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32 화
    2020년 11월 09일 18시 45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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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8459gk/32/





     텐지는 그 이름을 듣고, 가슴의 고동이 빨라졌다.


     "실례하지."


     처음으로 그렇게 말한 것은 이나가키 엔이었다.


     그 옆에는, 알고 있는 이나가키 루이의 모습도 있었다.


     루이는 병실에 들어와서 바로 텐지와 눈을 마주쳤지만 껄끄러운 듯 시선을 돌려서 고개를 숙였다.


     그런 부자 두 사람이 천천히 텐지의 앞으로 왔다.


     거기서 엔이 돌연, 병실의 바닥에 두 무릎을 꿇었다.


     "아마시로 텐지 군, 불민한 자식 놈이 미안한 일을 했다. 나도 사과하도록 해주게."


     그렇게, 그 1급 탐색사가 텐지에게 도게자를 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더욱 동요하고 마는 텐지.


     "루이."


     항의를 듣지 않겠다는 엔의 말투에 루이는 찔끔하고 몸을 떨고, 서둘러 아버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대었다.


     "아, 아마시로.....미안했다. 나, 나는.....어떻게 하면 용서받을 수 있지? ......아니, 용서를 받겠다니 주제넘었구나. 어떻게 배상을 해줘야 할까? 난....난.....어떻게 되어버렸어. 사과해도 사과받지 못할 거라고는 알고 있어. 하지만, 부디 용서받고 싶었다.....그때의 네 얼굴을 떠올리면, 밤에도 잠들 수 없었다."


     루이는 병실의 바닥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음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대사를 짜내었다.


     텐지는 그냥, 그 모습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말대로다. 불초자식이 정말 해서는 안될 일을 해버렸다. 부디, 용서해주지 않겠나?"


     다음은 엔이 진지한 눈초리로 텐지에게 간청의 눈을 향하며, 천천히 이마를 바닥에 붙였다.


     그 모습을 보아도, 역시 텐지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아직 자기 안에서도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어째서 '용서' 라는 말을 꺼낼 수 있을까. 그런 이치란 없다. 루이는 텐지를 죽인 것과 마찬가지다.


     서로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상태가 10초 정도 지속되었다.


     거기서 미즈하시가 구조선을 보내려는 듯, 입을 열었다.


     "아마시로 군, 저 이나가키 루이는 지금의 법률을 적용하면 살인미수의 혐의로 처벌할 수 있어. 물론 아마시로 군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우리 협회는 설령 이나가키 엔의 아들이라 해도 주저없이 죄인으로서 구속할 셈이야. 그 경우, 그는 특수소년원에서 죄를 갚게 되겠지."


     미즈하시가 숨을 삼킨 텐지를 보고, 말을 이었다.


     "다만, 협회의 본심으로서는 이나가키 루이를 죄인으로 삼고 싶지 않아. 그는 협회도 인정할 정도의 미래가 기대되는 학생이지. 그럴 정도로 그의 고유 어빌리티 <뇌창> 은 강력한 무기다. 우리들도 그의 자백을 들었을 때 놀랐었다고. 모모세 씨한테서도 "남겨졌다." 라고 만 들었었는데, 그 뜻이 '제물이 되었다' 였다니. 하지만, 그는 스스로 죄를 갚기 위해 스스로 아버지와 협회에 출두하여, 자백했다. 그러니, 부디 용서해 주었으면 해. 이건 나 뿐만이 아니라, 협회의 의향이기도 하다. 뭐, 물론 강요는 안 해. 용서하거나 안 하거나 아마시로 군이 결정해줘. 우리들은 그걸 따를 것이니."


     한번, 미즈하시라는 타인을 완충재로 삼아서 그런가, 텐지는 목 안에서 말을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관적으로 생각하면, 전 루이를 원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결과를 보면, 이나가키의 판단은 올바른 것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르겠습니다."


     텐지가 짜낸 말에, 마음 속으로 놀라움을 피력하는 미즈하시였다.


     "이건 놀라운걸, 아마시로 군, 원망하지는 않는 거야?"


     "원망하냐고 물어보신다면, 솔직히 원망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이나가키는 명백하게, 절 밀쳐서 블랙 케르베로스의 먹이로 삼으려고 했으니까요."


     "그럼, 원망한다고?"


     "그걸 모르겠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오히려 이나가키의 행동은 정답이었습니다. 제가 이나가키의 입장이었어도, 그렇게 안 했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어요. 누구나 자기 목숨이 제일 소중하니까요."


