의 여자였지만, 도중에 문득 공중의 기분 나쁜 갓난아기를 올려다보더니, 미소에서 굳은 표정으로 바꾸었다.
"아뇨, 역시 자기소개는 나중에 하죠. 먼저 저걸 처리하지 않으면."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저하지 않고 괴물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 해치워주는 거냐?"
"물론. 그를 위해 왔으니까요."
대답을 해준 그 여자는, 전혀 겁먹는 일 없이 요마를 향해 나아갔다.
묵묵히 걸어가는 여자와, 기분 나쁜 갓난아기.
죄어드는 공기와, 날카로운 긴장감.
그리고 다음 순간.
갓난아기가 울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붕괴하는 대기의 벽.
날아가는 나무.
어딘가 초음파와도 비슷한 그 충돌은 우리들의 귀를 강렬하게 파고들었고, 좋든 싫든 그 거대한 존재를 과시했다.
"...어머나, 우렁차기도 하지."
대부분이 날아가고 있는 와중에, 유일하게 갈색 머리의 여자만이 흐름에 역행하여 묵묵히 전진을 이어나갔다.
이 시점에서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이것은 위협이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견제한 것이다.
우리들한테 한 것이 아니다.
경쾌하게 걷고 있는, 저 여자한테.
"으아아아앙!!"
그리고 먼저 선수를 쓴 것도, 역시 갓난아기 쪽이었다.
잠깐의 포효로 목표를 고정하고, 갓난애 특유의 둥근 신체에서 짧은 네 팔다리가 고무처럼 단번에 늘어났다.
팔다리는 마치 촉수처럼 불규칙하게 구불거렸고, 모두가 갈색 머리의 여자를 향했다.
그럼에도 여자는 조금도 동요하는 기색이 없었다.
"박식 오행천륜."
짧게 내뱉은 마언과 함께 나타난 것은, 빛나는 다섯 개의 빛의 고리.
광륜은 향해오는 네 팔다리에 하나하나 휘감겼고, 그대로 단번에 반지 사이즈로 수축.
그러자 갓난아기의 팔다리는 가위에 잘린 것처럼 절단되었고, 단면에서 피분수가 화려하게 피어올랐다.
"갸아아아아아악!!"
다시 울리는 무겁고 괴로운 울음소리.
이번에는 비명이었다.
여자의 공격을 당하자, 명백하게 아파하는 것이다.
"어머나..."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갓난아기의 부상은 보는 사이에 메꿔졌고, 복원까지 해버렸다. 역시 오니의 혼으로 만들어진 요마라고 해야 할까.
"대단해... 사지를 자르는 정도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거네."
여자는 태연하게 그런 말을 하고는, 싸늘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좋아. 편육으로 만들어줄게."
갑자기, 여자가 괴물을 향해서 손끝을 휙 하니 향한다.
그러자 남아있던 또 하나의 광륜이 날아가서, 눈 깜빡할 사이에 갓난아기의 거대한 몸을 속박했다.
갓난아기는 곧장 격렬히 저항했지만, 완전히 움직임을 봉인당했는지, 광륜은 클램프처럼 꿈쩍도 안 했다.
그렇게 하는 사이에 여자는 다음 술식을 따냈다.
그것도, 요사하게 미소 지으면서.
"박식 월륜."
순간.
거대한 만월이 나타났다.
만월은 출현함과 동시에 갓난아기를 내부로 집어넣더니, 마치 새장처럼 괴물을 얇은 층으로 둘러쌌다.
그리고, 광륜과 마찬가지로 점점 축소.
만월이 밸런스 볼 크기로 작아졌을 때, 내부는 이미 완전히 시뻘겋게 물들었고.
그걸 만월이 해방시키자, 갓난아기는 더러운 폭죽이 되어서 하늘을 그로테스크하게 채색하였다.
"...생각보다 부드러웠네."
불쑥 중얼거리는 갈색 머리의 여자.
여자는 그대로 살점이 흩어지는 것을 지켜본 뒤에,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하면서 우리들 쪽으로 걸어왔다.
"일단은 묻겠는데, 당신들은 귀신 정벌에 나선 마술사들이 틀림없지?"
"그, 그래... 우리는 둘 다 네코구미 소속이야."
"음, 오케이. 그리고, 중요한 귀신이 안 보이는데, 그건 어떻게 되었대?"
"아니, 오니들은 이미 전부 쓰러졌어. 방금 것은 그 잔해 같은 거였고.'
그렇게 대답하자, 여자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입에 손을 댔다.
"어머나....그랬니. 그래서 결계가 해제된 거였구나. 처리한 자는, 혹시 당신?"
"뭐...일단은."
어쩔 수 없이 대답하자, 여자는 당황했는지 눈을 부릅떴다.
"...농담으로 말할 생각이었는데. 그랬니? 난 대뜸, 귀신의 상대는 나인 씨라고만.. 흐음, 그래, 당신이........"
