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7 헤이세이 섬멸전 with 미츠키(1)
    2022년 07월 30일 20시 39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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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67 

     

     

     

     공원을 출발한 지 20분 후. 우리 일행은 첫 번째 요마와 조우하게 되었다.

     

     "티아! 그쪽으로 갔어!"

     

     우리를 상대하는 것은 사마귀 같은 요마. 그보다도 그냥 사마귀였다.

     

     빅 사이즈가 된 그사마귀는 자동차의 모양으로 압축된 태풍 같아서, 낫의 범위에 들어가면 즉시 썰릴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지금도 사마귀 주위의 나무들은 순식간에 밑동부터 베여서, 점점 황무지로 변해갔다. 곤충 기분 나빠.

     

     그렇다고 해서 이쪽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사마귀의 공격범위 바깥에서 타카츠키가 수박 사이즈의 염탄으로 견제하자, 미키가 그 틈을 파고들어 바람을 두른 긴 레이피어로 사마귀의 외골격을 갉아놓는다.

     

     티아라고 하는 조용한 소녀는 장벽을 쳐서 방어하고 있는데, 때때로 동료를 회복하는 등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있다.

     

     한편 나는 어떻냐면, 멀리서 견학하고 있다.

     

     아니, 가세하려고는 했다고? 그랬지만, 미키가 어째선지 그걸 허락해주지 않는다고. 아직 날 믿을 수 없는 모양이다.

     

     뭐야 이 체육 견학 같은 상황. 너무 한가해서 웃음도 안 나와.

     

     

     하지만. 저 사마귀 요마.

     

     아무래도 며칠 전에 나타났던 호랑이 녀석보다 몇 단계는 약한 모양이다. 공격력을 제외하면 장점이라고는 기분 나쁜 몸통밖에 안 남는다. 곤충 기분 나빠.

     

     라고 말하는 사이 벌써 결판이 난 모양이다. 조금 눈을 뗀 틈에 사마귀의 오른쪽 낫이 부러졌다.

     

     저 우쭐해하는 얼굴에서 보건대, 아마 미키가 한 모양이다. 저 애 의외로 화력이 높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몰린 사마귀가 귀에 거슬리는 포효를 지르지만, 드러난 대미지는 숨길 수 없다.

     

     신체의 일부를 잃은 사마귀는 기울어진 천칭처럼 밸런스가 무너졌다. 그 틈을 티아가 놓치지 않았다.

     

     "박식."

     티아의 소매에서 범자 같은 것이 새겨진 수십 개의 띠가 나타나더니, 사마귀를 거듭 옭아맨다.

     

     괴물 상대로 촉수 플레이를 하는 거냐고, 저 애 레벨 높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커다란 사마귀의 품에 파고든 타카츠키가 염탄을 영거리에서 날렸다.

     

     눈부실 정도의 섬광과 대단한 충격과 열을 동반한 타카츠키의 마력이 작렬한다.

     

     날카롭게 꽂힌 폭격은 사마귀의 또 한쪽의 앞다리를 통째로 없애버렸고, 그 여력에 견디지 못하고 후퇴를 강요당하게 되었다.

     

     거기에ㅡㅡㅡ.

     

     "ㅡㅡㅡ끝장이야..."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타이밍에, 레이피어를 몸의 안쪽으로 모은 미키가 자세를 잡았다.

     

     "Brise fendez-vous"

     

     화려하면서도 경쾌한 도약을 거친 미키의 대포알 같은 찌르기가 사마귀의 복부에 꽂혔다.

     

     그 일격을 방어할 수 없었던 사마귀는, 3m는 될 거체가 레이피어를 중심으로 클램프처럼 짓눌려간다.

     

     이윽고 레이피어는 요마의 단단한 외골격을 관통하였고, 사마귀의 등으로 피투성이의 검신을 드러냈다. 동시에 선혈이 미키의 얼굴을 약간 더럽힌다.

     

     정숙이 지배하는 이곳.

     

     사마귀의 반격은 없다.

     아마도 핵 같은 것을 파괴한 모양이다.

