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3화 마을사람A는 엘프의 마을에 도착한다
    2022년 06월 24일 14시 28분 5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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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kakuyomu.jp/works/16816452218841045726/episodes/16816452218860187301

     

     

     

     해가 저물 무렵, 우리들을 태운 브이톨은 엘프의 마을에 만든 공항에 착륙했다.

     

     "오오, 아렌 군! 잘 와주......었......어? 인가?"

     "셰릴라루라 님?"

     

     공항에 도착한 우리들을 마중해 준 엘프들은, 로프로 대롱대롱 매달린 셰릴라루라 씨와 아나의 존재를 보고 당황한 기색이다.

     

     "아하하. 여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나는 셰릴라루라의 로프를 풀면서 그렇게 말했다.

     

     "자, 셰릴라루라 씨. 이제 지면이라구요."

     "으으~ 이제 매달리는 건 싫어~"

     

     으음, 역시 매다는 건 불쌍하긴 해. 그렇다고 해서 아나를 매달 수도 없는 일이니......

     

     셰릴라루라 씨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떻게든 일어서더니, 마을 쪽으로 혼자 걸어갔다.

     

     "자, 아나 님."

     나는 아나한테 손을 빌려주며 일으켜 세웠다.

     

     "아, 아렌 씨? 그 인간은 누구야?"

     "그녀는 아나스타샤 님이며, 나의ㅡㅡ"

     "아~ 맞다. 아렌 씨도 이미 그럴 나이인가. 역시 인간은 빨리 성장하네~ 하지만, 여왕님의 허가는 얻어야 돼."

     

     아무래도 내가 끝까지 말하도 전에 지레짐작한 모양이다.

     

     "그래, 알고 있다니까. 이제부터 여왕님을 보러 갈 테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굳은 표정을 짓는 아나의 손을 잡고서, 고개를 끄덕여준 뒤 손을 이끌고 마을로 안내했다.

     

     "아~ 아렌이다~!"

     "어라? 모르는 인간도 있는데?"
     "괜찮으려나?"

     "여름 축제에 대려왔다는 말은, 그런 걸지도?"

     

     마을의 엘프들과는 전부 아는 사이라서 내가 걸어가도 무슨 말을 듣지는 않지만, 아나는 역시 경계하는 모양이다.

     

     나는 적당히 인사치레를 하면서 여왕의 집을 향해 날이 저문 마을을 걸어가는 것이었다.

     

    ****

     

     "아렌 님, 아무래도 셰리가 억지스러운 부탁을 해버린 모양이라, 죄송했습니다. 거기다 도와주시기까지 하다니, 정말 감사드려요."

     "그런, 이쪽이야말로 셰릴라루라 씨를 매달고 와버려서 죄송했습니다."

     

     서로에게 사과하고 나서, 여왕이 아나한테 시선을 향한다.

     

     "그래서, 그쪽의 여성은?"

     "예, 소개해드리죠. 이쪽 여성은 아나스타샤 클라이넬 폰 람즐렛 님이며, 저의.....소중한 여성입니다."

     

     내가 그렇게 말한 순간, 아나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이 사람이 아렌 님의......"

     

     여왕님은 평가하는 눈으로 아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나 님, 이분이 엘프 마을의 여왕님이십니다."

     "람즐레 공작가의 딸, 아나스타샤입니다. 여왕 폐하를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아나가 우아한 동작으로 숙녀의 예를 취한다.

     

     "후후. 그래. 아나스타샤 씨는 좋은 곳의 아가씨네요. 그럼 엘프의 마을이 어째서 폐쇄적으로 지내는지는 이해하고 있나요?"
     "......네."
     "그래요. 그럼 그걸 알면서도 어째서 아나스타샤 씨는 이곳에 오려고 생각한 거지요?"

     "그, 그건......그......"

     

     그렇게 말한 아나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아렌 님, 조금 바깥으로 나가주시겠나요?"

     "예. 그럼 아나 님, 저는 방 바깥에 있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나는 방에서 나왔다. 그러자 바로 변태와 미리가 다가왔다.

     

     "아렌~!"

     

     그렇게 말하면서 돌진해오는 미리를 받아내고서 들어올려줬다. 참고로 미리쨩은 내가 4년 전에 만났을 때 이미 3~4살 정도의 외형이었는데, 지금도 조금 더 커진 모양이다 싶은 정도일 뿐 거의 그대로의 외형이다.

     

     보통 엘프도 10살까지는 인간과 다름없는 속도로 자란다고 하지만, 미리는 거의 성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원인은 이 변태다.

     

     놀랍게도, 이 변태랑 계약한 탓에 미리의 존재는 이 변태의 존재에 가까워진(?) 모양이다. 그래서 본래 500~1,000년 정도인 엘프의 수명이 10,000~100,000년 정도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런 설정은 게임에는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엘프들한테는 기쁜 일이라고 한다. 그 증거로, 여왕도 셰릴라루라 씨도 그리고 마을 모두도 크게 기뻐하며 미리를 축하해줬다.

     

     정말 심한 짓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가치관으로 엘프의 일을 뭐라 말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입밖에는 내지 않고 있다.

     

     다만, 그만큼 수명이 늘어난 결과 몸의 성장도 그만큼 늦춰지기 때문에......

     

     이 변태의 목적은 결국 처음부터 그런 거였다.

     

     빛의 정령이 이런 최악의 욕망에 휩싸여도 괜찮은 걸까?

     

     "아렌 씨, 오랜만이라구!"

     "여전히 변태같구만."
     "아렌 씨도 여전히 입이 험하다구."
     "너 정도는 아냐."

     "호호."

     

     이딴 것이 빛의 정령이라니, 말세다.

     

     "듣자 하니 아렌 씨가 부인을 데려왔다고 들었다구. 어느 면을 좋아하게 된 거냐구?"

     "뭐? 음~ 뭐, 성격?"
     "아렌 씨가 인정하는 성격 좋은 로리라니 기대된다구! 빨리 보여달라구."

     "......네게 보이면 아나가 더러워질 것 같아."

     "으으음, 그렇게나 귀여운 로리냐구? 역시나 아렌 씨, 이몸이 인정하는 동지라구."

     "아나는 로리가 아냐. 그리고 애초에 멋대로 동지 취급하지 마! 난 네 취미를 조금도 이해할 수 없어."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구~! 이몸의 미리땅을 귀여워하는 그 태도는 아무리 보아도 동지라구~!"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어린아이가 응석부리면 귀여워하게 되지 않아?

     

     "저기~ 안아줘~"

     "아~ 그래그래."

     

     나는 잠시 내렸던 미리를 다시 안아 올려줬다.

     

     "거 봐, 논파됐다구!"

     "넌 여전히 짜증나."

     나는 그 변태의 비웃음을 받는다는 이 이상 없을 굴욕을 맛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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