이때의 여자는, 왠지 흥미로워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날 품평하는 것처럼 거리낌 없이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이, 방금 전에도 말했지만, 너한테 묻고 싶은 일이 있는데."
내 말을 듣고, 여자는 생각났다는 듯 손바닥을 쳤다.
"아아...그래. 자기소개가 아직이었네. 하지만 저 아가씨는 날 아는 모양이지만..."
"...코즈미가?"
흘끗 눈을 돌려서, 옆에서 서 있는 코즈미를 보았다.
"...어이, 누구야 저 사람은?"
"...샤리아 버밀리온.
...사상 최연소로 천위 마술사의 자격을 얻은, 희대의 천재예요."
코즈미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덧붙일 게 또 있는지 떨리는 입술을 움직였다.
"이명은 [율인형]... 육문 안에서의 서열은...제5위."
세상에.
천위 마술사였던 거냐.
"너..."
라고 말했을 때.
내 질문을 끊는 것처럼, 등 뒤에 여러 명의 기척이 나타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들한테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즈마 씨와 엘리제, 타카츠키와 리젠트 컷 등등, 몇 명은 빠져 있지만 아는 얼굴들이 모여있었다.
아마, 코즈미의 뒤를 쫓아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언니?"
누구보다도 앞서간 장소.
다시 말해 우리의 바로 뒤에는, 거친 호흡을 되풀이하는 소녀가 한 명.
티아 버밀리온이 서 있었다.
"티아..."
티아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중얼거린다.
그리고 뭔가를 참을 수 없게 되었는지, 샤리아는 나와 코즈미의 사이를 빠져나가서, 미소를 가득 지으며 티아를 끌어안았다.
"티아!!"
"꺄악!?"
갑작스런 사태에 놀란 티아가, 눈을 둥그렇게 뜨며 경악한다.
"아아, 티아! 티아 맞지!?"
"어, 언니...!"
"그래 티아! 언니야! 네 언니가 머나먼 일본까지 만나러 왔단다!"
"...잠깐, 언니...'
"아아, 티아... 음...하아...하아...안 봤던 사이, 하아...이렇게나...하아...하아...자라서는...!"
"언니, 진정해...!"
"진정할 수 있겠어? 정말이지... 몇 년만? 너도 참, 입학하고 나서 친가에 얼굴도 안 내밀게 되었는걸... 이 언니, 정말 슬펐단다."
"언니, 잠깐, 괴, 괴로워...!""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냈니? 제대로 밥은 먹었고?"
"...언니...! 언..."
"감기는 안 걸렸고? 친구는 생겼니? 괴롭힘 당하지는 않았고? 뭔가 괴로운 일은 없었어?"
"......! .....! .....!"
이런, 티아가 죽겠다.
"안 돼. 그 이상은 큰일 나."
냉정하게 제지해보자, 샤리아는 손쉽게 포옹을 풀었다.
"....죄송해요. 꼴불견을 보였네요. 여동생과는 몇 년 만에 만나게 되어서, 그만."
"...그렇다고 해서 목을 조이지는 마."
티아는 얼굴을 붉히며, 답답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사토 군."
등 뒤에서 건 늠름한 목소리에 돌아보니, 온몸이 엉망진창인 아즈마 씨가 서 있었다. 방금 전에는 몰랐지만, 심한 부상이다.
"아즈마 씨..."
"...보아하니, 귀신은 무사히 쓰러트린 모양이군요. 당신 혼자한테만 맡기고 말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그보다도 아즈마 씨, 그 부상..."
"제 일은 상관 마시고. 그보다..."
아즈마 씨는 내 배려를 무시하고는, 샤리아 씨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왜, 당신이 여기에? 야마토노 오로치의 담당이 아니었습니까?"
"임무을 끝낸 뒤, 협회에서 당신들의 지원 명령이 떨어졌거든요. 서둘러야 한다고 들어서 바로 시마네에서 날아왔지만..."
지원 명령...?
아아, 그런가 이 사람이.
크롬인가 하는 메이드가 말했던 두 사람의 증원이구나.
그다음에 바로 오니가시마에 전이되는 바람에 생각하지 못했다.
과연, 시마네라면 여기서 그리 멀지는 않다.
"협회에서.... 그랬습니까."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나 보네요. 대부분 처리는 되었던 모양이라서, 왠지 주제넘은 짓을 한 것 같아서 미안하게 됐어요."
"아뇨, 당치도 않습니다. 이번 조력,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머나, 그건 피차일반이죠. 왠지, 우리 여동생이 많이 신세 졌던 모양이던데."
샤리아 씨는 그렇게 대답하고서, 문득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기, 그런데 아즈마 씨."
"예?"
"나인 씨는 어디 있나요? 왠지 안 보이네요."
아, 그건 나도 신경 쓰인다.