     

     뭔가 찌르기 직전에 기술명 같은 것을 말했는데, 미키의 발음이 너무 좋아서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보다 지금 것은 영어가 맞는 걸까. 브리즈는 알아듣겠지만, 판데브라니 뭐냐고 판데브가.

     데브의 아종인가.

     

     어쨌든 요마는 미키의 일격을 끝으로 완전히 침묵했다. 그대로 발악을 하는 일도 없이, 먼지가 되어 어둠 속에 사라졌다.

     

     아무래도 이제 끝난 모양이다.

     

     나 딱히 아무것도 안 했지만, 한판승ㅡㅡㅡㅡㅡㅡㅡㅡ!!!

     

     "후우..."

     요마가 소멸한 것을 확인하고서, 미키는 레이피어에 둘렀던 마력을 해제했다.

     

     그리고 조심스레 검을 수납한다. 조금 전의 난폭한 행동거지와는 딴판으로, 일거수일투족에 기품이 느껴지는 움직임이다.

     

     "그럭저럭 괜찮은 상대였어. .........티아, 다음 목표는 어디?"

     

     그렇게 말한 순간, 티아는 뭔가를 찾는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윽고 어느 방향을 냉랭한 눈길로 가만히 바라본다.

     

     "... 제일 가까운 것은 여기서 북서쪽으로 약 210. 지금 마을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좋아, 그럼 저곳으로 향하자."

     

     강하게 말을 내뱉은 미키는, 표정을 굳혔다. 아무래도 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아, 그전에 잠깐만."

     

     미키와 티아가 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에 거수. 하지만 어라? 난청인가? 제대로 들렸을 텐데 미키는 돌아보지도 않는다.

     

     "어이... 듣고 있냐?"

     

     "티아. 감지는 게을리하지 마."

     "알았어."

     

     캬베츠 타로 씨는 슬프지 않아.

     왜냐면 강하니까.

     

     "어이 우토, 기다려 봐."

     미키의 태도에 참을 수 없었는지, 못마땅한 기색의 타카츠키가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라기보다 내줬다.

     

     잘한다 타카츠키! 한 마디 해줘!

     

     "왜 선생님을 싸움에 참가시키지 않는 거냐고."

     갑자기 핵심을 찌르는 타카츠키. 하지만 미키의 태도는 변함없다.

     

     "...캬베츠는 안 된다면 안 돼.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세 번이나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요...

     

     "선생님은 자신의 의사로 요마 사냥에 참가해준 거라고!"

     

     "그 점부터가 이미 수상해. 아무리 그래도 타이밍이 너무 좋아. 츠치무라 선생님이 허락해도 난 허락 못 해."

     그렇게 말하자마자, 미키는 표정을 분노로 물들이며 기세 좋게 날 향해서 손찌검을 했다. 어이, 실례니까 그만둬.

     

     "애초에 네가 이런 정체 모를 녀석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경계할 필요도 없었잖아!"

     

     미키가 눈을 흘기며 외친다. 사정은 모르겠지만, 날 의심하는 이유가 있는 거겠지. 뭐 추남의 가면을 쓴 시점에서 이미 충분한 이유가 되지만.

     

     미키의 체구는 여성 중에서도 커다란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대단한 박력이다. 어쩌면 미키는 화나면 무서운 사람 부문 제1위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그런 분기탱천한 상태의 미키를 다독인 자는, 의외로 조용한 티아였다.

     

     "미츠키... 화내는 건 좋지 않아. 그리고 이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도 사실."

     조용하게, 그러면서도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 대응이 익숙한 면을 보아하니, 항상 이런 걸지도 모르나.

     

     "티아.........하지만...'

     

     "적어도 타카츠키 군이 손발도 못 썼던 요마를 우리가 이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약점을 찔린 미키가 말문이 막힌다.

     

     시종일관 제멋대로였던 미키도 그녀한테는 거스를 수 없는지, 조용히 수긍했다.

     

     "...알았어. 하지만 조건이 있어."

     

     "조건...?"

     

     계약이나 제약인가.

     

     "당신이 해도 되는 건 지원 뿐. 나만 전위인 것은 변함없어."

     

     "다시 말해, 뒤에서 원호공격하라는 뜻이냐?"

     

     "맞아."

     "그럼 무리다."

     "..................뭐?"

