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4장 중편> 116 마리 누나와 고민하는 대장장이
    2022년 07월 05일 01시 42분 3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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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117/

     

     ※ 115는 나중에 나올 캐릭터가 게임을 시작하기 전의 내용이라 생략함.


     

     불꽃놀이 대회의 비용의 충격에서 며칠 뒤.

     

     그날은 드물게도 마사토가 학교에서 볼 일이 있어서, 오후의 재활훈련이 중지되어 자유시간이 빨리 찾아왔다.

     

     평소였다면 재활훈련 뒤에 e북을 읽거나 영화를 보겠지만, 지금은 몸을 움직인다는 실감을 느끼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MWO에 로그인하기로 했다.

     

     

     홈의 2층에 있는 내 방에서 눈을 뜨자, 시각은 심야였다.

     

     혼자만의 밤이라는 상황에 어딘가 데자뷔가 느껴진다 싶더니, 에덴의 마을에서 심야에 로그인했을 때랑 비슷하네.

     

     "그 후에는 시험의 숲으로 향해서, 처음으로 블랙울프를 만나 고전했었지."

     옛날이랄 정도로 과거의 일이 아닌데도, 왠지 그립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길스를 불렀다.

     

     슬며시 옆에 나타난 길스는, 여전히 검은 조끼와 바지가 잘 어울린다.

     

     내가 길스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자, 금속끼리 부딪히는 듯한 새된 소리가 들려왔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들리는 그 소리는, 먼 곳에서 나오는 듯했다.

     

     신경 써서 별채로 향해보니, 창문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길스한테 부탁해서 별채의 무거운 문을 소리 내지 않게 조금만 열어보게 하니, 그곳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망치를 휘두르는 마레우스 씨가 있었다.

     

     "안 돼, 이래선 전과 똑같다고!"

     

     멋진 도끼를 만들었나 생각했더니, 마레우스 씨는 갑자기 그걸 벽에 던져버렸다.

     

     깜짝 놀라 무심코 소리를 낼 뻔했지만, 길스가 손으로 입을 막아줬다.

     

     "왜, 왜 항상 나만 안 되는 거냐고......"

     되풀이하는 말은, 마치 오열하는 것 같았다.

     

     안 된다니, 검은 알의 일로 그러나??

     

     사실 마레우스 씨가 만든 대검이 알한테 거절당한 이래, 그 후에 몇번이나 해보아도 마레우스 씨가 만든 장비만을 알이 거부했던 것이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걱정이 된 나는, 안에 들어가려 했지만 길스한테 제지당했다.

     

     "지금은 내버려 둬."

     

     퉁명스러운 말투였지만, 길스의 표정은 평소 내게 향해주는 진지한 것이었다.

     

     "완성품의 질도 컨셉도 지지 않는데, 왜 나만 인정받지 않는 거지...... 내 때문인가? 나라서 그런가??"

     

     자조 섞인 말을 하는 모습이 어딘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자, 마레우스 씨는 방의 구석으로 가서는 그곳에 놓인 목조 장식물을 손에 들었다.

     

     잠깐 그 미니츄어 신위라고 생각해서 전율했던 나였지만, 그곳에 있었던 것은......

     

     "네로랑, 쿠거?"

     

     어느 사이에 만들었담...... 가능하다면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

     

     그렇게 생각해서 몸을 기울이려고 하자, 다시 길스한테 제지당하고 말았다.

     

     "내가 더 잘 만들었다면, 너희들은......쿠거는, 지금도 무사했을까?"

     

     마레우스 씨가 쿠거의 목상에 말을 건다.

     

     "그래서 더 강한 장비를 만들어서, 이번에야말로 너희 동생이 누구한테도 지지 않게 해 주려고 생각했는데...... 젠장, 그런데도 왜지, 왜냐고!"

     

     마지막 말은, 소리의 크기와 반비례해서 연약하게 들렸다.

     

     그것이 더욱 비통한 느낌이 들어서, 말을 걸고 싶었지만 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자, 길스가 어이없다는 기색으로 말했다.

     

     "무슨 고민을 하나 생각했더니, 날 만든 부모 중 1명이면서 그런 것도 모를 줄이야."

     

     "엥, 길스는 왜 그런지 알아?"

     "나는 형들한테서 이어받았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다른 두 사람을 보면 깨달을 법도 한데."

     

     죄송합니다, 저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길스는 [혼의 계승]을 써서 실을 조종해서는, 산더미처럼 쌓인 시제품들의 안에서 금속제 갑옷을 실로 동여매고는 기세 좋게 끌어냈다.

     

     갑옷이 끌려 나오자, 쌓여있던 시제품들이 소리 내며 무너진다.

     

     길스를 혼내려 했더니, 저쪽을 보라고 가리킨다.

