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장 16 본심
    2022년 07월 20일 14시 29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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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9470gm/71/

     

     

     

     "뭐?"

     

     어째서 필의 친구를 만들지 말라는 거야?

     셀레나 양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 숙였다.

     

     "그게...... 저는 외톨이인 필 님을 좋아해서요."

     확실히, 셀레나 양은 예상대로 필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혼자인 필을 좋아한다니?

     

     "필 님은 항상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책을 읽고..... 그런 필 님은 정말 멋지고 귀여워서......"

     레온이 끼어든다.

     

     "자신과 마찬가지인 외톨이 필 님을 좋아한다는 뜻?"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계속...... 혼자 있는 필 님을 바라보고 싶어요."

     셀레나 양의 동경하는 듯한 호의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래서는 곤란하다. 필이 홀로 남아 있다니, 나는 싫다

     

     "저기, 셀레나 양. 나도 이대로 필을 외톨이로 두고 싶다는 마음이 없는 건 아냐."

     

     그러자 셀레나 양은 놀란 듯 갈색 눈동자를 부릅떴다.

     레온도 깜짝 놀란 기색이다.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가씨?"

     두 사람이 깜짝 놀라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필이 외톨이라면, 내가 계속 필을 독점할 수 있지 않겠니?"

     

     "아, 아가씨...... 하지만, 그래서는 필 님이 너무 딱합니다."

     

     그래.

     그 말대로야.

     이대로면, 필에게 불행한 일이 되어버려.

     

     "난 필이 좀 더 많은 사람과 사이좋게 되었으면 해. 그리고 모두가 필의 매력을 알아줬으면 해!"

     

     셀레나 양과 레온이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날 바라본다.

     난 싱긋 웃었다.

     

     "그렇게나 귀엽고 머리 좋고 상냥한 아이를 내가 독점해버리면, 분명 신께서 벌을 내리실 거야. 난 필을 정말 좋아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필을 알아줬으면 해."

     

     조금 지나서, 셀레나 씨는 날 올려다보며 말했다.

     

     "제가 틀렸다...... 라는 뜻인가요?"

     

     "그런 게 아냐. 네가 필을 좋아하는 건 내게도 기쁜 일인걸. 그러니 너도 바라보기만 하지 말고, 필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래?"

     "제가...... 필 님의 친구......"

     

     중얼거린 후, 셀레나 양은 고개를 붕붕 저었다.

     

     "저따위로는...... 분명...... 안 돼요. 저는...... 안 되겠어요. 계속 저택에 있어서..... 집 밖으로 한걸음이라도 나가면 두려워서......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잘 안 되고...... 아무 장점도 없고......"

     꽤나 부정적이다.

     

     "저는..... 클레어 님과 달라요. 클레어 님처럼..... 필 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니......"

     셀레나 양은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난 몸을 굽혀서, 정말 자그마한 셀레나 양과 시선을 맞췄다.

     

     "셀레나 양은 정말 귀여운걸. 장점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그.....럴까요."

     "그래. 내가 남자라면, 셀레나 양 같은 여자가 친구가 되겠다고 들었을 때 분명 기뻐할 거라 생각해."

     

     이건 아첨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을 빼앗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지만.

     

     "네가 용기를 갖고 필과 친구가 되어준다면, 난 언제나 협력해줄게."

     

     내 말에, 셀레나 양은 고개를 숙인 채로 눈을 빛냈다.

     조금만 더하면 되지 않을까?

     

     그때, 레온이 내 옷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겼다.

     

     "아가씨, 슬슬 돌아가셔야......"

     이런.

     매일 수업을 땡땡이 칠 수는 없으니,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오후 수업에 늦고 만다.

     

     나는 손을 흔들면서 "그럼 이만." 하며 떠나가려고 했다.

     

     "저기......"

     하지만 세레나 양이 불러서, 나는 고개를 돌렸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셀레나 양이 날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어째서, 클레어 님은 그렇게나 당당하게......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나요?"

     "필이 날 필요로 해주니까. 필이 날 누나로서 기대고 있으니, 내가 당당하게 있을 수 있는 거라 생각해."

     내가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자, 셀레나 양은 눈을 크게 부릅뜨더니 고개를 숙였다.

     

     떠나기 전에, 나는 하나 더 말해야 할 것을 떠올렸다.

     

     "맞다. 셀레나 양. 나를 부를 땐 님 자를 안 붙여도 돼. 우린 같은 학교의 학생이잖니?"

     레온과 다르게 리얼리스 공작가의 가신인 것도 아니니, 격식을 차리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하, 하지만......"

     "내가 2학년. 너는 1학년. 그러니 [클레어 선배] 라고 불러줬으면 해. 한번 생각해 봐."

     셀레나 양은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그렇게, 나는 미소 지으며 셀레나 양의 어깨를 탁 쳐주고는 레온과 함께 옥상에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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