     

     "나, 마법은 [강화] 이외에 거의 못 써. 그래서 원거리에 대응할 수 없는데."

     

     시곗바늘이 멈춘 것처럼, 세 사람이 조용해진다. 타카츠키 조차 놀람을 숨기지 못하는지 입을 벌리고 있다.

     

     미키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미친놈을 바라보는 눈길을 하고 있다.

     

     "당신... 진짜로 말하는 거야?"

     

     "Yes Yes Yes."

     그렇게 대답하자, 미키는 날 보고 코웃음 쳤다. 아니, 뉘앙스 적으로는 어이가 없다는 편이 올바른 느낌이 든다. 그걸 계기로 미키는 내게서 천천히 시선을 떼었다.

     

     "타카츠키... 이런 게 네가 말했던 진짜 우수한 마술사란 말이야?"

     

     마치 여왕인 것처럼 조소하는 미키. 그것이 그녀의 성격과 잘 매치되어서 꽤 볼만하다.

     

     한편 타카츠키는 내가 무시당하는 것이 매우 분한 지, 이를 갈기만 하고 있다.

     

     "...설령 평범한 마법을 못 쓴다 해도, 선생님의 체술은 진짜다. 토지신 클래스의 요마를 손쉽게 쓰러트렸다고."

     "닥쳐. 그 이상 망언을 하면 너까지 의심한다?"

     

     이제는 따지지 말라는 태도로 타카츠키의 말을 일축시킨다.

     

     "애초에... 마력을 바깥으로 날리는 기술은 기본 중의 기본이야. 그것도 못하다니, 얼마나 낙오자인 거야?"

     

     그 박력에 무심코 마음속으로 사과해버렸다. 왠지 죄송합니다. 하지만 사실이니 해명할 방법이 없는 것 또한 사실.

     

     미키의 극렬한 대응에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자, 타카츠키가 큰일 났다는 사태를 깨닫는다. 뭐라고나 할까, 열받은 모양이다.

     

     얼굴에 적갈색으로 바뀐 것이다.

     

     "우토 너... 그 이상은 그만해... 화낸다."

     "뭐...? 뭐야? 할 거야?"

     

     미키가 몸 전체에, 아니 검에 바람을 두른다. 이것은 방금 사마귀를 잡을 때의 그것이다. 트레이드 마크인 트윈 테일이 조용히 나부끼면서, 말없이 전투태세를 알려준다.

     

     타카츠키는 그걸 도발이라고 받아들였는지, 거친 질문에 응하여 말없이 양손바닥에 불덩어리를 만들어낸다.

     

     어이어이, 진짜잖아. 날 원인으로 싸우다니 웃어넘길 수 없다고.

     

     일단 전투가 시작되면 정말로 큰일 나버리니, 서둘러 등 뒤에서 타카츠키의 양팔을 붙잡는다.

     

     "어이, 진정해 타카츠키. 별 것 아닌 일로 싸우지 마."

     "하지만...!"

     

     "알았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화염탄을 없애며 순순히 조용해진다. 이걸로 일단 타카츠키는 괜찮다.

     

     다음은 미키인데, 보아하니 반투명한 결계 속에 있다. 아무래도 티아가 보다 못해 가둬버린 모양이다.

     

     "티아..."

     "캬베츠 타로 씨의 말이 맞아. 지금은 그런 일을 할 때가 아냐."

     미키는 약간 허공을 바라보며 침묵하다가, 무표정하게 레이피어를 칼집에 집어넣었다.

     

     한편 나는 캬베츠 타로한테 설마 '씨' 라는 호칭을 붙이는 녀석이 존재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농담이야... 마법을 낭비할 수는 없잖아."

     

     "...그래. 그럼 됐어."

     

     손가락을 튕기자 상자 모양의 결계가 사라진다. 하지만 타카츠키와 미키는 여전히 노려보고 있어서, 티아는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잘 모르겠지만 내 발언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미키, 결국 난 어떻게 해야 되지?"

     

     "..글쎄? 멀리서 돌이라도 던지지 그래? 하지만 돕지는 않을 테니까."

     

     냉담한 눈. 시선을 맞추지도 않고 내뱉고는, 발걸음을 돌린다.

