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장 6 왕태자의 사정2022년 07월 15일 10시 21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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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태자는 날 왕궁으로 데려간다고 한다. 그것도 다음 주라니, 너무 갑작스럽다.
그 뒤에는 날 계속 왕국에 머무르게 할 셈인가보다.
"......그런 일...... 아버님께서 허락하실지......"
"공작은 흔쾌히 인정했어."
"그런......!"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아버지에게 있어, 내 가치란 정략결혼의 도구에 불과하니까.
"저기...... 전하의 곁에 머무는 것은 기쁘지만...... 학교에는 가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어요. 학교에 가면, 전하의 곁에도 있을 수 있고요."
"물론 클레어가 학교에 가고 싶다면 존중할게."
"그럼......"
"하지만, 나는 학교보다 훨씬 즐겁고 훌륭한 생활을 왕궁에서 보낼 거라 보증해. 어쨌든 시험 삼아 왕궁에 와줬으면 해. 그러고 나서 학교에 갈지 말지 결정해도 늦지 않을 거야."
이렇게까지 말하면, 나도 거절할 수는 없다.
상대는 왕태자니까.
"저기...... 전하. 왕궁에 몇 명 데려가고 싶은 자가 있사온데....."
"상관없어. 필요한 하인이 있다면 같이 와도 좋아."
나는 동생도 왕궁에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러자 전하는 의아해했다.
"동생? 아아, 그 왕족 출신의...... 피아라고 했던가?"
"필이에요."
제 동생의 이름을 착각하지 말아 주세요.
라고 입 밖으로는 내놓을 수 없지만.
"그 필이라 함은, 혹시 입구에서 우리를 보고 있는 소년 아냐?"
내가 놀라서 돌아보자, 문틈으로 필의 얼굴이 보였다.
필은 서둘러 숨으려 했지만, 그전에 왕태자가 재빨리 문을 열어서 필을 붙잡고 말았다.
"훔쳐듣다니, 같은 왕족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야."
"아, 아니에요...... 저는......"
"어떻게 아닌데?"
"클레어 누나가 걱정돼서......"
"약혼자끼리 만나는 걸 네가 왜 걱정해야 하지?"
"저기, 그건......"
"대답해 봐."
날카로운 어조로 왕태자가 필을 추궁한다.
"전하...... 그만해주세요. 필한테 나쁜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으니......"
내가 그렇게 말하자, 전하는 잠깐 무서운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곧장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아니, 미안했어. 연하를 상대로 어른스럽지 않은 짓을 했군. 그건 그렇고...... 둘은 사이가 좋아 보이는데?"
"필은 제 소중한 동생이니까요."
"클레어는 나보다 동생 쪽이 소중해?"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해서, 주춤거렸다.
본심으로는 필이 더 소중하지만. 하지만 전하 또한 내 약혼남이니.
내가 아무 말 없이 있자, 왕태자는 이마에 손을 대었다.
"아니, 됐어...... 지금의 질문은 잊도록 해......"
"전하...... 안색이......"
왠지 전하의 안색이 새파란데, 정말 안 좋아 보인다.
왜 저럴까?
아무리 그래도 왕태자의 저 반응은 보통이 아냐.
"나는...... 클레어가 나 이외의 사람을 선택할까봐 두려워. 만일 그렇게 되면...... 난 살아갈 수 없어."
과장도......
내게 버림받는다 해서 살아갈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만일 그랬다면, 지난번 인생에서 왕태자가 날 버리고 시아를 골랐을 리가 없어.
그래.
한번, 왕태자를...... 시아랑 만나게 해 보는 것도 괜찮을지도 몰라.
왕태자와는 빨리 파혼하고 싶어.
그것도 원만하게.
파혼하려 해도 이유가 필요해.
성녀가 되는 시아와 왕태자가 결합한다면, 서로가 행복해진다.
난 약혼녀에서 풀려나 자유로운 신분이 된다.
난 그렇게 생각하면서, 왕태자한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미소 짓는다.
"불안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전하의 약혼녀니까요."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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