"그녀는, 듣자 하니 귀신한테..."
아즈마 씨가 샤리아 씨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하던 때, 우리들 앞의 모래가 갑자기 부풀어 올랐다.
그대로 지면 밑에서 뭔가가 수상하게 꿈틀거리더니,
아니나 다를까 사람이 기어 나왔다.
그보다 나인이 나왔다.
빅토르를 업고서.
갑자기 무슨 호러영화냐.
"나, 나인...!?"
"아, 쿄쨩."
"당신, 지금까지 어디에...!? 그리고, 빅토르 씨까지..."
"이야~ 귀신 녀석이 날 영맥 안으로 직접 전이시켜버렸거든. 어떻게든 빠져나왔지만, 지상으로 나오다가 죽어가는 빅이 쓰러져 있어서 잠시 소생에 전념했었어.'
"그, 그럼... 살아있는 겁니까!?"
"뭐, 응. 8할 정도는 죽었지만 살아는 있어."
"그, 렇습니까..."
나인의 말을 듣고, 아즈마 씨는 매우 안심한 듯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음? 어? ...헐? 샤리아? 너 샤리아?"
"네, 오래간만이네요."
"아니 아니, 전에 만났잖아."
육문의 두 사람은 그런 식으로 스스럼없는 인사를 나누고서, 서로에게 다가갔다.
"왜 여기 있어?"
"나인 씨의 위기라고 듣고, 일한 뒤에 날아왔어요."
"아라라, 그랬니. 일부러 오게 해서 미안."
"아뇨. 곤란할 때는 서로 도와야죠."
사이가 좋은 걸까.
"그건 그렇고..."
그때 샤리아 씨는 나인과의 대화를 끊고는, 생각났다는 듯 아즈마 씨를 돌아보았다.
"아즈마 씨한테 하나 여쭤볼 일이 있는데요."
"예."
"비비안이라는 소녀, 있나요? 제 부하인데, 억지로 여기에 참가시켰을 텐데요."
비비안...?
그 이름에, 내 귀가 과도한 반응을 나타냈다.
비비안...
비비안인가.
"아아... 그녀라면, 저 탑 안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무사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지친 모양이라서, 지금 대화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만...."
"어라, 그랬나요. 만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네요.
갑자기 그녀 혼자만 데리고 가는 것도 뭣하니... 제가 왔었다고만, 나중에 전해주실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당신은 이제부터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글쎄요... 계속 머물면 모모야마다 분들한테 민폐가 될 테니... 아, 하지만..."
샤리아 씨는 그때 약간 말을 흐리더니, 티아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티아는 히익, 하며 노골적으로 겁먹고는, 세 걸음 정도 그녀한테서 멀어졌다.
"후후후. 뭐, 여동생의 얼굴도 보았으니, 약간 아쉽긴 하지만 이쯤에서 물러나도록..."
그러자, 그때.
갑자기 우리의 주위를, 거대한 그림자가 뒤덮었다.
"...뭐야 이건?"
먼저 리젠트 녀석이 반응했고, 뒤이어 다른 사람들도 하늘로 눈을 향했다.
그리고, 그 눈을 의심했다.
"앗....!?"
태양을 뒤덮은 그것의 정체는, 빌딩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거상.
디자인은 일본에서 자주 보이는, 동자를 데포르메한 석상.
이른바 지장보살이었다.
다만 매우 거대하다.
그리고, 그 수는 하나에 머물지 않았다.
합계 8개나 되는 지장보살 석상이, 오니가시마의 위를, 마치 거대전함처럼 주욱 늘어서 있던 것이다.
"...사, [산옥지장]? 왜 이런 장소에..."
저것을 보자마자 매우 동요하는 아즈마 씨.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제각각 경외의 마음이 엿보인다.
확실히 저건 위험해.
저렇게나 명확하게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도 드물다.
그리고, 나인의 동공은 마치 짐승처럼 크게 벌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뭐라고나 할까, 화내고 있던 것이다.
이 이상 없을 정도로.
그리고 [저것]에 대해 제대로 고찰할 틈도 없이, 어떤 사람이 거상에서 내려왔다.
사람.
지면에서 멀리 올려다보아도, 그 거구가 보인다.
꽤나 크다.
나의 예상은 당연하다는 듯이 적중하였고, 조금 떨어진 해변에 낙하한 자는, 엄청나게 큰 거한이었다.
그는 착지하고서 천천히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거한은 자연스레 웃더니, 정말 당당한 태도로,
이렇게 이름을 댔다.
"여어 여러분, 모두 모였네. 맹우의 위기라고 듣고, 지금 여기에 등장! 내 이름은ㅡㅡㅡ"
이렇게 나는, 협회가 자랑하는 천위 마술사 서열 2위. [중린]의 이름을 가진 최강의 마술사.
다즈몬드 기라트와 만났다.
아니, 만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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