     

     가리킨 곳에는 마레우스 씨가 만든 갑옷이 있었는데, 그 위에 낙하한 갑옷은 가슴 언저리가 크게 베여있었다.

     

     금속 갑옷을 쉽게 베어버리다니, 본인은 안 된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왜일까. 비참한 모습이 되어버린 갑옷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옥죄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냥 무너진 것 치고는 소리가 컸는데."

     의아해하던 마레우스 씨가 무너진 시제품 더미로 향했던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 갑옷과 도끼의 모습이 비쳤다.

     

     "큰 소리의 원인은 이건가? 굴러버린 갑옷이 도끼에 부딪혀서......하지만 내가 만든 장비는 역시 잘 만들어졌어. 방어력이 높은 금속제 갑옷을 이렇게나 쉽게......"

     

     중얼거리던 말을 멈춘 순간,

     

     ""앗.""

     

     그와 나의 목소리가 겹쳤다.

     

     내 목소리는 작아서 못 들은 모양이지만, 아마 같은 것을 깨달았을 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저들한테 전했으니까.

     

     몸의 전면에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날 지켜주었던, 쿠거의 마지막 모습을......

     

     그리고 그 모습은, 도끼에 낙하한 갑옷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혹시, 길스는 이걸 노리고?

     

     "쿠거는 자기 몸으로 마리아를 지켰다. 그것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강함이란 무엇인가? 상대를 쓰러트린다는 의미의 강함인가?? 바보냐 나는. 그럴 리가 없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마레우스 씨는 자기 뺨을 '퍽' 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그리고 그는 방금 전까지와는 다른, 자신과 확신을 가진 표정으로 다시 대장간 일을 재개했다.

     

     저 모습이라면, 이제 괜찮을지도...... 코피는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길스는 문을 열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 없이 문을 닫은 뒤, 그 자리를 벗어났다.

     

     

     

     게임상으로 반나절이 지나고 루레트 씨와 칸나 씨와 내가 수다를 떨고 있자, 마레우스 씨가 한 자루의 단검 같은 것을 들고 나타났다.

     

     단검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은, 단검의 등 부분이 빗처럼 들쭉날쭉했기 때문이다.

     

     "소드브레이커라니, 이건 또 신기한 걸 만들었네 마레우스."

     "소드브레이커? 정말 이상한 모양이네요."

     

     "그 들쭉날쭉한 부분으로 상대의 무기를 받아내고~ 지렛대의 원리로 꺾거나 빼앗는 거야~"

     

     등 부분으로 특수한 공격이라도 하나 생각했더니, 방어에 쓰는 것이었구나.

     

     하지만 그렇구나, 이게 마레우스 씨가 내놓은 해답이구나.

     

     내가 검은 알을 내밀자, 약간 긴장한 모습의 마레우스 씨가 천천히 다가와서는 한호흡 뜸을 들인 후, 손에 든 소드브레이커를 내밀었다.

     

     검은 알은 평소대로 순식간에 삼켜버렸는데, 하지만 여태까지와는 달리 마레우스 씨가 만든 소드브레이커를 뱉어내지는 않았다.

     

     "앗싸아아아아아!!"

     

     함성을 외치면서 기쁨을 표현하는 마레우스 씨를, 루레트 씨와 칸나 씨가 흐뭇하게 바라본다.

     

     직접 조언해주지는 않았지만, 생산을 주업으로 삼은 동료로서 걱정했던 모양이네.

     

     그렇게 내가 흐뭇해하고 있자, 루레트 씨가 냉정한 딴죽을 걸어왔다.

     

     "하지만~ 딱히 무기를 만드는 걸 고집하지 않고~ 갑옷이나 방패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앗, 그걸 말해버리나요.

     

     전에 마레우스 씨와 목소리가 겹쳤을 때 생각난 일이니, 이미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더니,

     

     "..........."

     마레우스 씨는 놀라서 말도 못 하는 모양이었다.

     

     정말로 깨닫지 못했었다...... 마레우스씨의 반응을 본 두 사람이 내뿜었다.

     

     부끄러웠던 나머지 도망치듯이 별채로 달려간 마레우스 씨는, 그 후 몇 번을 불러도 나오지 않았다.

     

     곤란한 세 사람이지만, 뭐 평소의 광경이 돌아왔다며 기뻐해야 하려나?

     

     

     

     그리고 며칠이 지나, 세 사람이 만든 무기와 방어구를 받은 검은 알은 나날이 내부의 빛이 강해지더니, 드디어 껍질에 균열이 갔다.

     

     모두가 마른침을 삼키며 지켜보는 와중, 균열이 커지더니 껍질이 깨졌다.

     

     그리고 안에서 나타난 것은...... 엥, 병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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