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Interval1 바다×친구→BirthDay←Horror scene2
    2022년 05월 11일 20시 45분 5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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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135/

     

     

     

     "수고하셨어요, 사츠키 씨."
     "켁......오우카......"

     

     모래에 몸을 맡기고 있는 긴 머리의 여성, 사츠키 씨한테 말을 걸자, 그녀는 꽤나 실례되는 말을 했다.

     

     "켁이라니, 그게 뭔가요."
     "아~ 미안하다고."

     왠지 겸연쩍은 듯, 사츠키 씨는 눈을 돌렸다.

     당시, 그녀가 아직 카사바 사라였던 시절, 사망한 츠구미 씨한테 화풀이를 했던 그녀한테 조금 엄한 말을 해줬던 일이 있었다. 그로부터는 미묘하게 서먹서먹해져서, 나와 예정이 맞지 않게 하고 있었다.

     

     "변했네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데."
     "상냥해졌습니다."
     "아, 그래 보여?"

     

     눈을 돌렸지만, 약간 붉어진 귀. 지금의 그녀라면, 나도 조금 화기애애하게 대할 수 있을지도.

     

     "그날, 조금 지나치게 말했습니다. 미안해요."
     "흥,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뭐 좋아. 그건 내가 나빴던걸."

     사츠키 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주 약간 눈을 깔았다. 이제 츠구미 씨한테 사과할 수는 없다. 그런 사실을 인정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마음은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츠구미 씨는 이제 없다. 심연에서 유유자적하게 우리를 지켜봐 주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를 만질 수는 없다.

     

     그 사실을 깨닫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고 말았다.

     

     "사쿠라...... 너는 잘못하지 않도록 해. 잘못하면, 힘들어."
     "네ㅡㅡ괜찮아요, 사라 씨. 실은 이미 엄청 잘못해서 되돌리고 있는 도중이니까요."

     내 말을 들은 사츠키 씨는 약간 눈을 주릅떴다. 그러고 나서 조금 부드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

     

     "너조차."

     "네, 저조차."
     "그래?"

     "그래요."

     약간 미소 짓는 사츠키 씨의 모습은 정말 온화하게 보였다. 계속 긴장하던 것에서 해방되어서, 내 눈에는 그녀가 평범한 어머니로 보인다.

     

     "어머니도 빨리!"

     

     먼 곳에서 들리는 것은 쥬리아의 목소리다. 훨씬 전에 봤을 때는 조금 엇나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분명 본인들의 노력과 주위의 협력이 있었겠지만...... 그 주위에는 반드시 '그 아이'가 있다.

     

     "아~ 정말. 쑥스런 이야기는 이걸로 끝. 쥬리아가 부르니까, 갈게."
     "후후. 네. 저도 조금 있다가 가겠지만, 비치 발리볼에서도 지지 않아요."
     "압박이 너무 세잖아. 네 그런 면, 진짜 무섭다니까."

     "어머나, 실례했네요."

     손을 흔들면서 쥬리아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왠지 기뻐 보이는 그녀와 교대하는 것처럼, 이번에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여성이 내 옆에 걸터앉았다.

     

     "아이들은 정말 기운차네, 오우카."

     날 향해 그렇게 중얼거린 사람은, 왠지 지친 기색의 츠바키 씨였다. 단발머리의 윤기 있는 피부. 정말 42세 여성으로는 안 보이지만...... 그런 그녀가 시죠 츠나기를 들였다고 들었을 때는, 적지 않게 놀랐었다.

     그녀와의 인연은 오래되었다. 그날, '사야'의 촬영으로 만난 것이 처음. 함께 츠구미 씨의 연기에 매료되었지만, 그녀는 츠구미 씨를 넘기를 원했다. 츠구미 씨와 함께 있기를 원했던 나와는 정반대의 선택지.

     

     "네, 그렇네요. 저도 제자를 얻어서 정말 휘둘리기만 하네요."

     린은 재능이 풍부한 아이다. 요즘은 게임처럼 공부를 시키면 보다 잘 기억해주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기술을 보여줄 거라고는 예상외였지만.

     린의 감각...... 공감각은 분명 어른이 되면 사라진다. 그래서 사라질 때 기술까지 잃지 않도록 지도할 셈이지만, 만일 어른이 되어도 잃지 않는다면 내 예상을 가볍게 초월해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도.

     

     

     "간다, 린쨩!"
     "응, 와 봐, 츠구미!"

     

     

     츠구미. 백은색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높게 뛰어올르는 모습. 어린이의 신체능력이 맞나 의심될 정도의 스펙. 스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예 쪽 친지가 있는 것도 아닌데, 타인을 압도시키는 발군의 센스.