     

     조금 더 묻고 싶은 일이 있었지만, 그녀의 등이 이 이상 말을 걸지 말라고 하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처음 겪는 경험이 아니다. 이세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몇 번 있었다.

     

     "그래... 말하는 걸 잊고 있었어."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미키가 몇 걸음 정도 걸어가다 멈춰선다. 그대로 어깨너머로 고개를 돌리고는, 냉엄한 눈동자로 내게 내뱉는다.

     

     

     "만일 날 방해하면, 죽는다."

     

     다음 호, 배틀 전개.

     

     

     

     

     그로부터 대화는 줄었지만, 학생들의 연계가 흐트러지는 일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곧장 5체나 되는 요마를 쓰러트리는 일에 성공했다.

     

     나타난 요마는 그 호랑이보다 약했지만, 전부 약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어렵지 않게 제거한 그들의 수완에는 혀를 내두른다.

     

     당연하게도 내가 나설 차례란 없다. 바뀐 점이라고 한다면 미키가 나를 완전 무시한다는 점 정도일까.

     

     "이 부근은... 전부 처리한 모양이네."

     

     미키는 그렇게 말하면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둘러보니 모두의 숨이 거칠다. 그만큼이나 움직이면서 마력을 소비했으니 당연한가.

     

     "티아, 남은 것은 얼마나 있어?"

     

     타카츠키가 묻자, 티아는 다시 무표정하게 주위를 둘러보고는 갑자기 얼굴을 크게 일그러뜨렸다.

     

     "산정 부근에 하나 더... 크네..."

     "좋아. 그럼 오늘은 그걸 마지막으로 하자."

     자신을 북돋우려고 뺨을 가볍게 치는 미키. 그 몸짓이 뭐라 말할 수 없이 어울려서 응시하고 있자, 기분 나쁘다며 노려본다.

     

     그 찌르는 시선에 다시 한번 노려보았다. 들개를 쫓아낼 때의 눈과 비슷했다. 이것에는 소스케 군도 쓴웃음을 짓겠지. 연약한 아이라면 등교를 거부할 수준.

     

     그야말로 시선으로 벌이는 피구 같다.

     

     "먼저 갈게."

     쉬익 하는 바람소리를 내며, 미키는 티아가 가리킨 방향으로 가버렸다. 역시나 바람의 마술사. 이동이 빨라.

     

     "어이 우토! 단독행동은 그만둬!"

     

     그렇게 외친 타카츠키는 애니메이션의 로봇처럼 양손에서 불길을 내뿜으며 고속으로 날아갔다. 아이언맨이냐고.

     

     그보다 나도 쫓아가야만 한다. 이 녀석들 세 사람은 꽤 속도가 빨라서 자칫하면 뒤처진다.

     

     달리기 전에 근육을 풀려고 목과 양쪽 손목을 흔들고 있자, 이미 먼저 갔다고 생각했던 티아가 옆에서 날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신경 쓰여서 일단 움직임을 멈추고 그녀에게 질문해본다.

     

     "......저기, 무슨 볼일이라도?"

     

     "당신한테 사과하고 싶어."

     

     "뭐...?"

     

     얼굴의 근육이 단번에 굳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사과해?

     엥? 아니, 뭐를?

     

     "미츠키가 당신께 실례되는 태도를 취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하고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왜 네가 사과하는 거냐?"

     

     "그건...

     당신은 이번 임무, 어디까지 사정을 알고 있어?'

     

     "아니... 전혀. 난 근처에서 괴물이 날뛴다고 들어서 구제를 도우러 왔을 뿐인데."

     티아는 "그렇구나." 라고만 중얼거리고 말을 이었다.

     

     "이번 임무는 보낼 학생한테 의뢰할 만한 게 아냐. 대상의 요마가 너무 강한걸."

     

     "너무 강해?"

     

     "그래, 다시 말해, 타카츠키 군이 만났던 고양이 요마만이 아니라 이곳 일대의 요마의 평균치가 높다는 뜻."

     

     "아아... 그랬군..."

     "요마와의 전투를 경험의 일환으로 취급하는 일은 그리 드문 이야기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번 일은 부자연. 보통은 더 약한 적을 대상으로 싸웠을 거야."