     텐지가 그렇게 말하자, 엔이 고개를 들었다.


     "아마시로 군, 주제넘는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말하도록 하겠네. 내가 제일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은, 루이의 목숨이다. 설령, 아비인 내가 죽는다 해도 루이만큼은 지키고 싶다, 이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시로 군에게 말하고 싶네, 아비와 자식의 연결고리를 끊지 말아주게. 너무 나섰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나에겐 세상에서 루이가 제일 소중하네."


     눈앞의 엔에게, 자연스레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만다.


     텐지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여동생인 아마시로 마하루가 최우선이었다. 특히나 이번 1년은 두 사람만으로 살아왔던 점도 있어서, 마하루가 텐지의 모든 것이었다.


     자연스레, 텐지의 안에서는 대답이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전 뭐라 말할 수 없겠네요, 엔 씨는 치사합니다."


     "치사해도, 루이를 지키고 싶다."


     "알겠어요. 전 이나가키를 용서합니다. 다만ㅡㅡ"


     조건을 붙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듯 하다. 잠깐이었지만 엔이 동요의 기색을 보였따.


     "돈이라면 얼마든지...."


     "돈은 됐습니다. 그 대신....나중에라도 좋습니다. 엔 씨께서 저와 같이 던전에 내려가 주시지 않겠습니까?"


     "내가?"


     엔은 완전히 뒷통수를 맞은 듯한, 얼빠진 목소리를 내었다.


     "예, 제게 배울 기회를 주세요. 1급 탐색사의 던전 탐색을 이 눈으로 보고, 배우고 싶습니다. 어떻습니까?"


     "나, 나로 좋다면 언제든지 던전에 같이 가기로 약속하지."


     "그 말씀 잊지 말아주세요? 약속입니다."


     "그래, 약속한다."


     "아, 그리고, 이나가키도 같이 가자."


     "나, 나도? 하지만....."


     "다음엔 나도 태클하게 해달라고. 몬스터 눈앞에서 말이야. 당하기만 해서는 꼴사나우니, 이건 약간의 앙갚음이야. 이 정도는 괜찮겠지?"


     "어, 어어.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해주겠어."


     해결된 것을 계기로, 미즈하시는 기세좋게 의자에서 일어나서 혼자서 짝짝거리며 호쾌하게 박수를 쳤다.


     "브라보! 이건 정말 잘 됐어! 이나가키 엔 씨, 마침 협회에서 힘이 부치는 서브던전이 있었다구요! 어떻습니까? 그렇다면 1급탐색사의 실력을 보여줄 수도 있고, 아마시로 군의 요구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1석2조인 조건입니다!"


     그런 미즈하시에게 엔은 노려보면서도, 하아 거리며 한숨을 쉬며 대답하였다.


     "뭐, 이 정도가 아니면 공부는 안 되려나. 상관없겠지, 그 서브던전에서 탐색사로서의 나한테서 뭔가를 배우도록 하게. 루이도 좋은 기회다. 아버지의 강함을 느끼도록."


     엔은 루이의 뒤통수에 힘껏 꿀밤을 먹이고는, 다시 텐지를 보았다.


     "아마시로 군, 고맙다. 나중에 다시 연락하도록 하지. 루이도 그 때까지 철저하게 단련시켜 놓겠다."


     "예, 지옥을 볼 정도로는 단련시켜 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이나가키 부자는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면서 병실을 나갔다.


     거기서 미즈하시가 떠올랐다는 듯이, 손바닥을 주먹으로 쳤다.


     "아, 하지만...... 지금은 조사중이어서, 서브던전의 입장은 1개월 후로 부탁할게. 그걸로 괜찮지?"


     "예, 1급 탐색사의 전투를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습니다."


     "이야,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구나! 쌓여있던 일이 한꺼번에 해결되었다고! 자자, 오늘은 이 기분 그대로 돌아가고 싶구나아."


     시종일관 이상하게 기분좋은 얼굴을 하고 있던 미즈하시는, 껑충껑충 뛰면서 병실을 뒤로 하는 것이었다.


     뒤에 남겨진 협회 3명이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고치고는 텐지를 바라보았다.


     "그럼, 텐지군. 좀 피곤할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들한테도 시간이 없기 때문에, 능력측정을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예, 부탁드립니다."


     "그럼, 옆의 운동시설을 빌려놓았으니, 거기서 재빨리 측정해볼까요."


     "그렇게 텐지는 천직을 손에 넣은 후 첫 능력측정을 하게 되었다.


     능력측정으로, 텐지의 탐색사 등급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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