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5 미안 자고 있었다
    2022년 07월 30일 07시 50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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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estar.jp/novels/22241232/viewer?page=48 

     

     

     

     여기는 모 나라에 존재하는 마법협회본부, [견문의 탑].

     그 안에 있는 어둑한 회의실.

     

     유일한 광원인 대형 디스플레이에, 십여 명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던 영상이 끝난 것을 신호로, 방 안에 여성의 목소리가 울린다.

     

     "이상의 보고에서, 벽왕님의 흔적은 완전히 끊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청하고 있던 사람들이 결과를 듣고 안색을 흐린다.

     

     그 중의 한 명, 회색의 턱시도를 입은 남자가 말한다.

     

     "완전히 놓쳤다는 말인가...

     이제 손쓸 곳이 없군. 진심으로 저런다면 웬만한 녀석들로는 대항할 수가 없어."

     남자의 발언에 모두가 한결같이 수긍한다. 그런 와중에, 희고 섬세한 손이 올라갔다.

     

     "하지만하지만."

     

     손을 든 자는 감색 로브로 몸 전체를 두른 여성.

     

     후드도 쓰고 있어서 표정을 엿볼 수는 없지만, 그 목소리는 묘하게 얼빠진 느낌이다.

     

     "그 요마, 사람으로서의 본질은 잊지 않았죠? 딱히 서두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아니......"

     그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백의를 입은 남자가, 잠깐 기다리라는 식으로 로브의 여성을 제지한다.

     

     "목적을 모르는 이상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 그리고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되지도 모르고."

     "그렇다고도 할 순 없다고."

     

     입을 연 남자는, 이 안에서 유일하게 학생의 모습이다.

     

     청년은 앳된 외모여서, 고등학생 정도의 외모로만 보인다. 하지만 그 태도는 실로 위풍당당하다.

     

     "소식이 끊긴 장소는 그 녀석들의 관할이잖아? 이대로 내버려 둬도 괜찮을 리가 없을 텐데?"

     

     청년이 낸 그 의견에, 곧장 검은 일식 바지 차림의 중년 남자가 이의를 제기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해봐라. 아직 어린애라고... 맡겨두기만 해도 될 리가 없잖아..."

     바지 차림의 중년이 어이없다는 식으로 말한 것을 보고, 다시 로브의 여성이 한 손을 들며 발언을 시작한다.

     

     "하지만하지만~ 나는 섣불리 손쓰는 짓은 그만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어쨌든 토지신인걸~?"

     "너...요마한테 정이라도 든 거냐? 바보 같기는."

     

     "지금은 그런 문제를 논의하려는 게 아닌데? 그보다~ 당신 같은 야만인한테 이래라저래라 들을 이유가 없는걸?"

     "뭐라고..."

     

     바지의 남자와 로브의 여성.

     

     양측 사이에 감도는 공기가 팽팽해진다. 그에 겁먹지 않고, 사회역을 맡고 있던 여성은 냉정하게 두 사람을 달랜다.

     

     "두 분.

     이 자리에서의 싸움은 그만두세요. 서로 감정이 있으면, 다른 곳에서."

     "네에~"

     

     ".............."

     그 광경을 가장 뒷좌석에서 바라보는 자가 2명. 한 명은 비색의 하오리를 걸친 2m는 될 거한.

     

     또 한 명은 금발의 여성. 남자의 부하인지, 자리에 안 앉고 남자의 뒤에서 무표정하게 서 있다.

     

     아직도 진전이 안 보이는 회의에 답답함을 느낀 금발 여성이 탄식하면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남자의 등에다 말을 건다.

     

     "이대로는 길어질 것 같네요...

     다즈몬드 님, 어떻게 할까요?"

     

     "그래......"

     

     비색의 하오리를 걸친 거한은 금발 여성에게 맞장구를 치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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