     티아의 목소리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열기가 깃들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츠치무라 선생님이 협회의 일본지부에 응원을 부탁했어. 뒷일은 협회의 마술사한테 맡기고 우리 실습은 중지될 예정이었어.

     하지만..."

     [그 전력으로도 충분히 속행 가능. 따라서 증원은 인정할 수 없다]

     

     그것이 협회가 내린 판단이었던 모양이다.

     

     협회나 이쪽의 사정에는 어두운 나였지만, 내가 들어도 수상쩍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내버려 두면 주민한테도 피해가 나버려. 그렇다 해서 우리들만으로 하는 건 위험해. 부상자는커녕, 사망자라도 나오게 되면 정말 분할 거야."

     한 박자를 두고, 목만을 내 쪽으로 향한다. 그때 처음으로 티아와 정면으로 마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타이밍에 나타난 자가, 당신이야."

     "..........."

     

     무심코 말문이 막혔다. 막혔다기보다, 넋이 나갔다는 편이 올바르다.

     

     문득, 그 대화를 떠올렸다.

     

     [선생님은 자신의 의사로 요마 사냥에 참가해주셨다고!]

     [그것부터가 이미 수상쩍어. 아무리 그래도 타이밍이 너무 좋아. 츠치무라 선생님이 허락해도 내가 허락 못 해]

     

     츠치무라 씨와 미키가 말하던 것은 [이것]의 일이었던 것이다. 확실히 그런 사정이라면 미키가 날 경계하는 것도 이해한다.

     

     "평범한 마술사라면,

     그런 식으로 얼굴도 드러내지 않는 사람한테 협력을 구하거나 하지 않아. 절대 안 해.

     그럼에도 승낙할 수밖에 없었어. 전력은 한 사람이라도 많은 편이 좋아. 그것이 강력하다면 더더욱."

     

     이런 수상쩍은 녀석, 거기다 신분 하나 증명되지 않은 녀석이라 해도 협력을 원했다는 건가. 그 정도로 내몰린 상황이었다는 말이겠지.

     

     "확실히 말해, 타로 씨는 정말 수상해. 솔직히 난 협회에서 보낸 자로 보고 있고, 두려워하고 있어."

     

     티아는 "하지만." 이라고 덧붙이고는,

     

     "...가장 불안한 사람은, 아마 미츠키."

     

     그렇게 중얼거리고서, 티아는 곤란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어두워서 표정은 안 보이지만,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미키가?"

     

     "응. 저렇게 센 척을 하고 있지만, 미츠키는 정말 두려워하고 있어. 그래서 평소보다 심하게 의심하고 있어."

     

     "다시 말해...?"

     

     "다시 말해...저기..."

     

     자신도 조금 혼란스러운지, 초조해져서 시선을 방황시킨다. 말주변이 없어도 있는 힘껏 전달하려는 모양이다.

     

     "당신한테 심한 말을 한 것은 그 애의 본심이 아냐. 그러니, 그...너무 탓하지 말아 줘."

     "...................너."

     

     티아는, 좋은 녀석이었다.

     

     "알았어. 미츠키에 대해서는 티아가 말한 대로 하지."

     "저, 정말?"

     

     "그래. 애초에 처음부터 화내지 않았다고."

     "고마워."

     그녀는 미소를 짓지는 않았지만, 진심으로 안심한 음성으로 감사를 표했다.

     

     내 도발 내성을 얕보지 마. 하지만 얼굴을 건드리면 어쩔 수 없지만.

     

     "하지만... 너는 어떤데...?"

     "...뭐가?"

     

     "아니, 내가 의심스럽다면 그런 말 해도 괜찮은 거냐."

     

     내가 정말로 적이었다면, 당당하게 속내를 드러낼 이득이 없다. 거기다 동료의 무례를 사과하는 것은 더더욱.

     

     "딱히 의심하지 않는 건 아냐.

     하지만 타카츠키 군이 그렇게나 사람을 따르는 걸 본 것은 처음.

     그래서... 말로는 잘 못하겠지만, 당신은 나쁜 사람이 아냐. 그런 느낌이 들어."