     시대의 총아라는 말은 그녀를 위해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남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그녀는, 지금 남들처럼 웃고 놀고 있다. 그녀가 왜곡되지 않고 살아온 것은, 분명 주변 사람들 덕택일 것이다.

     

     "오우카. 너도 부드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되었네."
     "츠바키 씨, 그거 무슨 의미인가요?"

     "후후. 글쎄?"

     ......말하려는 뜻은 알겠지만.

     

     '변한 걸까.'

     

     변했다고 한다면 그럴지도 모른다. 츠구미 씨를 잃은 날 이후로 처음 맞이하는, 불이 밝혀진 것 같은 매일. 이것도 역시 저 아이의 덕택일지도 모른다.

     정말 이목구비가 단정한 아버지와 손을 마주치는 소녀. 그 저편에서 고개를 숙인 코우를 달래는 린. 그들 덕분에, 나는 내 잘못을 깨달을 수 있었으니까.

     

     "이제부터가 큰일이네."
     "네, 그렇네요. 세상은 넓잖아요?"
     "우르우 씨 탓도 있지만......바다 저편에는 괴물이 모여있어. 그것 같은, 괴물이."

    ㅡㅡ그날의 일을 모르는 사람은, 츠바키 씨는 내가 출연했던 작품인 '도화'에서 마음이 꺾였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조금 다르다. 그 자리에 있던 나는 알고 있다.

     다름 아닌 나 자신도, 그때 그녀한테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의, 그때의 분위기로 시작된 작은 무대.

     

     

     

     『누구든 상관없어요. 전부, 평등하게, 매료시키겠어요』

     

     

     

     서툰 일본어로 자아낸 말들. 하지만 연기를 시작했더니, 갑자기 유창해졌다.

     우르우 씨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호러 여배우와 상반되는 '주인공'을 연기했던 여성.

     헐리웃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대배우.

     

     

     그 황금의 머리.

     그 신록의 눈동자.

     그 진홍의 입술.

     그 신설의 피부.

     그 정숙의 목소리.

     

     

     잊을 수가 없는, 그 장엄한 각종 연기.

     

     

     "ㅡㅡ이자벨라 클라크."

     

     그 대사에는, 무게감이 있다.

     그 이름에는, 중압감이 있다.

     그 명성에는, 책임감이 있다.

     

     

     "우르우 씨도 그런 괴물을 만들어냈네요."
     "......하지만, 츠구미 씨라면 그렇기 때문에 도전할 맛이 난다고 말했을 게 틀림없어."
     "후후, 네, 그렇겠네요."

     츠바키 씨의 말에 동의한다.

     

     "이자벨라 클라크한테는 딸이 있으니, 언젠가 분명 대결하게 되겠지요."
     "그래...... 하지만 그때는 분명, 츠나기ㅡㅡ레오도 지지 않아."
     "네. 그리고, 후후, 코우 군도."

     나를 똑바로 마주 보는 소년. 그가 가진 반짝임은, 아직 전부 개화되지 않았다. 그 가슴속에 숨겨진 힘은, 하나라도 계기만 있다면 순식간에 퍼져나갈 것이다. 그때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그의 주변에는 반드시 그 아이가 있다. 소라호시 츠구미라는 소녀. 신성처럼 나타나서 어른도 입을 다물게 하는 연기로, 상황을 역전시킬 실력이 있다. 츠구미 씨와 비슷한 분위기가 있지만, 어딘가 다르다고 계속 생각했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단순한 일.

     

     저 아이의 삶의 방식은, 어딘가 이자벨라와 비슷했으니까.

     

     '빛에 비추어진 무대에서 살아가는 외유어라면, 조금 실례될까.'

     

     린과 마주할 때도.

     츠나기와 교류할 때도.

     

     반드시 그곳에는 츠구미의 모습이 있었다.

     틀림없이, 장래에 내 귀여운 제자ㅡㅡ린의 커다란 장벽이 될 소녀.

     그렇게 마주할 날을 기대된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먼저."
     "아~ 네네. 좋아, 해주겠다고."
     "후후. 네, 가요, 츠바키 씨."

     이 비치발리볼을 이겨낸 다음의 일은 그때 생각하자.

     무겁게 허리를 드는 츠바키 씨한테 손을 내밀자, 그녀는 작게 쓴웃음을 짓더니 잡아주었다.

     

     '분명, 괜찮아.'

     

     

     가로되, '헐리웃이 낳은 천재'.

     가로되, '레드 카펫에 가장 가까운 아역배우.'

     

     

     

     그 이름은, 아멜리아 클라크.

     

     

     

     '언젠가ㅡㅡ그때까지."

     

     

     있는 힘껏, 내가 줄 수 있는 기술을 차세대에 남기자.

     제거하기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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