     

     한 박자를 두고, 티아는 싱긋 웃으면서

     

     "그리고 나도 캬베츠 타로는 아주 좋아하니까."

     이거, 대범하구만...

     

     

     

     

     "슬슬 가볼까."

     

     "응, 그게 좋아."

     

     조금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으니 좋다고 치자.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어둠 속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 남자다. 도대체 누군가 싶어 눈에 힘을 주자, 잘 아는 인물이었다.

     

     "타카츠키..?"

     그렇다, 방금 미키를 쫓아갔던 타카츠키가 나타난 것이다. 녀석이 왜 돌아왔는지 이유를 생각했지만, 그의 온몸을 보고 그런 생각은 전부 나아갔다.

     

     타카츠키는 온몸이 피투성이여서, 지금이라도 죽을 것 같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타카츠키 군!"

     

     티아가 곧장 타카츠키의 곁으로 달려가서, 지금이라도 쓰러질 듯한 몸을 부축한다.

     

     그녀한테도 예상 밖의 일이었는지, 상당히 초조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어...?"

     "대형 요마를...만났다... 그 녀석이 소리 없이 접근해서는, 순식간에..."

     대형 요마라는 것은, 티아가 방금 말했던 녀석일까. 꽤 정확한 위치까지 감지했으니, 동료가 만났다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그보다 그 녀석은 산정에 있다고 했다. 그 녀석들의 속도로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면 요마가 그 정도나 빨랐던 건가. 이 아저씨는 잘 모르겠어.

     

     "타카츠키 군... 미츠키는...? 미츠키는 어떻게 됐어?"

     

     주변을 둘러보다가, 티아가 막 생각났다는 듯 질문했다.

     

     "잡혀갔다..."

     

     그렇게 들은 순간, 멀리서도 알아볼 만큼 티아의 표정이 무너졌다. 하지만 흐트러질 수도 없었는지, 입술을 꾹 깨물고 표정을 다잡고 있다. 그것은 마치 가면처럼도 보였다.

     

     "미안... 내가 부족한 탓에...!"

     

     "너무 큰 소리를 내지 마... 지금 상처를..."

     천천히 셔츠를 걷어내자, 배에 탄흔 같은 상처가 몇 군데. 그곳에서 피가 철철 나오고 있다.

     

     이건 심하다. 중상이다. 상처를 막아도 수혈의 마술을 행하지 않으면 살아날 가능성이 낮다.

     

     아니, 그보다도 이건...

     

     ........................

     

     그렇게 여러 가지로 생각에 잠겨있자, 갑자기 소매를 끄는 느낌이 났다. 티아다.

     

     "...내가 타카츠키 군을 돌볼 테니, 타로 씨는 미츠키를 부탁해."

     도와주러 가라는 말인가. 확실히 지금 가면 아직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아, 티아. 그전에 잠깐만."

     

     "왜?"

     

     "아니, 내게도 좀 상처를 보여줘. 뭔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몰라."

     내 말에 뭔가를 느꼈는지, 티아는 순순히 물러나 줬다. 타카츠키의 옆에 쪼그려 앉고 보니, 역시라고나 할까. 여기 이 사람은 타카츠키가 맞았다.

     

     "또 호되게 당해버렸구만 어이..."

     

     "죄송합니다... 선생님..."

     

     모기만 한 소리로 중얼거리는 타카츠키. 눈의 초점도 안 맞는다. 이 녀석은 언제부터 야무치가 된 것인지.

     

     "아니, 사과는 됐어.

     죽어."

     

     그대로 어깨를 짓밟으면서, 타카츠키의 오른쪽 뺨을 차 버렸다.

     

     빠직, 하는 둔탁한 소리를 내면서 타카츠키의 단정한 얼굴이 크게 일그러지며, 불쌍할 정도로 왜곡된다.

     그대로 미사일 같은 기세로 날아가서는, 저편에 있는 아름드리나무와 충돌했다.

     

     

     "..........그닥인데..."

     티아가 홀딩 드라이버를 먹은 듯한 얼굴로 지켜보는 와중에, 내가 혀를 차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 퍼졌다.

     

     제대로 안 맞았다.

     

     주저하다가 무심코 어중간한 강화로 공격하고 말았다. 저래서는 충분한 대미지를 기대할 수 없으리라. 일격으로 끝장낼 셈이었는데.

     

     "뭐... 뭐 하는 거야...!?"

     티아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그 얼굴에는 분노와 혼란과 초조함이 감출 수 없을 정도로 배어 나오고 있었다.

     

     "어이 물러나 티아. 아직 살아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을ㅡㅡㅡ"

     

     티아의 외침을 가로막으며, 그것은 나타났다.

     

     

     

     타카츠키의 어깨 부분이 이상할 정도로 부풀어 오른다. 어깨만이 아니다.

     배, 가슴, 그리고 얼굴. 몸의 모든 부위가 부풀고 찌그러지고 일그러진다. 그 광경에 인간성은 전혀 없다.

     

     불쾌한 소리가 그칠 무렵에는, 타카츠키가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한 원숭이에 가까운 요마가 있었다.

     

     "세상에..."

     

     변해버린 타카츠키를 응시하며 티아가 절규한다. 나도 의연한 태도로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약간 놀랐다.

     

     "어째서... 타카츠키 군이..."

     

     "의태겠지. 그것도 상당히 정교한 걸로.'

     그렇게 말하는 나도 너무나도 타카츠키와 비슷해서 깨닫는 것이 늦었다. 그대로 가버렸다면 티아는 위험에 빠졌을 것이다. 간파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

     

     티아가 '선배 대단해!' 같은 눈길로 바라보지만, 나로서도 처음부터 간파한 것은 아니다.

     

     다만 움직임이 조금 인간 같지 않다고 느꼈을뿐이다. 불안하다기보다는 기우 정도의 의구심이었다.

     

     어쨌든 진정하자.

     

     먼저 말로 유도해서 정보를 이끌어 내.

     

     "타카츠키와 미키는 어떻게 했냐?"

     

     "................."

     "...미키가 갑자기 달려간 것도 네 짓이냐? 아니면 몇 체가 더 있는 거냐?"

     

     ".................."

     

     "그보다 말야, 이거 오늘내일 계획해서 실행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그렇지 않으면 동기 녀석까지 속일 정도로 외모를 비슷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

     

     "뭐라고 좀 말해. 지성 있잖아?"

     

     ".................."

     몇 번인가 말을 걸었지만, 요마는 내 물음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단지 시커먼 눈동자로 허공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공기처럼 서 있다.

     

     그보다도 아마 듣지 않는 것 같은데 이 녀석.

     

     마음속으로 어떻게 할지 갈등하고 있자, 갑자기 원숭이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인간 주제에 잘도 말하는군. 그렇게나 내 변장을 간파한 게 기쁜가?"

     

     "앙?"

     

     우지끈, 하고 주위의 나무들이 부서진다. 그걸 보고 이 녀석이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요마라는 걸 깨닫는다. 그보다 생각보다 목소리가 높다. 여자냐고.

     

     "편히 죽으면 좋았는데. 그럼 괴로워할 필요도 없었다."

     요마가 우리들에게 손을 뻗는다.

     

     순간, 공간이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진다. 그곳에서 폭 2m 정도의 멋진 돌기둥이 얼굴을 드러냈다.

     

     실화냐 이 녀석. 마술 써버렸다고.

     

     사출 된 돌기둥.

     하지만 늦다. 권총 쪽이 조금 더 나은 정도다. 이거라면 피하기도 쉽다.

     

     궤도를 제대로 확인해서 옆으로 피하려던 찰나, 갑자기 몸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아."

     원인은 바로 알았다. 밑을 보니, 발목 밑이 콘크리트에 파묻혀서 지면에 고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느 틈에? 라고 생각했지만, 아마 녀석이 멍하니 있을 때 그랬던 거겠지.

     

     지반을 부수고 탈출할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타임 로스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래서 즉시 양팔을 교차해서 방어. 이 정도라면 큰 대미지는 안 입을 것이다.

     

     하지만 암석의 충돌에 따른 압력이 대단해서, 고정되어있는 지면과 함께 숲 안쪽으로 날아가버렸다. 거짓말이지 어이.

     

     

     FIN.

     

     아마낫토 선생의 다음 회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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